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남한 • 탈북 대학생 ‘여름 캠프’- 뜨거운 태양열에 어색함도 녹았다

남북한 대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서로 이해하고 친목을 도모하려는 여름 축제가 해마다 7월이면 강원도 강릉의 백사장에서 열려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올해도 지난 24일과 25일 1박2일간 강원도 고성군의 아야진 해수욕장에서 열린 여름 캠프에는 60여 명의 남북 대학생이 참여해 참된 화합과 단합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현장을 자유아시아방송이 찾아봤습니다.
서울-변창섭 xallsl@rfa.org
200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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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대학생과 탈북 대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서로 이해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여름 캠프가 6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24일과 25일 강원도 고성군의 아야진 해수욕장에서 열렸다.
남한 대학생과 탈북 대학생들이 한데 어울려 서로 이해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여름 캠프가 6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24일과 25일 강원도 고성군의 아야진 해수욕장에서 열렸다.
RFA PHOTO/ 변창섭
(현장음)
5조 파이팅! 예, 6조장, 최이선입니다.
네, 8조 조장입니다. (한말씀...), 상품은 8조 꺼야!


지난 2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의 아야진 해수욕장의 백사장은 60여 명의 남북 남녀대학생들이 벌이는 각종 경기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이번 행사는 서울 북부하나센터의 공릉새터민정착지원센터가 일탈과 모험을 꿈꾸는 대학생을 위해 ‘True Friends'( 참된 친구)라는 주제로 남북 대학생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려고 마련한 것입니다. 애초 이 행사는 탈북 대학생들이 대학생활에서 부딪치는 어려움을 함께 나고 대학 생활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고 남한 대학생들과 한데 어울려 친구도 사귀고 조언을 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5년 시작됐습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에는 서울과 지방을 포함해 20여 개 대학에서 60여 명의 남한 대학생과 탈북 대학생들이 참여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행사에 처음 참가하는 남한 대학생들은 아무래도 북한 대학생들을 직접 만난다는 기대감 때문에 설렘이 적지 않습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3학년 나이슬 양입니다.

나이슬: 친구 권유로 왔다. 처음엔 새터민이라 조금 거부감도 있었는데, 실제 와보니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이 다른 게 없다고 느꼈다. 모르는 북한 문화를 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참여했다.

그리스도대학교 4학년 김충오 군도 상대인 북한 대학생들을 좀 더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참가를 결심했다고 말합니다.

김충오: 현재 공공복지관에서 실습하다가 참가하게 됐다. 원래 아동캠프와 새터민 캠프 중 선택을 해야 하는 데 새터민을 접해본 일이 없어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 문화와 남한 사람과의 관계를 증진하러 왔다.

마음이 설레기는 이번 캠프에 처음 참가한 탈북 대학생들도 마찬가집니다. 서강대학교 중문과 1학년 새내기 김은주 양입니다.

김은주: 전반적인 일정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기대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 솔직히 즐기러 왔다. 캠프가 올해 5회이지만 난 처음 참가한다.

특히 이번 캠프에는 서너 번씩 참가한 탈북 대학생도 여러 명 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인 신흥대학교의 임철웅 군은 훌륭한 남한 친구를 사귈 수 있어 계속 참가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임철웅: 캠프를 많이 왔는데 항상 올 때마다 좋은 남한 친구들 만나고 서로 알아가면서 북한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 매해 참가하게 됐다. 앞으로 이런 캠프를 통해서 남북한 문화를 교류하면서 통일되면 한민족으로서 좀 더 적응해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어서 왔다.

다소 서먹서먹한 분위기 속에서 처음 만난 남북 대학생들은 조별로 나눠 숙소를 배정받고 본격적인 친선을 도모하려고 아야진 바닷가로 모였습니다. 이들은 8개조로 나눠 기마전과 물풍선 던지기, 6명이 한 조로 서로 다리를 묶은 채 합심을 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단체 경기 등을 펼치면서 서로 친목과 화합을 다졌습니다. 약 2시간 함께 경기를 하면서 선의의 경기를 펼치는 동안 이들은 어느덧 한 몸이 돼서 격의 없는 사이가 됐습니다.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4년 한민호 군입니다.

한민호: 이런 캠프를 처음 왔는데 북한에서 왔던 친구들 어색한 면이 있었는데 해변에서 게임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깊은 대화는 안 했지만 편한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2시간 보람된 시간이었다.

한서대학교 항공기계공학과 4년 김대현 군도 해변의 여러 경기를 통해 북한 학생들과 어울리는 동안 서로 한 핏줄임을 새삼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김대현: 처음엔 북한 친구들 서먹서먹했는데 게임을 하면서 공감대도 형성되고 살도 부딪히면서 더 친해지고 장기자랑을 준비하면서 더 많이 알게 됐다. 역시 같은 민족이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같이 연락하고 지내면서 힘든 일 있으면 도와줬으면 한다.


이번 캠프를 준비한 주최 측의 의도도 바로 이런 겁니다. 남북한 학생들이 이런 캠프를 통해 서로 속마음을 터놓을 기회를 만들어 상호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자는 겁니다. 이번 행사에 직원 여럿을 데리고 참가한 공릉새터민정착지원센터 김선화 부장입니다.

김선화: 대학이란 데가 문화도 변하고 자기 속에 있는 걸 내놓아야 적응하는데 북한 아이들이 하는 것보다는 1박2일을 통해 서로 만나 속마음을 꺼내는 게 큰 도전이고 경험이라 이런 캠프를 준비했다.

김선화 부장은 특히 각 조를 짜면서 남한 학생이 탈북 학생이 누군지 모르도록 조를 짰다고 말했습니다. 굳이 상대가 탈북자임을 밝히지 않아도 1박2일 동안 지내면서 서로 속마음을 터놓는 ‘참된 친구’가 되다 보면 서로서로 자연스레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서로서로 알아가는 과정은 이날 밤늦게 마련된 조별 장기자랑과 ‘대학 생활’이란 주제 발표를 준비하면서 더욱 빨라졌습니다. 최선의 결과를 내놓으려면 서로 흉금을 터놓고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의견을 교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장기자랑 대회 ~)

장기자랑 대회에 이어 참가 학생들을 위한 뒤풀이로 이어진 여흥 행사는 25일 새벽 3시까지 계속 됐습니다. 참가 학생들은 주최 측이 미리 준비한 다과와 고기, 맥주 등을 즐기며 대학 생활에 따른 애환과, 남북 대학문화의 차이, 나아가 탈북 대학생만의 고민 등에 관해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4조 조장인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4년 강슬기 양입니다.

강슬기: 우리 조는 술을 많이 먹지 않았다. 그래서 더 진솔한 얘기를 더 많이 했다. 술보다는 얘기를 더 많이 했다. 탈북 친구가 자기 얘기를 하더라. 3시가 넘어서 방에 들어가서도 얘기를 많이 했다.

참가 학생들은 25일 오전 통일전망대 관람을 끝으로 짧은 일정을 마쳤습니다. 이번 캠프가 1박2일로 다소 짧은 일정이어서 참가학생들 처지에선 아쉬운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서로 알기 시작하자마자 작별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캠프에 처음 참가했다는 그리스도대학의 늦깎이 대학생 김강철(35) 씨의 말입니다.

김강철: 솔직히 1박 2일이니 같은 조라도 마음을 열까 말까 하는 상황인데 그게 아쉽다. 사람들이 1~2시간에 속마음 열어놓은 게 아니다. 너무 짧은 시간대이니까 겉모습만 알아가는 것 같아서 그게 아쉽다. 3박 4일이 돼서 여러 프로그램과 게임으로 속마음 털어놓고 서로 같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없어 아쉽다.

사실 이런 불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주최 측이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을 상대로 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보면 늘 불만사항 1위로 꼽히는 것이 1박2일이란 캠프 일정이 너무 짧다는 것입니다. 주최 측은 캠프가 끝나고 참가 학생들 간에 유대감을 심어줄 수 있도록 인터넷에 ‘True Friends' 카페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하고 있습니다. 공릉새터민정착센터의 김선화 부장은 중장기적으론 이런 캠프가 좀 더 활성화되려면 주무 당국의 예산 배려가 좀 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선화: 갈수록 대학생도 늘어가고 있고, 북한에서 온 사람도 많아 서비스양이 늘어나는 건 중요하다. 그러나 예산을 투자할 때 장래가 촉망되는 친구들, 특히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시대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친구들에 대한 투자가 더 우선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본다. 예산이 넉넉히 지원되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남북 대학생들의 여름 캠프는 1박2일이란 짧은 일정에도 참가 학생들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참가 학생의 폭도 넓히고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위해선 결국은 통일부를 비롯한 관련 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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