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손전화 ‘유심’ 실명으로 바꿔라”

앵커: 북한 당국이 손전화 유심칩을 본인 명의로 변경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최근 당국이 손전화 유심칩을 본인 명의로 등록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유심 (실명) 변경 지시는 우선 주민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타인 명의로 (손전화) 유심을 사용하는 현상이 늘자 당국은 유심을 전부 본인 명의로 등록하고 개수도 2개로 제한했다”며 “이는 당초 예상했던 통화요금을 걷어들이지 못하는 데 더해 주민 감시와 통제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이러한 당국의 조치가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아직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다른 사람 명의 유심 많게는 5~6개 소유, 이유는 요금제

소식통은 “요즘 손전화의 기본 통화량이 부족해 타인 명의의 유심을 추가로 갖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손전화 유심 1개 당 기본 통화량은 월 200분인데 이를 다 소비하면 추가 통화비용을 달러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사업이나 장사를 하려면 월 200분이라는 기본 통화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추가 요금은 규정에 따라 달러로 지불해야 하므로 주민들은 타인 명의의 유심을 사용해 부족한 통화시간을 늘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손전화 기본 요금은 200분에 5천원인데 이를 다 소진하고 같은 유심으로 통화시간을 25분 추가하면 1달러(내화8만원)를 지불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통화량이 많은 사람들은 통화시간 추가보다 타인 명의의 유심을 선택하게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변에는 타인 명의 유심을 2~3개, 많게는 5~6개까지 소유한 사람도 있다”며 “타인 명의의 유심을 쓰면 기본 통화 200분을 추가로 쓰는데 5천원만 지불하면 되지만 본인 명의 유심으로 추가하면 200분에 8달러(64만원)를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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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1일 평양 조선중앙통신(KCNA)은 5·11 공장에서 생산된 '아리랑' 휴대전화의 모습을 보도했다. 북한은 주로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생산하는 방식(OEM)으로 스마트폰을 제조하며, '평양', '아리랑', '진달래' 등 다양한 브랜드가 존재한다.
북한 5·11 공장에서 생산된 '아리랑' 휴대전화 2013년 8월 11일 평양 조선중앙통신(KCNA)은 5·11 공장에서 생산된 '아리랑' 휴대전화의 모습을 보도했다. 북한은 주로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생산하는 방식(OEM)으로 스마트폰을 제조하며, '평양', '아리랑', '진달래' 등 다양한 브랜드가 존재한다. (KCNA KCNA/Reuters)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7일 “최근 타인 명의 유심을 본인 명의로 등록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이는 당의 지시 중 하나”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손전화를 이용해 전국적으로 상품을 거래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사업이나 장사는 대부분 당 방침에 저촉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생기면 타인 명의 유심을 없애 버리며 단락짓기(일을 끝내다)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타인 명의 유심을 본인 명의로 등록하라는 지시에도 대부분 주민들은 실행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당에서 손전화 기본요금에 상응하는 추가요금제를 마련하지 않는 한 유심 (실명)등록 지시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당국이 타인 명의의 유심을 사용하는 주민들을 적발하기 쉽지 않아 단속과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아직 제대로 된 처벌규정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