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AI로 저고도서 궤도 변경”…전문가 “AI 기술 제한적”

북한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저고도에서 비행 궤도를 바꿀 수 있는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 군 당국은 해당 미사일의 비행을 충분히 탐지·요격 가능하다고 밝혔으며, 전문가들도 미사일에 활용된 AI 기술이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딸 김주애, 부인 리설주와 함께 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극초음속 전략무기체계’를 운용하는 부대의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 설명에서 해당 미사일을 중거리 미사일로 표기했다고 전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3일 오전 6시30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사일은 700km 이상 비행했으며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긴밀한 정보 공유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참은 덧붙였다.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3일 공개한 담화다. 김 부부장은 이 미사일이 “저고도에서 비행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 AI 기술이 적용됐고 특히 미사일이 ‘물결식 궤도’를 사용할 경우 한국과 일본이 초기 비행 구간에서 표적을 추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요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전문가 “드론·사이버 결합 땐 위협”

북한의 주장대로 미사일의 비행 중 궤도 변경에 AI가 실제 활용됐는지, 또한 어느 정도 수준의 AI 기술이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및 서구 사회에서 널리 사용하는 AI 기술이 적용됐을 가능성은 낮게 봤다.

‘AI 시대 남북관계의 리스크와 기회’를 발간한 경기대 정치외교학 최인호 교수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아직 북한의 인공지능 기술은 제대로 된 거대언어 모델(LLM)이나, 자율형 인공지능을 자유롭게 쓰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며 “아마 LLM 이전에도 있었던 비전 인식과 같은 제한적인 형태의 자동 인식 기능 정도를 활용해 무기에 적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비전 인식’이란 사람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처럼 컴퓨터가 이미지나 영상에서 정보를 찾아내는 것을 뜻한다.

최 교수는 이어 “북한은 현재 대규모 인공지능 인프라를 가동할 컴퓨터도, 정보망도, 데이터도, 전력도 없는 형편”이라면서 “제한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데, 중국 `오픈웨이트‘(가중치 공개형) 모델 자체도 정보 통제와 검열 때문에 극소수만이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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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구축함 ‘최현호’의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정은-김주애-최현호-미사일 2026년 3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구축함 ‘최현호’의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다. (AFP / KCNA)

다만, 북한이 향후 AI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군사적 목적에 활용할 경우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6월 ‘북한 AI 역량 평가와 안보적 함의’ 보고서를 발표한 김민정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첨단기술전략센터장은 같은 달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AI 개발을 핵 개발과 유사한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센터장: 북한 정권이 주민 아사 상황에서도 핵 개발을 강행하고 그 과정에서 자원 전용과 인권 유린이 자행돼 온 양상은 AI 분야에서도 재현될 소지가 있습니다.

김민정 센터장은 “북한 AI의 위협은 거대한 모델 보유 여부가 아니라 실제 임무 수행 능력에 있다”며 “AI가 드론 및 사이버 작전과 결합될 경우 한미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 중국, 이란과의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할 경우 군사적 활용 능력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올해 이어지고 있는 탄도미사일 시험의 연장선에 있다. 최근에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것으로 한국 측이 판단한 지뢰가 폭발해 한국군 장병들이 다치는 사건을 둘러싸고 남북 간 긴장도 높아져 있다. 북한은 지뢰 폭발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한국 국방부는 6일 북한의 미사일을 발사 준비 단계부터 면밀히 감시했으며, 발사 직후 탐지 및 추적하고 발사 원점도 정확히 식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주장한 것처럼 한국군의 탐지에 한계가 있었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또 한미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은 한미가 보유한 방어자산으로 충분히 탐지·요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라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에디터 이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