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2006.06.29
16강을 목표로 투혼을 발휘했던 태극전사들이 지난 토요일 스위스와의 경기를 마감으로 귀국하였습니다. 심판의 편심만 아니었더라면 우리도 16강을 넘어 또다시 2002년의 기적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을 남긴 6월이었습니다.
이번 월드컵경기에 특별한 인상을 남긴 최진철 선수는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수비수였고 올해로 35세의 노장이었습니다. 이 선수는 스위스와의 마지막 경기 때 스위스선수를 수비하다가 눈 위가 찢어져 피가 흘렀지만 운동장을 떠나지 않고 우리 측의 꼴 문대를 지켜내어 보는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최진철 선수는 지난 2002년에도 국가대표 팀으로 출전하여 대한민국이 4강 신화를 만들어내는데 크게 기여 하였지요. 그런데 이 선수가 이번 월드컵을 마감으로 우리나라 축구의 운명과 미래를 보다 어린선수들에게 맡기고 국가대표팀을 은퇴한다고 합니다.
은퇴란 사전적으로는 직임에서 물러나 한가히 사는 것을 말하는데 유명한 선수들의 경우에는 코치나 감독을 맡아 후진 양성에 힘쓰게 되구요, 일반사람들은 현직에서 나이가 되거나 어떠한 이유로 물러나 연금을 받거나 다른 일을 하게 됩니다.
참 북한에는 코치나 감독이란 말이 없지요.
코치는 북한식으로 하면 체육단 지도원이고 감독은 체육단 단장을 말합니다. 북한에는 은퇴란 말이 없고 은퇴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연로보장과 공로보장이라는 사회보장제도가 있는데 은퇴라는 뜻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북한에서는 체육단의 체육선수들도 공화국공민의 의무인 노동을 수행하는 과정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공민증에 노동자로 직업이 기록되어 있으니까 체육단에서 나가면 다시 노동행정과에서 배치를 받아 다른 직업을 갖게 되거나 군대에 입대하거나 또는 대학에 입학하여 사범대학을 마쳐야만 소학교나 중학교에서 체육교원을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남쪽에서는 선수생활을 마치면 은퇴식을 합니다. 그리고 은퇴를 기념하는 은퇴경기도 합니다. 북한과는 많이 다르지요. 북한에서는 체육단에서 선수로 있다가도 당에서 이름을 제명하여 다른 곳으로 보내면 노동행정과에서 배치를 받아 적성에 관계없이 직업을 잡는 것과는 아주 다릅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볼 때마다 개인의 삶을 주관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또 개인의 모든 선택들이 뭇사람들의 격려와 배려 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유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이자 경영자인 빌 게이츠 회장도 최근 자신은 2008년 7월부터 일상적인 회사 일에서 손을 떼고 자선단체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업무에만 주력하겠다고 하여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고 합니다.
빌 게이츠 회장은 "나로서는 힘든 결정이었다."고 전제하면서 "내가 이런 변화를 준비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전도는 어느 때보다도 유망해질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해 자신의 은퇴가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밝혔다고 하는데요, 북한의 김정일 씨가 꼭 좀 들었으면 좋은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자신의 은퇴결정은 "나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것"이라면서 "부를 사회에 되돌려줄 큰 책임이 있고, 또 최선의 방식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믿는다."고도 말했다고 하는데요, 정말 감동적입니다.
아버지가 50년을 맡아서 죽을 쑤고 또 아들이 대를 이어 가면서 한나라와 한민족을 깡그리 거덜 내고도 모자라 아직도 권력의 욕심을 버리지 못한 채 은퇴는 고사하고 후계자 운운하는 김정일 장군님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니다. 그래서 우리 북한출신 사람들은 빌게이츠 회장의 은퇴발표에 더욱더 진한 감동을 받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 빌게이츠 회장이 2008년 7월부터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밝힌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2000년에 설립되어 세계 보건 및 교육문제를 주로 다루는 자선단체입니다.
빌 게이츠 회장 부부는 자선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해 타임이라는 신문에서 선정하는`올해의 인물''로 발표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미국의 자본가들이 끝없는 탐욕과 이윤추구만을 일삼는 것으로 교육받아왔지만 실제로 미국의 이름난 재벌들 즉 거대 부자들은 사회와 국가와 국민의 행복과 안전을 위하여 정말 좋은 일도 많이 하였더라고요.
제가 미국에 가서 들은 이야기인데 뉴욕사람들은 록펠러라는 자선가가 수도세를 다 내주어서 수도세를 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세계적으로 끝없는 탐욕을 가진 사람은 김일성 가와 김정일 자신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