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지방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각 도 소재지에 고층 아파트를 건설해 도시 면모를 일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작 지방 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전국적으로 지방의 면모를 일신하는 현대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고층 아파트를 비롯한 다양한 건물을 자체로 건설하라는 건데 지방 당국의 고심이 깊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도 소재지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 15층 이상 고층 아파트를 건설해 도시 면모를 일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군대가 맡은 지방공업공장 건설을 제외한 모든 지방 건설은 지역 자체 힘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당국의 지침에 지방 간부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이유는 고층아파트를 짓는데 필요한 고강도 시멘트와 고강도 철근 같은 건설 물자를 자체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평안북도에 시멘트공장이 몇개 있지만 생산을 제대로 못하거나 생산한다 해도 품질이 좋지 않다”며 “도에서 제일 큰 구장시멘트공장에서 생산되는 시멘트의 강도가 120~130마르카밖에 되지 않아 고층 건물 건설에 쓸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마르카는 북한이 사용하는 시멘트 강도 단위입니다. 180마르카 이상부터 고강도 시멘트로 분류되는데 상원시멘트공장, 순천시멘트공장 등 몇몇 공장에서만 고강도 시멘트가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국내에서 생산된 고강도 시멘트는 평양시 건설에 쓰이는 만큼 당국의 요구대로 15층 이상 고층아파트를 지으려면 중국에서 고강도 시멘트를 수입해와야 하는데 그러자면 외화가 있어야 하니 도 간부들의 고충이 크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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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전국적으로 도 소재지 현대화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걸림돌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골재나 목재 같은 건축 물자는 자체 해결이 가능하지만 고층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고강도 시멘트나 고강도 철근은 자체 해결이 어렵다”며 “간부들이 제일 고심하는게 바로 이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도에 김책제철연합기업소와 청진제강소가 있지만 여기서 생산되는 강재는 다 국가계획에 의해 분배된다”며 도가 운영하는 강철공장에서 건설에 필요한 철근을 해결해야 하는데 현실은 엿가락처럼 휘는 저강도 강재를 겨우 생산하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멘트도 마찬가지인데 도내 고무산시멘트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 중 도가 쓸 수 있는 양이 많지 않은데 그마저도 강도 낮은 저마르카라 고층 건물 건설에 쓸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10여년 전과 판박이
소식통은 “10여년 전 청진시 중심부 건설 초기 광장 주변에 18~22층 아파트를 여러 동 건설하게 되어 있었으나 고강도 시멘트와 철근 등의 문제로 결국 설계를 변경해 12~13층으로 지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해서 소식통은 “지금이 그때와 똑 같은 상황”이라며 “도에 시멘트공장도 있고 강철공장도 있지만 15층 이상 고층건물 건설에 쓸 수준의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라 간부들이 머리를 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