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안성기, “남북영화 교류, 협력 갈 길 멀어”


2007.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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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장명화 jangm@rfa.org

남북정상회담의 주요의제로 다양한 주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간의 문화교류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국민배우’로 불리는 인기 영화배우 안성기씨는 남북간의 문화교류는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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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인기 영화 배우 안성기씨 - RFA PHOTO/장명화

남북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 시도된 남북 합작 드라마 ‘사육신’의 한 대목. 지난 8일 처음 방송된 ‘사육신’은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지부진한 출발을 보였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의 역사, 언어, 풍습을 가진 하나의 민족임을 보여주려는 기획의도였지만, 오히려 50년 넘게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남북한의 간격을 보여주었다는 평입니다. 사실 ‘남북합작’이라해도, 남측이 제공한 건 돈과 기술뿐, 연출, 촬영, 그리고 작가, 연기자 등 실질적 내용은 모두 북한산입니다.

안성기: 그 차이는 너무 심한 거죠. 여기 한국에서는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하는 게 없어요. 윤리적인 것, 도덕적인 것 외에는 못하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서 ‘남부군’ 할 때만 하더라도 빨치산이 주인공이 되서 오히려 빨치산이 아군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시각으로도 영화도 찍어봤으니까. 그런데 이북에서는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되잖아요.

올해 배우로 처음 등장 (데뷔)한지 51년째인 ‘국민배우’ 안성기씨. 드라마 ‘사육신’처럼 영화계에도 남북협력이 조만간 이루어지겠냐는 질문에 고개를 설레설레 젓습니다. 안씨는 그이유로 지난 2000년 말 평양을 방문했던 남한 영화인들의 방북경험을 한 가지 사례로 듭니다. 이 방북에는 임권택 감독, 강우석 감독 등이 참여했습니다.

안성기: 자유롭게 만든다는 것이 북한에서는 정말 힘들어요. 그 부분이 도저히… 뭐 얘기한다고 그러면, 전부 “위원장” “수령”으로 귀결시키니까, 뭘 할 수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술만 마시고 왔대요. 그랬더니 북한측 인사가 ‘강우석 (감독) 동무는 술만 그렇게 마시우?“ 그러더래요. 할 일이 없더래요. 얘기가 안 되니까요.

안성기씨는 그동안 영화 < 남부군>에서 ‘조선중앙통신사'의 기자인 이태역, < 한반도>에서 남한 대통령역, < 실미도>에서 김일성을 암살하려는 최재현 준위역, < 태백산맥>에서 민족주의자인 김범우교사역 등 남북한관련 영화에도 상당수 출연해왔습니다. 남북관계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안씨는 그래서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가져올 결과에 기대가 큽니다.

안성기: 지금 현재상태로는 힘들고, 어떻게든 변화가 있어줘야죠. 이번에 정상회담에서 약간 물꼬를 틀지 모르겠지만. 조그만 어떤 계기가 되서 창구가 열린다면 아무래도 서로 오랜 세월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문화가 형성됐을지 모르니까, 그래도 가장 문제없이 서로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은 문화 교류가 제일일 것이다. 문화교류가 잘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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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유니세프와 프랑스 화장품 회사 비오템이 공동으로 주관한 북한어린이 식수개선 바자회에 참석한 안성기씨 - RFA PHOTO/이규상

북한에 변화가 생기면, 그래서 북한 영화계에도 자유의 바람이 불면, 그 역할은 틀에 갇혀 있지 않던 젊은 세대의 몫일 것 이라는 게 안성기씨의 판단입니다. 서슬 퍼런 군부시대에 활동한 70, 80년대의 영화인들, 특히 영화감독들은 90년대로 넘어오면서, 주어진 자유라는 공간을 감당해내지 못했던 것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안성기: 그동안에 너무나 제약 속에서 만드는데 익숙했기 때문에요. 심지어 관객들과도 약속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학교 대문이 닫혀있다“ 그러면 관객들은 ”이게 시위를 해서 휴교를 한 것이로구나.“ 그러면서 정치적인 상황을 이야기한다든지, 그런 제약 속에, 틀 속에 갇혀 있는데 익숙했기 때문에, 막상 새장의 새를 풀어놨을 때 문을 열어놨더니 날기는 나는 것 같은데, 제대로 못 나르고 결국 죽게 되는, 결국 우리에 있다가 적응하라고 내놓은 곰들이 결국에는 제대로 적응 못하고 죽어가듯이, 우리영화도 감독들도 사실 그랬었어요.

안성기씨는 북한의 차세대가 앞으로 닥칠 변화를 돕기 위해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영화 외적인 일로 자신이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은 거절하지만, 유니세프 활동은 영화와는 무관하지만 꼭 필요하고 소중한 일이라 여겨서 지난 1991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안성기: 우리는 우리가 직접 가지는 못하고, (평양에) 대표는 있어요. 우리도 유니세프 본부를 통해서 북한어린이들을 위해서 써달라고 보내면 거기서 지원품을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사람들이 극심하게 고통 받고 있고, 힘들다는 자료들보면, 야, 그렇게 못 먹고 살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러데 유니세프 자료를 보면, 야, 진짜 정말 극심하구나. 아프리카 몇 나라 빼고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힘들게 사는 나라가 아닐까.

지난 51년간 그래왔듯이 안성기씨는 오늘도 영화 현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걸음에는 하루속히 남과 북이 자유롭게 만든 한편의 영화에 출연해,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내일은 남한에서 국민배우로 자리 잡은 인기연예인 안성기씨를 통해서 성공하는 직업인의 비결을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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