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2006.06.08

북쪽에서 오신 분들이 남쪽에 처음 도착하여 놀라는 것이 한두 가지는 아니지만 가장 놀라는 것은 도로에 늘어선 승용차 대열과 그 승용차들이 달리고 있는 도로 때문에 놀랍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당황한 것이 있는데 방금 뽑은 새 차를 타고 잘 닦아놓은 고속도로로 신나게 달려왔는데 톨게이트에서 나오는 통행요금을 내야 될 때입니다. 북한에는 톨게이트는 없지만 자동차들이 달리는 도로에 검열초소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북쪽은 도로가 발달하지도 않았고 또한 고속도로도 얼마 되지도 않지만 그것은 인민의 소유이기 때문에 통행요금을 낼 필요가 없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개인들의 자가용 승용차가 몇 대 되지도 않고 모든 자동차의 소유주가 국가이기 때문에 통행료를 받을 수 없지만 개인들의 자유로운 통행이 제한되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통행증을 검열하는 단속초소들이 있지요.

말씀 드린 대로 톨게이트는 고속도로나 유료도로에서 통행세를 받는 곳입니다. 남쪽엔 가는 곳마다 이런 톨게이트가 있어서 도로를 이용한 것에 대한 비용을 지불합니다.

지불비용은 거리에 따라 다르게 매겨지는데 서울에서 수도권지역이라고 부르는 경기도 지역에만 가도 이러한 통행료를 내야 한답니다. 서울시 안에서도 통행량이 제한되는 곳에는 톨게이트를 설치하고 통행료를 받는데 서울에 자동차가 너무 많아 1주일에 하루는 자동차를 안타는 승용차 요일제(깜빠니아)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요일제에 참여하는 승용차들에게는 통행료를 절반 깎아주는 제도까지 있답니다.

저희들은 처음에 도로에 설치된 톨게이트가 북쪽의 검열초소인줄 알고 너무 놀랐습니다. 북쪽에는 지방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나들목이나 승인번호를 받아야만 출입할 수 있는 지역들의 도로들에 검열초소를 설치하고 드나드는 자동차와 행인들을 모두 단속하기 때문에 이런 초소들을 지날 때면 통행증이 없는 사람들은 차에서 내려 멀리 돌아가야 하지요.

그리고 이런 검열초소에서 잘못 걸리면 집결소란 곳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면서 처벌을 받기도 하지요 남쪽엔 그런 단속초소는 한곳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단지 톨게이트만이 있는데 이것은 도로의 사용료를 받기위해서 필요한 것이지요. 이렇게 거두어들인 세금은 도로를 확장하고 보수하는데 사용됩니다.

그래서 남쪽에는 고속도로가 하도 많아 미처 셀 수조차 없는 데요. 대표적인 고속도로는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구요 그 외에 남해고속도로, 88올림픽고속도로, 서해안 고속도로 등 20여개의 고속도로가 건설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고속도로들이 연휴와 휴가철에는 꽉 막혀서 주차장을 방불케 하니까 남쪽에 차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가 실겁니다.

한국 최초의 고속도로는 서울~인천 구간의 경인고속도로로 1968년 12월 12일 개통 되었구요. 1969년 <한국도로공사법>이 제정·공포되면서 그해 한국도로공사가 설립되었으며, 12월 29일 언양(彦陽)·울산(蔚山)고속도로가 완공되고, 1970년 7월 7일에는 서울~부산 간의 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되어 본격적인 고속도로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1970년 10월에 개통된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비롯하여 구마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등이 잇달아 완공되었는데 중부고속도로는 서울~대전간의 교통량을 분산시켜 중부 내륙지방의 개발촉진에 기여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저희들이 남쪽에 온 이후에도 중앙고속도로(대구~춘천)와 서해안고속도로, 천안~논산간고속도로 등 많은 고속도로들이 개통되었습니다.지금도 급증하는 수도권지역의 교통난 해소 및 신도시 건설에 따른 교통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북부순환도로공사를 비롯한 많은 도로공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도로를 어떻게 보수할까 궁금하시지요.

북쪽의 도로에는 가는 곳마다 길 닦기 구간이라는 푯말과 그 구간을 담당한 회사의 이름들이 적혀있어서 우리는 봄, 여름, 가을에 수시로 도로공사에 동원되어 길 닦기를 해야 하였지요. 등짐으로 바윗돌들을 져 나르고 자갈과 모래 등을 머리에 이어서 나르거나 등 기계는 전혀 없고 모든 것을 사람의 힘으로 하느라 고생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남쪽은 그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말씀 드린 대로 톨게이트에서 통행료만 잘 내면 도로공사를 맡은 사람들이 알아서 잘 보수를 하니까요. 북한에서도 도로는 나라의 얼굴이라고 했지요, 정말이지 도로는 나라의 경제발전수준을 보여주는 얼굴이기도 하고 경제발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남쪽에서도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본격적인 고속도로시대에 접어들면서 경제발전이 비약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전국의 여기저기를 누비면서 산골마을 외딴집까지 포장도로가 되어있습니다.

이 시간에도 무거운 식량배낭을 메고 가장 안전한 11호차인 두 다리로 몇 십 킬로미터씩 행군하시느라 고생하실 여러분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 번 개혁 개방되고 통일된 조국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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