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대] 한해를 마무리 하며①

서울-이현주 leehj@rfa.org
2010.12.23
rebert_park1_305 무단입북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가 지난 2월 풀려난 로버트 박 씨.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2010년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방송, 신문에서도 한해를 마무리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2010년 한 해 동안 있었던 주요 소식들을 되돌아보고 2011년의 전망을 분주히 내놓고 있는데요, 매년 한해가 참 빨리 지나간다고 느끼지만 막상 되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젊은 그대>에서도 4명의 출연자들과 함께 지난 한 해 남쪽 젊은이들, 또 탈북 청년들에게 화제가 된 소식들은 모아봅니다.

오늘 그 첫 시간입니다.

진행자 : 남북 청년이 함께 하는 인권 모임 ‘나우’의 지철호, 김윤미 씨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지철호, 김윤미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이제 정말 12월도 얼마 안 남았는데요, 한 해 마무리 잘 하고 계세요?

김윤미 : 이제 시험은 다 끝났고 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 올해 한해 다 잘 보내셨어요? 보람찬 한해였나요?

김윤미 :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해가 정말 빨리 가요. 벌써 1학년 2학기 방학이고 다시 2학년 올라갈 준비를 할 시기네요.

진행자 : 2010년도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를 마무리 하면서 <젊은 그대> 출연진들은 1년 동안 남한 젊은 청년들 속에 화제가 됐던 뉴스를 꼽아봤는데요, 오늘 그 첫 번째 시간입니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함께 일 년을 돌아봅니다.

ACT 북한이 무단 입북한 재미교포 로버트 박의 억류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습니다. 북미간 대화에 박 씨 문제가 예기치 않은 변수가 되진 않을지 ... 로버트 박 : I don't want to President Obama to come and pay to get me out. But I want the North Korean people to be free.

첫 번째 뉴스입니다. 로버트 박, 곰즈 두 명의 인권 운동가가 북한 밀입국 이후 석방됐습니다.

두 사람의 밀입북 사건은 찬반 논란도 있었습니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알리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자신들이 북한에 인질이 되어 도리어 정치적 부담도 됐고 실상 인권 운동 자체에는 크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는데요?

지철호 : 한두 번으로 많은 주목은 받은 것은 사실이잖아요? 북한 내에서는 모르지만, 국제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이런 시도들이 계속 된다면 그 땅도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윤미 : 북한 인권 문제에 영향은 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진짜 북한 안에서 사람들한테는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북한 안에 있는 주민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잖아요. 북한 밖에서는 그 사람들이 왜 들어갔는지 알리고 석방 운동도 하고 해서 영향이 있을 순 있지만 직접 북한 사람들에게는 영향이 미미한 것 같습니다.

진행자 : 두 사람도 역시 북한 출신이잖아요, 두 사람은 새해 2011년,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한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철호 : 물론 지금 한국이나 다른 외국에도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단체들이 많은데요, 그 땅의 인권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사무실이나 열고 토론회, 세미나 같이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행동으로 발로 뛰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ACT - 조선중앙방송: 인민군 지휘성원들의 군사칭호를 올릴 것을 다음과 같이 명령한다. 대장 김경희 김정은 최룡해...

진행자 : 김정은 3대 세습이 공식화 된 것이 올해 또 큰 뉴스였습니다. 오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준 여러분들과 크게 나이 차이도 나지 않는 27살의 젊은이가 후계자로 정해졌는데요, 두 분 다 이 소식 듣고 어떠셨어요?

김윤미 : 정말 말도 안 된다... 기가 막혔죠. 그렇게 제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진짜 김정일이나 김정은이나 사람들을 너무 속이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정말 어떻게 그 벌을 받으려고 하는지 계산을 안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지철호 : 저도 마찬가지로 어이없었어요. 그 누구의 말 한 마디로 대통령이 된 것이잖아요? 정말 이것이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인가? 정말 이질감을 느꼈고요, 그리고 나이가 저보다 한 살 더 많은데 무엇을 많이 알아 한 나라를 이끌 수 있는지... 그냥 전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건 너무 아니다... 백성들이 먹는 것에 급급하다 보니까 정치에 관여를 못하는 상황이지만 제대로 대통령을 뽑는다면 사람들이 지금 근심하는 먹을 것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지 않을까요? 좀 더 멀리 바라보고 깨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행자 : 남한 청년들도 윤미 씨, 철호 씨와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은데요...

김윤미 : 그런데 한편으로는 저는 이것이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왜냐면 사람들이 지금 세상 밖을 보지 못하니까 따라갈 수는 있어도 영원히 그렇게 가두어 놓을 수는 없어요.

ACT - 뉴스 MC : 44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던 북한이 3패의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북한 특유의 투지와 조직력에만 의존한 ‘주체축구’로는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넘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입니다... 김정훈 북한 선수단 감독: 세계적인 강팀인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과 맞붙지만 우리 선수들도 기세가 충천하며, 만반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

진행자 : 올해 월드컵이 있었습니다. 두 분 다 축구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요, 남쪽에는 첫 원정 16강 진출했고 북한도 66년 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축구 보셨어요?

지철호 : 저는 축구 좋아해요. 북한에서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거기서는 대중적인 운동이다 보니까 열심히 봤고 하기도 했고... 월드컵이라고 해도 모든 나라 경기를 다 볼 수는 없고 남한이나 북한 경기는 눈 여겨 보죠. ( 경기에서 북쪽을 응원하나요?) 물론 관심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요, 제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북한 땅이지 선수나 선수들이 잘 싸워서 올라갈 북한의 위상은 아니거든요. 일단 선수들이 이런 경기에서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북한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선수들이나 주민들에게는 혜택이 있나요? 또 너무 못하는 것도 원치 않아요. 못하면 축구선수들이나 감독이 처벌을 받아야하니까요.

진행자 :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으로 경기를 보게 된다는 얘기네요.

김윤미 : 저는 관심이 없어요. (웃음) 월드컵도 잘 안 봤어요, 그렇지만 (북한이) 경기에서 이기면 기뻐요. 안 좋은 상황에서 열심히 이 악물고 뛰는구나 싶고... 북한이 악명을 떨치지만 그래도 경기에 나와서 이겼으면 좋겠어요. 저는 아직은 북한 사람들도 실력은 없지 않다는 그런 소리를 듣고 싶어요. 그래야 기분이 좋습니다. 물론 상을 타면 선수들이 아니라 당국으로 들어가지만...

ACT - 탈북한 사람으로 서 남한에서 살고 있는 우리 친구들이 남한친구들이랑 연합해서 북한을 위한 실질적인 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더 이상 북한의 죽어가는 생명을 외면 할 수 없습니다. 가장 힘든 굶주림으로 죽어갈 때 무엇을 하였습니까? 정치범 수용소에서 감옥에서 죄 아닌 죄로 죽어갈 때 무엇을 하였습니까?

진행자 : 우리 <젊은 그대>에서 함께 방송하는 네 친구들이 활동하고 있는 단체 ‘나우’가 올해 4월 창립했어요. 이것이 사실 개인적으로 네 사람의 올해의 최고 뉴스가 아닐까 싶은데요?

지철호 : 저희는 매주 토요일 날마다 거리에 나가 북한 인권을 알리고 있는데요, 올해는 토요일마다 그렇게 보냈습니다. 연말에 와서 생각해보면 뿌듯해요. 토요일마다 개인적인 약속을 잡고 했으면 당시에는 좋았겠지만 무엇을 이룬 것은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 주에 하루는 누구를 위해서 바쳤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진행자 : 사실, 젊은이들 토요일 날 참 놀고 싶은데요, 그렇죠?

김윤미 : 좀 늦게까지 쉬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와서 이렇게 많이 누리며 살면서 또 저는 가족도 오면서 그곳을 너무 잊고 살지 않나 자책감이 들기도 해서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진행자 : 윤미 씨와 철호 씨, 개인적으로 가장 큰 뉴스는 뭔가요?

지철호 : 26년간 살면서 제일 행복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내가 누리는 것을 함께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요 내년 아니라 평생 저는 이 일에 몸담고 싶어요.

김윤미 : 저도 3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한해였어요. 제가 대학에 들어간 첫 해였고 또 내가 늦은 나이에 학교를 다니다 보니 비장한 각오를 했어요. 그리고 내가 먼저 준비해서 베풀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준비했어요.

진행자 : 2011년은?

김윤미 : 저는 사실 여기 와서 30살에 청춘이라는 것을 누리고 있는데요, 이 청춘을 좀 더 이어갔으면 그래서 북한 사람을 위한 활동도 열심히 하고요. 언젠가 통일이 되는 날까지 통일 되면 북한에 계시는 분들에게도 청춘을 드리고 싶어요.

지철호 : 2011년 북한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 하고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도록 더 열심히 활동하고 살아야겠어요.

진행자 : 윤미 씨, 철호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윤미 , 지철호 : 감사합니다.

윤미 씨와 철호 씨 같이 남쪽에 온 탈북 청소년들. 참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학교도 다니고 일도 하고 틈틈이 북한 주민들을 위한 운동도 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 것은 물론 자기 자신을 위해서지만 얘기를 나눠보면 다들 마음 한구석에 갚지 못한 빚처럼 항상 고향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올해도 고향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또 2011년도 잊지 않고 열심히 뛸 것이라는 이 청년들의 다짐.

새로운 한해를 살아가기 위한 희망에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젊은 그대> 오늘 시간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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