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탈북자에게 MBA 과정 전액 지원


2007.08.16

서울-장명화 jangm@rfa.org

MBA, 즉 경영학 석사는 더 나은 직장과 임금을 보장하는 일종의 보증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오로지 남한의 탈북자들을 위해서 MBA 과정 전액학비를 지원하는 경영대학원이 생겼습니다.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이재경 원장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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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장/ PHOTO courtesy of 이재경

현재까지 10여명의 탈북자가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의 MBA, 즉 경영학 석사 과정에 입학을 신청했습니다. MBA는 경영대학원의 꽃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졸업 후 취업시장에서는 전문인력, 고급인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재경) 경영학에 대한 기초과목, 경영학 개론이라던가, 회계에 대한 개념, 재무에 대한 개념. 마케팅, 인사조직, 생산 등 기초과목들을 첫 학기와 두 번째 학기 반 정도에 걸쳐서 배워서 출발선을 맞춰놓고, 그 후에 전공과목으로 들어갑니다. 주로 저희가 하는 것은 기술적인 면보다는 경영상황에서 의사결정을 어떻게 해야되느나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서 배우게 됩니다.

남측에 온 탈북자들은 ‘북한이탈주민 보호와 정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35세 미만에 한해 대학교 특례입학과 장학금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대학을 졸업해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하거나,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남한에서 대학원 교육을 받으려고 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대학교는 이 같은 탈북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해 우선 경영대학원 진학을 원하는 탈북자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다음주에 선발될 탈북자에게는 2년간 미화로 15,000달러 이상의 학비와 생활비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이재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은 말합니다.

(이재경) 북한에서 탈북하기 전에 학사를 받아도 인정이 되구요, 남한에 와서 학사학위를 딴 사람들도 인정해주고, 다만 탈북시점이 만 16세 이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이전에 탈북한 분들을 북한사회 체제자체를 잘 모르기 때문에 16세 이후에 좀 성인이 되고 나서 탈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단 정했습니다.

이 같은 지원 프로그램은 러시아 출신으로 오랫동안 북한을 연구해온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와 이 재경 원장과의 우연한 대화에서 싹텄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최근 미국의 정부기관과 연구단체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탈북자들을 시장경제 전문가로 키워야하며, 이를 위해 이들에게 장학금을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는 겁니다.

(이재경) 북한의 현 체제와, 남한의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현재 유지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서로 통합될 시점 올 텐데, 그 시점을 위해서 한국 사람이 북한경제를 다스릴 수도 없고, 또 북한체제에 있는 사람들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북한도 알고, 남한도 잘 아는 지도자층, 지식인들을 키우는 게 남북간의 통합과정에 굉장히 필요하다고 말씀하시고...

현재 호주를 방문중인 란코프 교수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자메일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미국의 여러 정부기관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고, 호주 정부도 탈북자 장학금 지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대학교에는 현재 탈북자 출신 학생이 한명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재경 원장은 탈북자가 들을 MBA 과정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을 자신합니다. 베트남 출신 학생들을 위한 전액 장학금의 MBA 과정이 4년째로 접어들면서 쌓인 경험 때문입니다.

(이재경) 대화를 해보면 한국말을 잘해요. 그런데 머릿속은 우라와 너무나 틀려요. 특히 사회주의 경제채재하에서 한 20여년을 성장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건물에서 만난 마이티 번 (Mai Thi Van)양은 얼마 전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MBA를 졸업했습니다. 지금은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남한의 한 증권회사에서 훈련팀장으로 일합니다. MBA를 하고 난 뒤 취업시장에서 대우가 틀리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마이티 번) 차이가 많이 있죠 특히 유학하러 갔다 온 사람들이 취직이 잘되고, 베트남은 현재 경제성장률이 아주 높아요. 인건비도 싸고, 외국회사들이 베트남에 진출을 많이 해서 저같이 해외에 유학 갔다 온 사람들은 취직이 잘 되고, 일을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어요.

국민대학교는 탈북자 지원 프로그램이 경영대학원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경우, 정치대학원이나 행정대학원 등으로 확대시킬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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