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가 북한군의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됐던 쿠르스크 대부분 지역을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재공격에 대비한 쿠르스크 방어선 구축에 활용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13일 쿠르스크 지역 요충지인 ‘수자’를 탈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군소식통은 타스 통신에 “수자는 쿠르스크 내 적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해왔다”며 “우크라이나군은 이 지역에서 모든 물류와 작전을 수자에 의존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군, 향후 쿠르스크 방어 맡을 듯”
앞서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지난 8일부터 쿠르스크 내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공세를 집중 강화해 수자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러시아군은 지난 10일 북한군의 지원을 받아 수자로 진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에 ‘수자’까지 탈환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황을 분석하는 미 전쟁연구소가 12일 공개한 ‘러시아 공세 평가 보고서’ 역시 러시아군이 수자를 탈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합동참모본부의 로렌 스파지아노 대변인은 13일 러시아군의 수자 탈환과 관련해 쿠르스크 전황이 어떤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으로 “여전히 (쿠르스크 지역 내) 우크라이나 병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배치와 위치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측에 문의하라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의 수자 탈환에 대한 RFA의 확인 질의에 13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군 총사령관은 12일 인터넷 사회관계망인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이날 오후 6시 기준 쿠르스크에서 적의 8차례의 돌격을 격퇴했다고 밝혔습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러시아ˑ북한 연합군의 강화된 압박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쿠르스크에서 방어를 유지할 것”이라며 “이는 적절하고 필요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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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투 상황을 보여주는 공개정보 프로그램인 @projectowlosint이 13일 공개한 쿠르스크 지역 전투 상황을 보면 우크라나이군은 수자 지역을 러시아군에 탈환당한 뒤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일부 남쪽 지역만 통제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

RFA 주간프로그램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에 출연하는 한국의 군사전문가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13일 RFA에 수자 지역 중심부까지 러시아군이 다 장악했고 수자 남쪽에 있는 일부 지역만 우크라이나군이 교두보로 약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일우 국장] 3월 12일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 지역의 전선 지휘소를 직접 방문해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그리고 이 지역 작전을 총괄하고 있는 알레산드르 라핀 장군으로부터 작전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을 했는데 12일자로 크렘린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약 100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면적을 점령을 했다고 합니다.
“우크라, 쿠르스크 공세작전 가능성”
이일우 국장은 쿠르스크 지역 대부분을 탈환한 러시아는 일단 방어선을 구축하고 그동안 투입한 러시아 병력 대부분을 다른 전선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전선이 완전히 붕괴되지 않았고 필요에 따라 전략적 기동을 하겠다는 것은 다시 공세작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군은 향후 쿠르스크 방어 작전을 맡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일우 국장] 북한군은 아마도 체첸군과 함께 남아 쿠르스크 지역에 우크라이나가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미국 허드슨 연구소는 12일 우크라이나 전황을 소개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주 쿠르스크에서 상당한 지역을 잃었다며 이 가운데 북한군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지역을 러시아와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고 했는데 이를 상실하게 되면서 협상 지렛대가 사라지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