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비교: 쇼핑몰


2006.06.01

모든 여성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지만 저는 가끔 기분이 우울하거나 마음이 복잡해지면 쇼핑을 하러갑니다.

쇼핑(shopping)이 뭐냐구요? 이 말은 영어인데, 우리말로 쉽게 풀자면 ‘물건 사는 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에 가서 새로 나온 신상품을 둘러보기도 하고 또 계절이 지나 세일에 들어간 상품들을 이것저것 뒤져보다 보면 우울했던 기분도 정리가 되고 또 대폭 할인된 고가의 상품을 사게 되면 복잡했던 생각이 어디로 갔는지 모를 정도로 기분전환이 되군 하는데요.

남쪽에는 사면팔방에서 상품을 사라고 야단이기 때문에 잘못하면 엄청난 돈을 쓰게 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쇼핑을 좋아하는 여성들은 가끔 아이쇼핑을 하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하다보면 좋은 아이디어(생각), 즉 생각이 떠올라 생활에 참고하기도 하지요.

남쪽이나 북쪽이나 물건을 사기 좋아하고 이것저것 만져보기 좋아하는 것은 여성들의 공통된 심리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북쪽에서 살 때 친구를 만나면 가끔 상점이나 농민시장을 둘러보러 가던 생각이 납니다.

물건을 사지 않고 이것저것 둘러보는 것을 아이쇼핑이라고 하는데 북쪽에선 이런 것을 시장구경 간다고 하지요. 중국이 개혁정책을 하고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지 몇 해 지나지 않아 조선족 사사여행자들이 중국에서 만든 일용품과 옷, 식료품등을 가지고 북쪽을 방문하러 오군 했는데 그때 어느 집에 중국 친척이 왔다고 알려지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집 문턱이 닳도록 찾아와 상품구경에 정신이 없었던 적도 있었지요.

이런 것을 아이쇼핑이라고 하는데 남쪽에서 하는 아이쇼핑은 조금 다른 점이 있답니다. 북쪽에선 아이쇼핑을 하면 상품을 둘러보는 것만 가능한데 남쪽에서 하는 아이쇼핑은 옷을 직접 입고 거울에 비추어 볼 수도 있구요, 화장품 같은 경우에는 직접 얼굴에 발라 볼 수도 있고 신발도 직접 신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요새는 대형 쇼핑몰에 가면 식품회사들에서 시식용 식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 볼 수도 있답니다.

북쪽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색깔의 옷가지들과 생활에 편리하게 만들어진 일용잡화들을 붙들고 사고 싶지만 돈이 없어 만지작거리기만 하던 북쪽여성들이었지요. 그리고 돌아오면서 어떻게 하면 그 물건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생각이 납니다. 또한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을 멀리에서 바라만 보면서 언제면 북쪽에도 상품이 쾅쾅 쏟아져 나와 사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는 세월이 올까 막연한 환상에 사로잡히던 생각도 납니다.

쇼핑이란 말도 영어단어인데 물건사기, 장보기 등을 말합니다. 쇼핑몰이란 과거 도로를 중심으로 한 직선적 상가 배치에서 벗어나 최근에 보이고 있는 원형 등 면 중심의 상가배치형태를 말하는데 쇼핑건물내의 녹지나 분수 등 의 환경을 갖춘 홀이나 통로를 몰이라 한답니다. 가로수·가로등·안내판· 벤치(의자) 등을 디자인하여 보행자의 쾌적성을 중시하고 머무는 시간을 연장 시켜 상점가를 활성화 하자는 것이 쇼핑몰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새로 건설되는 대형 쇼핑몰들은 여러 가지 편의시설들이 복합적으로 설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예를 든다면 대형 영화관과 여러 가지 음식점들, 그리고 옷을 파는 상점들과 일용잡화, 그리고 생활필수품을 파는 상점들, 여러 가지 오락시설들이 함께 갖추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쇼핑몰들은 북한의 백화점이나 상점들과 달리 창문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인데요, 온통 벽으로 되어 있고 온종일 형광등을 켜고 있어 일단 쇼핑몰 안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된답니다. 북한의 백화점들이나 상점들은 온통 창문들이 나있어서 자연광을 이용하고 해가 떨어지면 당장 문을 닫는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라고 할 수 있지요.

팔아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조금이라도 손님들을 오랜 시간 동안 붙잡아 두어야 하는 남쪽과 생산되는 것도 없고 팔아야 할 상품도 부족하여 진열품으로 만족해야 하니까 될 수록이면 상점에서 빨리 손님을 내보내와 하는 북쪽과는 너무 다른 현상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진열품이라도 구경할 수 있던 시절도 옛이야기에 불과하고 현재는 모든 상품의 거래가 시장에서 이루어지니까 농민시장이 북한주민들의 필수적인 생활공간이 되었고 바깥에서 자외선을 그대로 맞으며 물건을 파는 곳이라고 해서“햇빛백화점”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였었지요.

얼마 전에 비디오 자료를 보니까 평양의 통일거리에 대형 종합시장이 생겨났던데 보니까 중국 상품이긴 하지만 상품의 가짓수도 늘고 예전보다 상품의 수량도 상당히 증가한 것 같더군요. 일반주민들의 구매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상품이 많이 늘고 품질도 예전보다 높아진 것 같아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남쪽에서 운영되는 쇼핑몰들에 비하면 비교도 안 되지만 상당한 발전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쇼핑몰에는 컴퓨터상에서 인터넷으로 진행되는 인터넷 쇼핑몰도 있는데요, 인터넷에서 제품을 선택하여 주문하면 배달이 되는 쇼핑입니다. 정말이지 요즘 남쪽사람들은 얼마나 편안하게 생활하는지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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