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 北 당국, 미사일발사 시험 주민에게 왜 속이나?


2006.06.23

요즘 신문을 보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톱뉴스는 두 가지 인데요, 하나는 월드컵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 대포동 2호 미사일 소식입니다.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북한 선전매체들이 일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다만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 판이 "대포동 2호 소동은 미국의 자작극"이라고 21일 주장했습니다.

조선신보는 이날 "미국과 일본당국자들은 조선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발사시험 준비를 다그치고 있다"며 "발사할 경우 대응조치를 벌써부터 거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신보는 주민들이 볼 수 없는 인터넷뉴스입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대중매체들이 대포동 미사일에 대해 소개하지 않아 주민들은 무척 궁금하겠지요. 그럼 국제정세를 이토록 복잡하게 만드는 미사일시험에 대해 북한당국이 왜 주민들에게 숨기고 있을까요?

한마디로 말해 주민들은 주는 밥이나 먹고, 나가라면 나가고 들어가라면 들어가는 당국의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도구로 밖에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도구들이 정세분석이요, 미사일이요 하면 사실 시끄러우니까요,

그래서 여러분이 이해할 수 있게 대신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약 한달 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위치한 북한 미사일 발사대에 대포동 2호 미사일로 추정되는 길이 약 35m의 검은 물체가 위성사진에 찍혔습니다.

미사일은 이미 발사대에 장착되어 있었고, 그 주위에는 연료주입을 끝낸 것으로 보이는 액체 연료통 40여개가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연료주입은 미사일발사의 마지막 단계로 스위치만 누르면 금방 하늘로 날게 되어있습니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이 어떤 미사일인가면, 북한주민들이 광명성 1호로 알고 있는 로켓에 이어 두 번째로 개발한 미사일입니다. 98년 광명성 1호가 발사된 지 8년 만에 드디어 두 번째 미사일이 발사될 예정이었지요,

사실 주민들이 알고 있는 광명성 1호가 진짜 인공위성인지, 아니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그 미사일에 핵만 장착시키면 핵 미사일이 되니까요.

98년 8월 31일 대포동 1호 미사일이 발사되자, 세계는 북한이 대륙간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발사한지 4일만에 주민들에게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발사했다고 보도했지요, 주민들에게는 발사소식을 숨기고 있다가 국제사회가 떠들자 인공위성이라고 발표한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당국의 말대로 광명성 1호가 인공위성이라고 합시다. 이 로켓을 하나 제작하자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갑니다. 대포동 미사일 비용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8월 '로켓 한발에 2억∼3억 달러가 들어간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국제시장에서 옥수수 1t 값을 100달러로 보면 2~3억 달러의 돈으로 옥수수 200~300만t 살 수 있습니다. 결국 미사일 하나 쏘는데, 낟알 수백만 톤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셈이지요. 부유하다고 하는 미국도 미사일시험은 돈이 많이 들어 감히 못하는데, 하루 먹을 식량도 없어 굶주리는 세계 최대 빈곤국가인 북한이 통이 크게 수백 만금을 하늘로 날려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 북한의 한해 식량생산은 423만 5천 톤으로, 로켓 두발 값이면 그 식량을 살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북한당국은 주민들이 굶주려도 미사일만 나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포동 1호 미사일도, 2호 미사일도 모두 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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