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영화 ‘선택’ 촬영 현장

여러분 안녕하세요, 서울통신의 양성원입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알리고자 탈북자들이 직접 영화 제작에 나섰습니다. 바로 ‘선택’이라는 제목의 영화인데요. 제작자와 감독, 배우, 보조 인원 등 제작진이 모두 탈북자로 이뤄졌습니다.
서울-양성원 xallsl@rfa.org
200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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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선택'의 촬영 현장- 왼쪽 두번째부터 여주인공 연희, 남주인공 준혁, 목사
영화 '선택'의 촬영 현장- 왼쪽 두번째부터 여주인공 연희, 남주인공 준혁, 목사
RFA PHOTO/양성원
영화 ‘선택’은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요원이 탈북자의 신분으로 북한 감옥에 잡혀온 자신의 애인을 탈출시키면서 북한 체제의 모순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제작사인 ‘하나컬쳐’ 측은 다음 달까지 영화 ‘선택’의 촬영을 모두 끝내고 이어 제작 발표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서울통신은 경기도 부천에 있는 영화 ‘선택’의 촬영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촬영현장) 조용해주세요. Ready Action!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안녕하세요, 목사님. 형제님들은 내일 드디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한국으로 가게 됐어요. 너무 좋다...


영화 ‘선택’의 주인공인 강준혁과 서연희가 중국에 있는 한인 목사에게서 남한으로 가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는 장면입니다. 탈북자 출신의 채명민 감독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상을 영화를 통해 있는 그대로 알리고 싶어 영화 ‘선택’을 촬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선택'의 채명민 감독 - RFA PHOTO/양성원
영화 '선택'의 채명민 감독 - RFA PHOTO/양성원 RFA PHOTO/양성원


채명민: 북한에서 체험한 일상을 여기서 보여 드리고 싶었고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북한 인권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리고 싶고 탈북자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탈북자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싶습니다.

영화는 북한 지도부에 충성심이 강한 북한의 보위부원이 사랑하는 여자를 통해 인권의 의미를 깨달아간다는 내용이라고 채 감독은 설명했습니다.

채명민: 북한 보위원의 의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당에 충실했던 보위원이 중국에서 북송돼 온 애인을 만나면서 거기서 사상 변화를 일으키고 고민하면서 자기가 한 일이 인권 유린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2005년 남한에 온 채 감독은 영화 ‘선택’을 통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조금이라도 개선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채명민: 북한 당국이 계속 인권을 외면하고 있지만 지금 남한에 온 탈북자가 2만 명에 가깝다는 것만 봐도 북한 인권 상황은 두말할 게 없습니다. 인민들이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가 북한의 인권 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함경남도가 고향인 탈북자 임광철 씨는 지난해 말 남한에 입국해 영화 ‘선택’에서 남자 주인공인 강준혁 역을 맡았습니다.

임광철: 주인공인 강준혁 역을 맡았습니다. 보위부 반탐과장으로서 김정일에게 충직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사랑의 힘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여자 주인공인 서연희에게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중국에 있는 한인 목사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알고 나서는 연희와 함께 대한민국에 올 결심을 합니다.

북한에서도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는 임 씨는 영화 ‘선택’을 통해 남한 국민이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해 제대로 알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임광철: 감독님이 이건 영화가 아니고 우리가 있는 사실 그대로 표현해야 한다, 우리의 실생활을 그대로 표현하니까 우리 영화를 보는 남한 국민이 북한 사람들의 실제 모습과 북한의 인권이 얼마나 한심한지 느끼시길 바랍니다.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있습니다.

영화 ‘선택’에서 여자 주인공인 서연희 역을 맡은 탈북자 조은희 씨는 북한에서 연극 활동을 하다 지난해 초 남한에 왔습니다.

조은희: 대한민국에 와서 이북 생활을 그리는 영화에 여배우로 출연하게 돼 무척 기쁘고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여주인공 역을 맡았는데 아버지는 외교관이고 외교관의 딸로 중국에 있다가 한인 목사의 도움으로 한국에 오는 역입니다. 극 중 이름은 서연희입니다. 남자 주인공 강준혁과 애인 관계입니다. 북한과 대한민국의 현실을 비교하면서 우리가 살 길은 대한민국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에 가야만 우리의 삶과 자유를 찾을 수 있다고 설득해 강준혁을 한국으로 이끌어줍니다. 영화 내용이 제가 실제로 겪은 상황 그대로여서 연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조 씨는 탈북자도 남한 사회에서 보란 듯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은희: 우리 이북 사람들이 여기 와서 영화를 찍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나름대로 인격과 존엄성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힘들게 대한민국에 온 대한민국 국민으로 더 멋지게 살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영화 제작사 대표로 직접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 주식회사 ‘하나컬쳐’의 전명호 대표이사는 탈북자가 실제 겪었던 일을 영화에서 실감나게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명호: 한국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한 영화를 많이 만들었지만 한국 배우들이 북한 상황을 연기하다보니까 연기나 억양 등 모든 면에서 서툽니다. 저희가 겪었던 실제 경험을 영화를 담고 싶어 영화 제작에 나섰습니다.


2002년 남한에 입국해 촬영 기술을 배웠다는 김명 촬영감독은 이번 영화가 탈북자들의 힘으로만 만들어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명: 최초로 탈북자끼리 영화를 한 번 만든다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한국 분들이 보기에는 연기를 비롯해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순수하게 시나리오부터 연기와 촬영, 제작까지 모두 탈북자들이 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날 경기도 부천에 있는 자신의 집을 촬영 장소로 제공한 이영외 씨는 북한의 참담한 인권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영외: 이북 실상이 참담하다고 느낍니다. 우리가 같은 민족인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람들은 남한으로 넘어왔으니까 행운아입니다. 북한에 머물거나 탈출하면서 사선을 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생각하니까 안타깝죠. 한국 사람들이 탈북자들을 따뜻하게 마음을 열고 맞아줘야 됩니다.


제작사의 전명호 대표이사는 현재 약 70% 가량 촬영을 마쳤다면서 다음 달까지 촬영이 모두 끝나면 곧 제작 발표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채명민 감독은 경험과 제작비 등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면서 어쩔 도리가 없어 고향을 등진 탈북자의 심정을 영화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채명민: 탈북자를 북한에서는 반역자라고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인데 우리가 두만강을 넘고 싶어서 넘었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정든 고향과 부모를 누가 버리고 싶겠습니까? 이렇게 만든 것은 북한 당국입니다. 우리가 싫어서 나온 게 아니라 북한에 살 수가 없어서 나왔습니다. 그런 실상을 영화를 통해 그대로 전하고 싶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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