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고 태아에도 좋다”… 북 ‘키크기지능콩’ 적극적 홍보 이번에는 통할까

최근 북한 부모들 사이에서 ‘키크기지능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양한 비타민과 미량원소가 포함된 이 제품이 어린이들의 키를 크게 하고 뇌를 총명하게 만든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키크기지능콩은 평양에 있는 동방즉효약물제약회사가 만든 제품으로 아이들의 키를 크게 하고 지능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소문이 자자하다”고 전했다. 동방즉효약물제약회사는 1968년 설립된 북한의 국영 제약·바이오 기업이다.

이 제약회사는 키크기지능콩을 오랜 연구와 적용 과정을 통해 인체에 필요한 여러 종의 비타민과 미량원소를 결합해 만들었다며 복용하지 않을 때보다 키가 상당히 커진다는 점뿐 아니라 태아 지능 발달 효과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크기지능콩은 한 통에 20알씩 포장돼 있다. 비타민류와 요드, 셀렌(셀레늄), 칼시움(칼슘) 등이 들어있고, 이외에도 여러 미량원소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키크기지능콩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이나 정확한 출시 연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에 어린이들의 키를 크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약과 영양제가 등장한 것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키크기지능콩은 아이들의 성장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키를 크게 하며 부족한 비타민과 필수 미량원소를 보충해주고 기억력도 높여준다며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된 홍보를 하고 있다.

“키도 크고 지능도 높아진다” 임상실험 공개

섭취량은 2~7살 어린이는 6~7일에 1~2정, 6~12살은 2~3일에 1정, 13~18살은 1일에 1~2정인데 원하는 키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복용해야 하며 보통 4개월 이상 섭취하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언급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설명서에는 각각 다른 지역 어린이와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3년간의 임상실험 효과가 소개돼 있다고 한다. 키크기지능콩을 섭취한 이들은 섭취하지 않은 이들보다 1년에 평균 3.2~8.8cm, 특수한 경우 15cm가량 더 키가 커졌으며 지능지수도 1.25배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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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내의 한 상점에 기침약과 키 크는 약을 광고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Posters advertising cough medicine and pills to make people grow taller are seen in a shop in central Pyongyang 평양 시내의 한 상점에 기침약과 키 크는 약을 광고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Reuters)

예를 들어 키가 144cm이고 갑상선, 가슴두근거림, 밤오줌증(야뇨증), 불면증 등 여러 증상이 있던 15살 여학생은 4개월간 지능콩을 먹고 키가 10cm 컸으며 밤오줌증 등의 증상도 없어졌다. 3살 남자아이는 3개월 지능콩을 섭취하고 키가 12cm 커졌다. 18살 성인(북한은 만 17살부터 성인) 남성도 4개월 동안 섭취한 후 제자리이던 키가 5.5cm 크는 효과가 있었다.

제약회사의 이런 적극적 홍보에 어린 자녀가 있거나 자식의 키가 크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많은 부모가 이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소식통은 “공식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에 소개된 임상 사례라 대부분 사람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키크기지능콩을 임산부가 섭취하는 경우 뱃속 태아의 뇌신경세포수를 증가시켜 총명한 아이를 출생할 수 있다는 홍보 내용도 있다. 이에 따라 임신한 여성들도 자녀의 미래를 위해 키크기지능콩을 사서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이날 “키크기지능콩이 아이들의 성장뿐 아니라 태아의 뇌도 좋게 한다고 선전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임신 3개월부터 출산할 때까지 하루에 2~3알씩 먹으면 좋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 회사는 성장기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비타민과 필수 미량원소 부족으로 인한 질병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높아 특히 요드부족, 셀렌부족, 피로회복, 무력증, 노화방지, 암예방, 심장병 등에도 좋다는 것이다.

효능에 대해서는 반신반의

하지만 키크기지능콩의 효능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주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다양한 영양제가 등장하고 있는데 국산 제품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 보니 성공한 제품이 거의 없다”며 “키크기지능콩이 그 한계를 넘어설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영희 사단법인 북한개발연구소 소장은 북한에서 자녀들의 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시장화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고난의 행군 시절에는 사람들이 모두 작아 부모들도 자녀들의 키에는 신경을 거의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장화가 나오면서 건강한 체격의 사람이 나오고 키가 커지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자녀들을 많이 낳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기 자식이 체격도 좋고 튼실하고 공부를 잘 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니 북한 사람들이 (관련 제품을) 많이 살 것입니다.”

또한 김영희 소장은 북한 내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라면 임상실험 사례까지 내보내지 않는다며, 키크기지능콩이 수출을 염두에 둔 제품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에디터 이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