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함경북도 일부 당간부들이 추석을 맞아 관할 기관에 명절 물자와 상차림 등 금품을 요구해 주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당·사법기관 간부들, 뇌물 요구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2일 “추석을 맞아 일부 간부들이 자기가 관할하는 산하기관에 명절을 쇨 물품과 돈을 요구하고 있다”며 “뇌물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다 당간부들”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21일) 청암구역을 담당한 청진시당 조직부 당생활지도과 담당책임지도원이 한 산하 기관을 찾아와 추석 관련 금품을 요구했다”며 “부모님 묘 멸리(산소 이장)를 한다는 게 이유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일반 주민들은 조직부 당생활지도과 담당책임지도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를 거”라며 자기가 담당한 관할 기관 지배인∙초급당비서 등 간부들의 당 생활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한마디로 이들의 목을 떼고 붙이는 권한을 가진 직책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디든 담당책임지도원이 내려오면 모두가 긴장해서 맞이하는데, 그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아래 간부들이 알아서 고급 담배 같은 걸 고인다(바친다)”고 밝혔습니다.
이 간부가 산하 기관을 찾아와 요구한 물품은 휘발유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당장 휘발유를 구할 수 없어 대신 현금 150만원(미화 21.4달러)을 마련해 주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이 사람은 명절 전이면 늘 자기가 담당한 기관을 한바퀴 돈다”며 “이번 추석을 계기로 돈이나 물자를 얼마나 받아 먹었을 지 궁금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계속해서 소식통은 “뻔뻔스럽게 뇌물을 요구하는 간부가 당 기관에 제일 많고 다음으로 검찰, 안전부 등 사법 기관에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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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당국의 통제로 뇌물을 요구하는 행위가 과거보다 줄긴 했으나 아직 여전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추석을 맞아 사회급양관리소에 부모 3년상 제사 차림을 부탁한 간부도 있다”며 “시당 조직부 간부라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 간부의 부탁을 받은 급양관리소 소장이 초급당비서와 논의해 한 식당에 임무를 주었다”며 “준비한 상차림을 추석날 새벽 그 간부 집에 가져다 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추석 맞아 조상 구실로 뇌물 요구
소식통은 “여느 명절도 마찬가지지만 추석에 뇌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3년제사, 묘 이장 등 부모나 조상을 구실 대면 자기를 위한 뇌물을 요구할 때보다 낮이 뜨겁지 않아 그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명절이 다가오면 먹을 알 있는(물자를 주무르는) 기관에 당 기관 번호를 단 차들이 줄을 잇는다”며 자기 목줄을 쥐고 있는 당 간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래 기관 간부들이 알아서 섬기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당국이 간부를 대상으로 당과 대중을 이탈시키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통제를 강화하면서 행정간부들은 후과(결과)가 무서워 뇌물을 잘 요구하지 않지만 당간부들은 여전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간부들에 대한 감독과 처벌 권한을 당 기관이 가지고 있고 당 간부끼리 싸고도는 관습이 존재하는 등 행정 간부에 비해 당간부가 누리는 특권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