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북 관계에 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작은 사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입장에서 남북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2023년 8월은 남한 기업가 정몽헌 회장의 사망 20주기 입니다. 정 회장은 현대 정주영 회장의 아들이자 평생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한 기업가입니다. 2008년까지 영업했던 금강산 지역도, 2016년까지 영업했던 개성공단도 그의 노력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 덕분에 가능한 사업이었습니다.
사망 20주기를 맞아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씨는 금강산을 방북해서 추모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북한 외무성은 “남조선(남한)의 그 어떤 인사의 방문 의향에 대하여 통보 받은 바 없고 알지도 못하며 또한 검토해볼 의향도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어느정도 예측되었던 일인데요. 북한은 여전히 신형 코로나 비루스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외국 사람이든 북한 사람이든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일한 예외는 지난 3월 중국 대사와 중국 외교관 10명의 입국인데요. 북한은 중국 돈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뜻을 거스르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이 사건에서 주목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정은 회장의 방북 거부 선언을 북한 외무성이 발표한 것입니다. 북한은 남한을 국가로 취급하지 않아서, 남북관계 사안이면 당중앙이나 그 밑의 어떤 실체가 없는 단체가 관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외무성 국장의 선언에서는 남조선 사람들에게 보통 적용하지 않는 ‘입국’이라는 말까지 썼습니다.
이것은 북한 지도자들이 드디어 남한을 국가로 보기 시작했다는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객관적으로 말하면 남한도, 북한도 두 개의 독립국가가 된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양측은 사상, 정치적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이번 사건은 이 방향으로 가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같은 때, 남한에서도 대북정책에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남한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통일부의 정책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통일부는 남한에서 대북정책을 결정, 실시하는 핵심 기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얼마전까지 통일부가 남북경제협력, 엄밀히 말하면 협력으로 위장한 대북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사실상 대북지원부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통일부는 북한을 지원하는 방법을 찾기보다 북한인권문제, 자유민주주의 통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남한에서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낮아지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북한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40세 이상 중장년 층입니다. 젊은 세대들은 북한에 거의 무관심하지만 이런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북한에 대한 관심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이란 무엇일까요?
이상하고 살기 어려운 이웃나라일 뿐입니다. 남한 사람들은 갈수록 북한과 통일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많은 사람들은 북한과의 경제협력도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현정은 회장의 방북 무산 사건과 윤 대통령의 선언, 지금 남북은 서로 다른 길로 갈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함께 갈 의지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