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트럼프 2기 미북 회담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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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 미국에서 제47대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한번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것입니다. 미국 역사에서 대통령으로 지내다가 재선되지 못해서 퇴직하고, 다시 대통령이 된 사람은 두 명뿐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그중 한 명입니다.
한반도 사람들이 트럼프의 이름을 잘 알고 있는 이유는 미북 정상회담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북한을 위협했지만 2018년에는 미국 외교 역사에서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특히 2019년 2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그때는 미국도, 북한도 양측이 수용 가능한 타협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하노이 회담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타협을 이룰 가능성이 이만큼 높았던 때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북한 지도자들도, 수많은 북한 전문가도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 이후 북한과의 회담을 재개하고 비핵화가 아니더라도 북한 핵 문제 관리에 대한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나오는 신호와 암시를 보면, 북한 측도 이러한 생각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기대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최근 경향을 보면 트럼프가 이 방향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제가 이렇게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 자신의 과대평가 때문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자신의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나 이러한 경향이 있지만, 북한의 경우 예외적으로 심합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 핵 문제는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국제관계의 핵심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에 국제 상황은 복잡하고 미국 행정부가 다뤄야 할 문제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 중동 상황이 많이 혼란스러워졌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상황은 악화돼 많은 국가들의 이익이 복잡하고 심각한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국제적으로 특히 유럽 정치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갈수록 강력해지는 중국의 힘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북핵 문제는 과거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립니다. 보다 더 심각하고 어려운 도전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가 2018년에 북한과 회담을 시작했을 때, 북핵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습니다. 그러나 회담의 과정을 통해 북핵 문제가 매우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파악했을 겁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의 제2기에는 북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적어도 최근 트럼프와 가까운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북한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저런 소문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여전히 북한과의 회담에 대해 관심이 있고, 북한 측에 할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최근에 북한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그 대신에 완전히 다른 국제 관계 문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도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파병 등으로 돈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를 비롯한 많은 북한 전문가는 2018년에 비하면 미북 회담이 성공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전망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