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초·중·고등학교 학생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은 북한을 경계와 적대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3년 전 조사와는 크게 달라진 결과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가 4일 결과를 공개한 ‘2024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이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2%는 북한을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인식했습니다.
‘적대적인 대상‘이라는 응답이 15% 나온 것을 감안하면, 10명 중 6명 이상이 북한을 ‘경계·적대’ 대상으로 여긴다는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북한이 ‘협력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응답은 27.8%,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란 응답은 6.5%로 경계·적대 대상으로 보는 인식의 절반 정도에 그쳤습니다.
지난 2021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 협력·도움 대상이란 인식이 전체의 60%, 경계·적대 대상이란 인식이 35%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한국 학생들의 대북 인식이 180도 바뀐 결과입니다.
학생들은 현재 남북관계에 대해선 75.8%가 ‘평화롭지 않다‘고 응답했고, ‘평화롭다‘는 답변은 4.6%에 그쳤습니다.
통일 공감대도 급격히 약해지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년 만에 61.2%에서 47.6%로 13.6%포인트 떨어졌고,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응답은 25%에서 42.3%로 17.3%포인트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시 통일이 필요하다는 학생 비율이 필요 없다는 학생의 2배 정도로 조사된 2021년 설문 결과와 차이를 보인 것입니다.

‘통일에 관심이 있다‘는 학생도 3년 전 조사에선 50%를 넘었지만, 지난해엔 40%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남북 간 전쟁 위협을 없애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전체의 38.4%로 가장 많았고,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14.4%), ‘한국이 보다 선진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14.1%), ‘이산가족의 아픔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11.9%)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통일이 필요 없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통일 이후 생겨날 문제‘(29.4%), ‘통일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22.2%), ‘남북 간 정치제도의 차이‘(18.7%), ‘남북 간 사회문화적 차이‘(13.3%), ‘나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13.1%)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관련기사
“한국인 35% ‘통일 필요없어‘…2007년 이후 최고치”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는 통일교육 지원법에 따라 지난 2014년 도입됐습니다.
한국 통일부와 교육부는 전국 7백75개 초·중·고교 학생 7만4천2백88명과 교사 4천4백2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0.36%포인트입니다.
통일부 “UN 인권이사회 북 인권결의 채택 환영”
한편 통일부는 이날 제5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가 컨센서스, 즉 표결 없는 합의로 채택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정부는 북한 내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깊이 우려하며, 북한이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강제송환 탈북민들에 대한 비인도적인 대우를 중단하는 등 인권 상황의 개선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통일부는 북한 내에서 벌어지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 상황을 우려하면서, 당국이 인권 상황 개선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 ‘임의구금 실무그룹‘(WGAD)이 지난 13일 북한의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장기 억류가 불법적인 임의 구금에 해당한다는 의견서를 채택했다며, 이들을 포함한 한국 국민을 즉각·무조건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인권결의에서 지적된 북한 강제노동 실태와 북한 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인한 비인도적 상황에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의 실질적 증진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는 지난 2003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전신인 인권위원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23년 연속으로 채택됐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