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북한, “기근 들어 망한 나라가 없다” 선전


2006.12.04

요즘 노동신문과 인터넷 사이트 '우리 민족끼리'에는 "선군 정치" 옹호와 사상무장을 강요하는 선전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27일 북한 노동신문은 장문의 논설을 통해 “무적의 총대야말로 억만 금과도 대비할 수 없는 조국 번영의 첫째가는 재부”라며, “총대가 약해 망한 나라는 많아도 기근이 들어 망한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문은 “진정으로 번영을 바란다면 만사를 제쳐놓고 강력한 전쟁 억제력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강조하고, “남의 식대로 번영을 이룩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변명했습니다.

계속하여 “나라와 민족의 가장 큰 비극은 경제적 난관이나 물질생활의 빈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이 무너지는 데 있다”고 정신무장의 중요성을 지적했습니다.

선전매체가 이렇게 정신무장론을 펼치는 것은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지원이 중단된 상황에서 겨울을 맞은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선군정치와 군사적 위력의 논리로 덮어보려는 체제 단속용으로 풀이됩니다.

논설 중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총대가 없어 망한 나라는 있어도, 기근이 들어 망한 나라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 말의 뜻은 사람들이 굶주려 죽어도 오로지 체제만 든든하면 된다는 말로, “왕만 건재하면 백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상이지요,

예로부터 전쟁과 기근, 전염병 창궐은 나라가 망하는 3대 요소입니다. 지금 북한에는 총소리만 울리지 않는다 뿐이지, 주민들은 가장 낙후한 생활환경에서 심각한 기근과 각종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90년대 고난의 행군 때에도 300만 명의 주민들이 굶어 죽었습니다. 98년 김정일 체제가 출범하면서 ‘고난의 행군’이 성과적으로 결속되었다고 찬미했지만, 3백만 명이 굶어 죽은 전쟁을 어떻게 승리한 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총 폭탄이 쏟아지는 전쟁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낸 시련을 생각조차 하기 싫을 것입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한 세대의 후대를 잃어버렸습니다. 남한 통계청 조사자료에 따르면 현재 남한 남성의 평균키는 174cm, 몸무게는 68kg인데 반해 북한 남성의 키는 163cm, 몸무게는 49kg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키는 무려 11cm, 몸무게는 20kg이나 차이 납니다.

남한의 50대 남성들과 북한의 50대 남성들의 키는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요즘 남한 젊은이들의 체격은 서양인들과 비슷하게 성장했습니다. 대신 고난의 행군을 겪은 북한 어린이들의 키는 더 작아졌는데 먹지 못해 발육이 되지 않아 난쟁이가 된 거지요,

문제는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후대들에 대한 심각한 교육후퇴입니다. 김일성주석도 생존에 “후대 교육사업은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 때 많은 교원들이 먹을 것이 없어 학교 문을 닫으면서 아이들은 ‘꽃제비’로 유랑하고 기초교육을 받지 못해 머리에 든 것이 없는 ‘영리한 머저리’가 되었지요.

또 현재 북한은 심각한 ‘산아 감퇴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당국은 아이 많이 낳는 여성들에게 ‘모성 영웅’ 칭호를 주며 출산을 장려하지만, 고난의 행군 때 아이들을 굶겨 죽인 부모들이 아이 낳기를 꺼려합니다.

이러한 고난이 북한 주민들의 눈앞에 또 놓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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