[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⑩ 북한자유를 위한 한인교회연합(KCC)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09-12-22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미국과 유럽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들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미국의 기독교단체인 ‘북한자유를 위한 한인교회연합(KCC)’을 찾아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현장음: 북한 인권을 위한 통곡 기도회)


지금으로부터 5년 3개월 전, 2004년 9월 27일과 28일은 북한 인권문제에서 획기적인 분기점으로 훗날 기록될 날입니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주축이 돼서 의회에 상정된 ‘북한인권법안.’ 9월 중으로 상원을 통과하느냐 마느냐, 일주일 여의 시한을 남겨두던 때입니다.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법안 통과를 막판까지 반대하고, 10월부터는 의회가 휴회여서 이번에 처리되지 않으면 언제 다시 논의될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법안 통과의 전망은 흐릿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1,500개 한인교회가 참여한 KCC, 즉 ‘북한자유를 위한 한인교회연합(이하 ’한인교회연합‘)’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9월 27일 발족해 이틀간 기도회를 했습니다. 이 기독교 단체의 중요한 결성 목적 가운데 하나는 북한인권법안의 미국 의회 통과였습니다. 한인교회연합의 샘 김 사무총장은 북한인권법 제정을 주도했던 샘 브라운백 상원위원이 같은 해 1월에 했던 말이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Sam Kim: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Act, which in January 2004, Senator Sam Brownbeck himself said it would be a miracle to get this Act passed...(더빙) 저희 단체의 결성을 준비할 당시 브라운백 상원의원을 만났는데, 그러시더군요. “북한인권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한다면, 그건 말 그대로 기적일 것이라고.” 그만큼 전망이 불투명했습니다. 자연히 9월 27일 회의에 참석한 한인과 미국인 2,000여 명의 가슴 속에서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울부짖는 통곡의 기도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하루 뒤인 28일 브라운백 의원이 회의장에 직접 달려와서,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라고 전해줬어요.

한인교회연합의 창립 기도회에는 브라운백 상원의원을 비롯해 리처드 랜드 미국 남침례교단 인권윤리위원회 대표, 리처드 사이직 미국 전국복음주의협회 부회장 등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이틀간의 기도회가 진행되는 중 미국 상원에서 북한인권법안이 예상을 깨고 전격 통과되자, LA 타임즈를 포함한 미국의 주요언론은 한인교회연합을 크게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0월에 서명함으로써 정식 발효된 ‘북한인권법’은 북한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탈북자들에게 미국 내 난민 자격을 허용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또 민간 비영리 단체들이 북한의 인권과 민주주의 등을 신장하는 사업을 추진하도록 재정지원을 하기 위해 2005년부터 3년간 연간 최대 2,400만 달러를 제공토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안의 통과에 주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은 한인교회연합이 이 법에 따라 미국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수순이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가 북한 인권에 관한 3차례의 국제회의를 개최해달라고 요청받자, 한인교회연합은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한인교회연합 기도회의 산파역을 맡았던 손인식 목사의 말입니다.

손인식: 한인교회연합이 북한인권법으로 인해 자금지원을 받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면 우리는 하나님께 매달려서 기도하는 사람들이었고,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기도하고 돕는 일에 계속해서 하나님의 손으로 공급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또 저희가 하는 일은 순수한 기도운동이어서 그런 자금을 외부로부터 받았다가는 순수성을 다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순전히 성도들의 헌금과 교회들의 참여, 지원헌금들에만 의존해서 진행합니다. 한인교회사회는 우리가 같은 한국인 핏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대로 모금하고 힘을 모아서 도와주는 게 있어야지, 남의 기금 받아서 지원했다가는 그야말로 나중에 손가락질당합니다. 탈북자들이 나중에 한국민족이 자기들 주머니에서, 자기들 손으로 했다, 이게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는 길이 될 것이고, 또 북한에 우리가 영향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손 목사의 말마따나 한인교회연합은 기도운동에 역점을 두기에 2005년에는 시애틀, 시카고 등 미국과 캐나다 12개 주요도시를 돌면서 대규모 ‘통곡기도회’를 열었습니다. 결과는 연인원 약 5만 명이 참석할 만큼 성공적이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통곡기도회’냐는 질문에 샘 김 사무총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Sam Kim: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루살렘에 있는 ‘통곡의 벽’에 가서 한이 맺혀 울어댑니다. 그 통곡처럼 이제는 한인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앞에 몰려나와 통곡으로 기도하자는 것이죠. 재미 한인들은 이미 수백만 명의 북한주민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러고도 가만히 앉아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죄입니다.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북한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핏줄을 가진 동포이고 형제자매잖습니까?

그렇다고 한인교회연합이 마냥 기도회에만 매달린 것은 아닙니다. 북한 인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05년 미국 상원의원들에게 존 볼턴 유엔대사 지명자의 인준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냅니다. 미국 내 강경보수파 인사로 분류되는 볼턴 지명자의 인준 실패는 “북한 정권에 지난 20년 내 가장 큰 외교적 승리를 안겨다 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007년에는 민주당의 유력한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상원 의원이 미국 한인이민 100년사에서 결성된 가장 큰 단체인 한인교회연합의 활동에 주목해, 중국 내 탈북자 강제 북송을 저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이 단체 앞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는 중국이 모든 탈북자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해 희망에 따라 제3국행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워싱턴에서 열기도 했습니다. 이어 힐러리 클린턴 전 상원의원,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사무실을 방문해, 중국 내 탈북자를 돕는 운동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한인교회연합은 2010년에도 단단한 조직과 뜨거운 열정을 바탕으로 오는 7월 미국 의사당 서편 잔디밭에서 통곡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기자회견에 이어 상하원 의원 사무실도 잇달아 방문할 계획입니다.

Sam Kim: 북한 내 인권 상황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에게 북한을 테러지원국에 재지정하라고 강력히 요청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한인교회연합은 오늘도 통곡기도회를 열고 있습니다. 북한에 일가친척을 둔 많은 회원은 다짐합니다. 평양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 주석의 동상 앞에서 감사의 통곡기도회가 열릴 때까지 이 기도회를 절대로 멈추지 않겠다고.

(한인교회연합의 theme song: "Let My People Go")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