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차관 “탈북민 만나 자유로운 정보의 힘 목격”

앵커: 미국 글로벌미디어국(USAGM) 국장 후보로 지명된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이 탈북민을 만난 경험을 통해 자유로운 정보의 힘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30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나선 사라 로저스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

미국의 대외 방송인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관할하는 정부 기구 USAGM, 즉 미국 글로벌미디어국 국장 후보로 지명된 로저스 차관은 이 자리에서 탈북민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사라 로저스 USAGM 국장 후보자: 지난 한 해 동안 저는 7만 마일이 넘는 거리를 이동하며, 폐쇄된 사회에서 자유로운 정보가 지닌 힘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로저스 차관은 서울에서 만난 탈북민들이 북한에서 들을 수 있는 외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유를 찾겠다는 꿈을 키웠다는 경험을 전해왔다며, 미국 국제방송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사라 로저스 USAGM 국장 후보자: 서울에서 만난 탈북민들은 미국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짧은 몇 마디가 또 다른 삶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려준 실마리였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그들은 고문과 죽음을 무릅쓰고 오직 이 곳에 있다고 전해 들었을 뿐인 자유를 향해 탈출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려준 것은 바로 우리였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변호사로도 활동한 바 있는 로저스 차관은 “진실을 전하는 것이 USAGM의 존재 이유”라며 “자유로운 사람들은 대체로 미국을 선택하고, 진실은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USAGM의 인력과 기능을 최소화하는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의회가 법으로 규정한 일만 하라는 의미”라며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로저스 차관은 “중국이 선전전과 영향력 확대 활동에 약 4백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미국이 공개 정보전에서 계속 이기고 있으며 “선택권이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대부분 중국보다 미국을 택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월 초 한국을 방문한 로저스 차관은 방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탈북민들과 가진 비공개 면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은 바 있습니다.

당시 로저스 차관은 “폐쇄적인 정보 환경에서 자란 탈북민들은 자유라는 개념을 단편적인 조각들로만 이해하게 됐다”며 “이들 대부분은 어린 나이에 처형이나 고문의 위협을 무릅쓰고 험난한 육로를 통해 탈출했다”고 전했습니다.

로저스 차관이 미 상원 인준을 받으면 수행 중인 차관 업무와 USAGM 국장직을 겸임하게 됩니다.


관련기사

연방 보조금종료로 RFA 운영 중단 위기

“대북 정보유입 중요…한국, 주도적으로 지원 확대해야”


“북 핵실험장 주변 탈북민 30% 염색체 변이”

이런 가운데 북한이 여섯 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출신 탈북민 가운데 30%가 방사선 피폭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염색체 변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해 탈북민 피폭 실태조사 사업 결과를 31일 국회에 보고하고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철거 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핵실험 갱도 입구
철거 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핵실험 갱도 입구 철거 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핵실험 갱도 입구. (AFP)

탈북민 피폭 실태조사 사업은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에 거주하다 2006년 첫 핵실험 이후 탈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피폭이 건강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는 사업이며, 이날 공개된 것은 5년차 결과입니다.

이에 따르면 염색체 이상 정도를 측정해 평생 누적된 피폭선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진단검사 결과 검사를 받은 59명 중 26명으로부터 최소검출한계 이상 값이 나왔습니다.

핵실험으로 방출된 핵종, 즉 방사성 물질에 물과 공기 등을 통해 노출된 영향으로 염색체가 변이됐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를 포함해 최근 5년 동안의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검사를 받은 2백14명 중 64명, 즉 30% 가까운 인원에서 방사선 피폭에 의해 발생하는 염색체 이상이 관찰됐습니다.

다만 지난해 염색체 이상이 나타난 26명 가운데 방사선 피폭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암 발병자는 없었고, 소변 등을 분석한 결과 지금 체내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방사성 물질 오염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의미 있는 수준의 핵종 오염이 없었거나, 오염이 있었던 경우에도 반감기를 계속 거치면서 체내에 검출한계 미만 수준이 남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염색체 변이는 컴퓨터단층촬영(CT) 같은 의료 방사선이나 흡연으로 인한 유해화학물질 노출로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번 결과가 핵실험에 따른 피폭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