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비교: 영철버거


2006.07.01

여러분에게 영철버거가 뭐냐고 물으면 도저히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외래어에 많이 익숙한 남쪽사람들은 아마 빵 종류겠지 하고 짐작하겠지만요. 그런데 앞에 붙은 영철이란 이름이 또 이상할 것입니다.

영철버거는 고려대학교 앞에서 시작하여 전국에 유명해진 빵인데 이영철이란 사람이 고려대학교 앞에서 만들어 팔기 시작하여 이름이 영철버거가 되었습니다. 북쪽사람들에겐 많이 생소하지만 남쪽사람들에겐 버거가 생활의 일부가 되기도 하였기 때문에 버거 하면 우선 빵에 남새와 고기, 그리고 소스(양념)를 쳐서 만든 한 끼 음식이라는 것을 알만큼 안답니다.

사실 버거는 우리나라 음식은 아니지만 급할 때, 그리고 이동을 할 때에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식사입니다. 영철버거는 유명 제빵 메이커의 핫도그빵에다 돼지고기, 양배추, 양파, 청양고추, 케첩, 머스터드 소스를 넣어서 만든 것인데 한 개에 천원이랍니다.

그런데 여기에 여러분이 정말 좋아하는 코카콜라를 무진장 더 리필(곱배기)해 줍니다. 저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끔 점심시간에 영철버거로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요, 우선 가격이 너무 싸기 때문에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랍니다.

천원으로 점심을 먹기는 사실 어렵지만 영철버거는 빵도 크고 또 그 안에 들어가는 채소와 고기가 양이 많기 때문에 한 개면 점심으로 충분하더라고요. 그리고 가격도 가격이지만 영철버거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맞춤형 버거여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것 같습니다.

영철버거는 양배추와 돼지고기에 청량고추라는 아주 매운 고추를 넣어 아주 매콤하게 만들었는데 느끼하지 않고 매콤한 맛이 돼지고기와 양배추가 어울려 아주 일품입니다.

거기에다가 콜라는 무한정 더 주니까 원가를 따지면 사실 남는 것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영철버거의 사장이 고려대학교 학생들을 위해서 거액의 장학금까지 내놓으셨다고 하니 도대체 이익은 어떻게 남기나 의문이 듭니다.

나쁜 재료를 사서 하는 것은 아닐가 의문도 들지만 한국의 특성상 나쁜 재료를 쓰면 한곳에서 장사를 오래하기가 어려우니 그런 것 같지도 안습니다. 음식장사 성공의 최고 비결은 좋은 재료를 쓰는데 있으니까요.

이영철 사장의 이야기로는 박리다매가 그 비결인 것 같은데 하루에 빵을 1300개 이상은 팔아야 원가가 나오구요, 1500개 이상을 팔아야 종업원 월급을 줄 수 있고 2000개 이상을 팔아야 이익이 남는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고려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아저씨가 선뜩 내놓은 2천만원이라는 거금의 장학금은 정말 대단한 것이지요. 이영철 사장이 영철버거를 만들어 팔게 된 것은 어려운 생활형편 때문에 초등학교(소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한 사장이 특별한 기술도 없고 직장에 취직도 할 수 없어 막노동판을 전전하다가 고려대학교 앞에 리어카를 끌고 와 버거를 만들어 파는 것이었습니다.

리어카에서 시작하였지만 장사가 잘 되어 지금은 몇 평되지는 않지만 자그마한 식당을 차려놓고 거기에서 요리를 직접 만들어 파는데 이영철 사장은 하루 종일 철판두개에 양배추와 돼지고기를 놓고 번갈아가며 볶아낸답니다.

외국계 체인점들에서 파는 것처럼 즉석재료들을 가져다가 만들 수도 있지만 이영철 사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선한 재료를 즉석에서 조리하여 파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철버거 사장은 빵만 파는 게 아니고 학생들에게 상담도 해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학생들이 큰 형님으로 부를 정도로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든든한 동반자이기도 하답니다.

빵 하나 사먹으러 왔다가 인심 좋은 아저씨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감동적입니까. 아마 이렇게 학생들과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다보니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선뜻 장학금을 내놓을 생각도 하신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장학금수여식에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많은 사람들이 정말 따라 배워야 할 귀감이 되는 모습입니다. 북한에서라면 아마 숨은 영웅이 되었거나 숨은 공로자정도는 인정받았을지도 모르지요. 남쪽에 이런 사람이 영철버거 사장 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사업에 성공하면 이렇게 이웃을 위해 또 자신의 사업을 성공시켜준 고객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한답니다. 이영철 사장도 그 장학금은 자기가 학생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고 고대학생들이 주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고 하는 군요.

그런데 김일성과 김정일이가 저희들에게 공짜로 준다고 선전했던 교복선물들도 결국은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일해서 준 것이고 또 우리들이 일해서 받은 것이었는데 그것도 생각 못하고 김일성과 김정일이 준다는 교복을 받고 울며 만세 부르던 생각에 어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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