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란의 남북 먹거리 비교: 보리쌈밥

200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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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무더위는 유난히도 물쿠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찌는 듯한 무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셨지요, 북쪽에서 살 때 남조선은 너무 더워서 어떻게 사나 걱정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실제로 남쪽에 와서 보니 에어컨이라는 신기한 냉방장치가 있어서 도무지 더위를 모르고 지낸답니다. 에어컨에서 얼마나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지 때로는 냉방병이라는 들어보지도 못한 병에 대한 기사도 나온답니다.

전기가 정말 부족한 북쪽에선 집에 있는 선풍기도 쓸 수가 없지만 남쪽에선 선풍기보다 전력소비량이 훨씬 많은 에어컨도 거의 모든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답니다. 벌써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서인지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돌고 있습니다.

사실 보리쌈밥은 무더운 여름철에 먹어야 좋은 음식인데요, 조금 늦은 감이 있어도 아직은 추석 전이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소서(小暑 :7월 7일 경)와 대서(大暑 : 7월 23일 경)에서 처서(處暑 : 8월 23일 경)까지는 더위가 심하므로 찬 물과 찬 음식을 많이 섭취하여 설사나 배탈이 많이 납니다.

저도 북쪽에 있을 때 여름철에 너무 더워 찬물을 들이켰다가 아주 혼쭐이 난적이 몇 번 있었는데요, 더운 계절인 여름은 음양학적으로 볼 때 양의 기운에 속하기 때문에 우리의 몸은 이 계절의 양성과 대항하기 위해 음성이 강해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몸은 외부의 양성과 내부의 음성이 균형을 이루어 건강이 유지됩니다.

따라서 여름철은 몸의 음성을 높일 수 있는 음성식품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주변에는 보리가 누렇게 익고 토마토, 가지, 오이, 수박, 감자, 채소 등이 풍성하게 자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요. 이것은 모두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해준 음성식품들입니다.

여름철에 생산되는 곡식이나 채소, 과일 등은 거의 모두 음성식품에 속하는데요, 곡식 가운데 음성이 강한 것은 보리입니다.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여름철에는 보리밥을 주식으로 먹었지요. 그래서 보릿고개란 말도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부식으로는 각종 채소를 먹었는데요. 연중 채소를 가장 많이 먹을 수 있는 계절은 아마 여름과 가을일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민족 전통의 자연스러운 식사법으로서 더위를 이겨내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요즘 서울엔 보리밥집들이 아주 인기가 있는데요, 식량이 자급자족이 되고 먹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면서 사람들은 더욱더 건강과 미용 등 삶의 질에 신경을 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북쪽사람들은 보리밥보다는 하얀 입쌀로 만든 밥이 그립지만 남쪽 사람들은 생활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잡곡밥을 먹는답니다. 북쪽에서 살 때 배급으로 나왔던 겉보리와 현미쌀밥을 지어먹으면서 어려워했던 생각이 나는데요, 그때 아이들은 미끌미끌해서 잘 씹히지도 않고 또 소화도 잘 되지 않는 보리쌀과 현미쌀이 입안에서 이쪽 볼과 저쪽 볼을 왔다 갔다 하면서 축구경기를 한다고 웃으며 이야기 하던 생각이 납니다.

식용유(먹는기름)이 매우 부족하여 명절이나 되어야 한 사람당 한 숟가락(한 스푼) 정도 되게 배급 주는 형편에서 채소도 소금이나 간장, 기껏 해서 고추장에 요리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보리밥이나 현미밥은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식단이었지요.

그런데다가 보리쌀과 현미쌀은 도정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껍질이 두꺼워 씹기도 어렵고 또 풀기가 전혀 없어 손바닥으로 받치고 먹어야 할 정도였으니 음식 맛이 제대로 날 리가 없었지요.

남쪽엔 압력밥솥이란 훌륭한 밥 짓는 기계가 있어 보리쌀이건 현미이건 상관없이 찹쌀을 섞은 것처럼 풀기가 있는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습니다. 보리쌈밥은 보리밥을 지어서 돼지고기보쌈이나 또는 삼겹살 구운 것 등과 함께 상추에 싸서 먹는 것인데요, 영양도 만점이고 맛 또한 아주 좋답니다.

대부분의 보리쌈밥 집들은 시골풍경의 인테리어(식당장식)로 사람들에게 고향에 대한 향수와 함께 아득한 옛적에 대한 추억을 선물하고 있답니다.

특히 여름에는 보리밥집들이 더욱더 인기가 많은데요, 여름에 쌀밥을 주식으로, 고기를 부식으로 많이 먹으면 더위를 이겨내지 못하며, 계속 할 경우 건강을 잃게 된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이 음양의 조화를 잃어버리면 건강을 지킬 수 없게 되는데 음양을 조절하는 것은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랍니다.

배급을 주던 북쪽에선 모든 가정의 식단이 거의 통일되어 있었는데 남쪽은 자신이 원하는 낟알을 구입하여 자신의 취향에 맞게 음식을 만들어 먹기 때문에 매가정의 식단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리고 남쪽엔 요리학원이 정말 많은데요, 인기가 아주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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