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한국 출신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만났습니다. 정 장관은 교황의 한국 방문이 남북 간에 다리를 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2일 오후 서울에서 만난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과 유흥식 추기경.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찾아 세월호 참사로 고통에 빠진 한국에 큰 위로가 됐다며, 레오 14세 교황이 내년에 방한하면 한반도 평화에 큰 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지난 7~8년 동안 접촉과 대화, 만남이 끊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교황이 한국에 오면 그 다리를 놓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밝혔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내년 8월 한국에서 열리는 천주교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한국을 찾을 예정입니다.
정 장관은 “정치적인 의미를 떠나 세계 청소년들이 모이는 데 북쪽 청소년들도 함께 참석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교황 방한 전까지 열심히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좋은 분위기 속에 세계청년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리도록 잘 돕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출신이자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은 각국에 있는 교황청대사관이 교황 일정과 메시지에 따라 현지 북한대사관과 접촉하는 등 주재 지역 여건에 맞게 활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이뤄질 교황의 한국 방문에서 교황청이 그런 역할을 할 것이고,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은 틀림없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몇 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세계청년대회 개최를 제안하면서 그 첫째 이유로 한반도 분단을 꼽았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유 추기경은 “젊은이들이 비무장지대(DMZ) 휴전선 155마일을 따라 분단·평화를 생생하게 경험하며 인간 띠를 잇는 경우, 30~35만명이면 동쪽에서 서쪽까지 연결할 수 있다”고 교황에게 설명했다며 “젊은이들이 순교정신을 되새기고 평화와 화합을 실천하며 한국에 모인다면 이는 엄청난 의미”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에 한국에 오기 직전 참석한 추기경단 회의에서 레오 14세 교황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교황은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이번 바티칸 방문을 좋아했는지 물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이 많이 기뻐했고 많은 사랑을 느끼고 갔다”고 답변하자 교황도 “아주 기뻤으며 특별한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고 유 추기경은 전했습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 순방을 계기로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대화와 화해·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서울 방문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위성락 한국 국가안보실장의 말입니다.
위성락 한국 국가안보실장(지난 6월): 이 대통령과 교황은 2027년 서울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동대화 계기에 레오 14세의 방한을 정중히 초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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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전작권 환수가 미군 이탈 가속화할 수도”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진행되면 미군이 한반도에서 이탈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이날 한국 국회에서 열린 전작권 환수 관련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홍태화 미국 외교정책연구원(FPRI) 아시아 선임연구원은 전작권 환수를 서두르는 경우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홍태화 미국 외교정책연구원 아시아 선임연구원: 전작권을 서둘러 가져오면 북한 억제라는 명분이 흐려지고, 여기에 주한미군의 여기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용성마저 한국에서 원천적으로 거부하면 대중국 견제 기능 역시 막힙니다. 현 정부처럼 두 노선을 동시에 밀어붙이면 미군의 주둔 목적 두 가지가 동시에 약화되는 것이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감축과 철수의 길목이 열릴 위험이 있습니다.

홍 선임연구원은 “미국 관점에서 주한미군 존재 이유는 북한 억제와 대중국 견제”라며, 섣부른 전작권 환수가 연합 체계 유지 동기와 안보 공약을 흐릴 위험뿐 아니라 주한미군 주둔을 상수에서 한미동맹 조율에 따라 움직이는 변수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이 중국 견제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한반도에서 관여를 줄이려는 상황에 이 같은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홍 선임연구원은 한미연합군사령부를 통한 연합 지휘가 미국을 한반도에 묶어 두던 일종의 ‘끈’이었다며, 조급한 전작권 환수는 이를 한국이 직접 끊어내는 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휘락 한반도선진화재단 북핵대응연구회 회장은 같은 자리에서 한미연합사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합 지휘 기구라며, 이를 스스로 해체하는 것은 자해 행위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가 한미연합사를 대체하기 위해 구상 중인 이른바 ‘미래연합군사령부’에 미군이 이전 수준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 등으로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