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수일 chuns@rfa.org
남한에 정착한 탈북 청소년들은 천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3백명 정도 만이 대안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최저생계비로는 일반 학교를 다닐 수 없거나 입학을 하더라도 학과 진도를 따라가기가 힘들고 학교 적응이 어려운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불교나 기독교등 종교단체들이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지역에 몇 개 안되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가운데 하나인 여명학교를 전수일 기자가 찾아봤습니다.

(opening sound) 이것은 2천7년도 2학기 시간표입니다. 첫시간이 월요일날 조회라고 돼있죠. 1반은 중학과정입니다...
서울 봉천동 번화한 거리, 4층짜리 건물 중 2개 층을 사용하고 있는 여명학교의 우기섭 교장선생이 학생들의 학기 일정과 매일 시간표를 설명해 줍니다. 이 학교는 3년전 20개정도의 개신교 교회와 탈북자를 돕던 활동가들이 협력해 세웠습니다. 이곳에서 배우는 탈북청소년들은 모두 30명. 중학교 1반과, 고등학교 2반해서 각 반에 10명씩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졸업은 일반 중, 고등학교 과정 6년의 절반인 3년이면 끝납니다.
우기섭: 그 이유는 우리 아이들의 평균연령이 22살입니다. 이북에서 제3국을 거쳐 한국까지 오는 동안에 제3국에서 3년 4년 5년 그렇데 많은 시간을 빼앗기다 보니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다 놓쳤어요.
일부 청소년들은 20살이 넘었는데도 소학교를 못나온 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학생들은 중등과정을 가르치면서 방과후 별도로 초등과정을 교육시켜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치게 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단기간 속성 과정으로 대체한다 해도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마쳐야 하는 고등학교와 중학교 그리고 초등학교, 즉 소학교, 입학자격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우기섭: 그래서 초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게 하고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게 하고 그리고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하면 일반 고등학교 졸업자로 인정이 되니까 대학에 갈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 거죠.

학교 게시판에는 서울의 상위권대학교 합격 통지서 열개 이상이 쭈욱 붙어있습니다. 우기섭 교장은 여명학교 탈북청소년 학생들이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 혜택을 받아 이들 대학교에 합격했다고 자랑스럽게 설명합니다.
우기섭: 서강대학교에서 우리아이들 7명을 모두 합격시켜주셨다. 이 아이들은 내년 2천8년도 3월에 서강대학교 1학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됐다. 충북대학교, 충청대학교, 연세대학교, 외국어대학교, 이렇게 해서 우리 아이들이 이것이 여명학교의 교육의 효과라고 볼 수 있고 저희들이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10월 행사표에는 생일파티도 있고 여행도 적혀있습니다.
우기섭: 매월 말일날 학생들의 생일파티가 있습니다. 그달 생일이었던 학생들을 위해 파티를 열어줍니다. 관동기행이라고 하는 것은 강원도 쪽의 문화체험하는 것. 현지 유적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3, 4층 모두 합해 100평정도, 식당과 학생 전체 모임장소와 교직원실을 뺀 나머지 교실은 일반 주거 아파트 방 세 개정도. 여기에서 30명이 나뉘어 공부를 합니다. 청소년들과 직접 얘기하는 것을 삼가달라는 학교측 주문 때문에 직접 인터뷰는 할수 없었지만 학생들이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교실 문틈 사이로 자유스런 분위기의 소리를 담아봤습니다.
하루 학습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아래층 식당으로 내려갑니다. 음식은 20여개 이사교회들이 돌아가면서 매일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아주 푸짐합니다.
우기섭: 오늘식단은 청국장, 생선구이, 계란말이, 브로컬리 고추장 찍어먹는 것, 그리고 총각김치 해주셨다.
올해까지 졸업생은 모두 24명. 아직 전체 남한내 탈북청소년 수에 비하면 너무나 적은 숫자입니다. 그래서 여명학교가 당장 바라고 있는 것은 학교 공간을 조금이라도 더 넓혀 탈북 청소년 학생들을 더 많이 가르치는 것입니다.
우기섭: 학급을 셋에서 다섯으로, 그리고 학생 수는 50-60명 정도로 늘려야 되겠고. 지금 학교에 들어오고자 하는 대상자는 약 천여명이 있는데 우리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30명밖에 안되니까 상당히 가슴 아픈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