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오는 8월 중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송도원 국제소년단 야영소’ 여름캠프 참가자 모집에 나섰습니다. 북한 당국은 중국 성인 단체관광은 불허하면서 어린이·청소년만 선별 입국시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쪽 분량의 중국 여행사 안내서 입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단독 입수한 12쪽 분량의 중국 여행사 방북 안내서입니다.
‘2026 송도원 우정 여름캠프’라는 제목의 이 문서에는 8월 8일부터 11박 12일간 평양과 원산을 방문하는 상세 일정이 담겼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26일, 송도원에서 중·러 학생들이 참석한 ‘친선의 밤’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는데, 7월 1차 캠프에 이어 8월 2차 모집에 나선 겁니다.
참가 대상은 7세~17세 사이의 청소년입니다.
주관 기관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청소년교류협회로, 현지 북한 어린이들과의 교류 일정도 포함됐습니다.
안내서 상의 전체 참가 비용은 미공개 상태로, 비자 수수료와 현지 서비스 비용 명목의 1,300위안(미화 약 190달러)만 문서에 명시됐습니다.

“8월이 마지막 기회”...위챗으로 확인한 모집 실태
중국 현지 대북 여행 대행업자와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으로 직접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대행업자는 이번 캠프가 중국인을 대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리는 북한 당국 공식 행사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확정된 방북 캠프는 8월 회차가 마지막이며, 이후 재개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확한 참가 인원을 묻자, 신청 통계는 주중 북한대사관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여행사도 알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가격 구조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행업자는 다른 업체는 1만 위안을 받지만, 7,999위안(미화 약 1,180달러)이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금액에는 비자 비용과 현지 서비스비 1,300위안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총비용은 약 9,300위안(미화 약 1,370달러) 수준으로 확인됩니다.
이동 수단도 구체적으로 파악됐습니다.
안내서에는 고려항공 이용으로 표기돼 있지만, 이번 회차는 단둥에서 열차를 타고 평양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고 대행업자는 밝혔습니다.
신의주 국경 통관 수속에 약 2시간이 걸리며, 단둥에서 평양까지는 열차로 7~8시간가량 소요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양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탐방 코스 포함
이번 캠프에 참가하는 북·중·러 청소년들은 문수물놀이장과 릉라인민유원지,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등을 방문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코스는 평양의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입니다.
이 기념관은 지난 4월 26일 준공된 시설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돼 쿠르스크주 전투 등에서 전사한 북한군을 추모하는 곳입니다.
지난 6월 러시아 일반 단체 관광객에게 처음 개방된 데 이어, 이번엔 중·러 어린이 대상 캠프 정규 일정에도 공식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중·러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체제 우호 선전장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엄격한 통제 지침…“한국 드라마 금지”
캠프 안내서는 참가자 준수사항도 상세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의 가정 방문과 기자·취재 활동이 일체 금지되며, 군인과 경찰, 낙후 지역 촬영도 막았습니다.
김일성 주석 동상 앞에서 지도자의 포즈를 따라 하거나, 슬리퍼와 반바지 차림으로 성지를 방문하는 행위도 금지 대상입니다.
반입 금지 품목으로는 미국과 일본,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이를 저장한 사진이나 컴퓨터, USB 등 저장매체가 명시됐습니다.
현지 결제는 북한 원화가 아닌 중국 위안화나 달러 등 외화로만 가능하다는 점도 안내됐습니다.

성인 단체관광은 6년째 불허
중국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 단체관광 문호는 여전히 굳게 닫혀 있습니다.
대행업자는 중국 성인의 북한 단체 관광이 코로나19 이후 6년째 재개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단둥과 평양을 잇는 국제열차와 항공편은 올해 3월 이미 재개됐지만, 개인 관광비자는 여전히 발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대행업자는 5박 6일 일정에 미화 5천 달러 상당을 지불하는 소수의 사적 개별 북한관광 상품은 비공식적으로 조율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