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 北, 전체주민 농촌전투에 또 내몰아

200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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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노동신문이 모내기철을 맞아 전체주민들에게 농촌지원에 총동원 되라고 촉구했습니다. 신문은 '모든 힘을 모내기전투에 총동원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지금 농사를 잘 지어 식량문제를 푸는 것보다 중요한 사업이 없다"고 강조하고, "모든 일꾼들과 농업근로자, 농촌지원자들은 혁명적 낙관과 신심에 넘쳐 모내기 전투에 떨쳐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풍년이 들었다고 떠들었지만, 100만 톤이 모자라 평양을 제외한 지방은 배급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또다시 농사에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새해벽두부터 퇴비생산에 나서라고 방송을 불며 볶아대고, 지금은 또 모내기 전투에 동원시키고 있습니다. 공장 기업소, 노동자, 학생을 동원시키다 못해 살기 바빠 장사 다니는 주민들을 단속해 논판에 내몰아 벼모를 얼마 꽂아야 보내주는 강제 노동을 시키는 나라는 오직 북한밖에 없습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다른 나라들은 정보산업을 발전시켜 외화를 벌어들이지만, 북한만은 모든 국가활동을 농사에 복종시키는 농업국가로 전락되었어요. 20년 전에도 농사제일주의이고, 작년에도, 올해도 여전히 농사제일주의 입니다. 해마다 5월이 되면 북한은 '모내기 전투'로 북적 됩니다. 남한농민들은 농사에 굳이 '전투'라는 용어를 쓰지 않습니다. 남한은 농민들만 농사하고도, 쌀이 남아 북한을 지원하는데, 북한은 나라 전체가 달라붙어 농사짓고도 항상 쌀이 모자랍니다.

오죽이나, 먹을 게 없으면 농사를 전투라고 부르는지 한탄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원인은 농사의 주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을 나라의 쌀독을 책임진 주인이라고 하지만, 형식상의 주인에 불과합니다. 농장원들은 봄이 되면 으레히 학생들이 나오지 않나 학교쪽으로 고개를 기웃거리고, 지원자들이 나오면 호미를 걷어치우고 '지도농민'행세를 합니다.

저는 고등중학교 1학년부터 농촌지원에 동원되었습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호미를 쥐고 강냉이(옥수수)밭 김을 매다 살이 까맣게 타서 돌아오면 어머니는 애처로워 눈물을 짓곤 했습니다. 그때도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해 시래기 국에 강냉이 밥을 먹고 전투에 참가했습니다. 어쩌다 이밥을 해주는 날이면 특식이었지요.

학생들은 가을이 되면 또 가을전투에 동원되지요, 학생이 없으면 농사를 짓지 못하는 판국이지요, 김일성주석이 어려서부터 학생들을 단련시켜야 한다고 해서 농촌 동원되었는데, 못 먹고 일 많이 해서 학생들의 키가 자라지 못합니다. 남학생이 졸업할 때 1.65m만 자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남한 학생들은 졸업할 때 1.75~1.80m까지 자랍니다.

농사가 잘 되려면 땅을 농민들에게 나누어줘야 합니다. 농민들이 일년 동안 뼈빠지게 일해도 집에 흑색 TV한대 사놓지 못합니다. 한해 농사지어 국가에 몽땅 바치고 자기 먹을 것도 모자라는데 누가 일하겠습니까,

북한당국이 오로지 체제유지에 매달려 협동농장을 개혁하지 않아서입니다. 국가가 먹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하지만, 언제 해결되겠는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오히려 중국이나, 남한처럼 알아서 먹게 만들면 강제 농촌동원도 없고, 강냉이 밥이 아니라 이밥에 고기 먹는 그런 낙원이 더 빨리 올 것입니다.

하루 빨리 북한에 '농촌전투'라는 말이 없어지는 그런 날을 기다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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