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다리’ 신압록강대교…착공부터 개통까지 16년 걸린 이유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를 오는 15일 공식 개통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2010년 12월 착공식을 하고, 2014년 주 교량이 완공된 이후 약 12년 동안 미개통 상태로 남아있던 대교의 개통이 이뤄진 것이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계속 취재해왔던 김지은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가 그동안의 과정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최근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상당히 많았는데.

A) 중국 단둥 현지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거의 ‘실시간’으로 준비 소식을 전해왔다. 지난 8일부터 단둥 세관에서 근무할 관계자들, 경비원, 청소 인력 등이 정상 근무를 시작했다고 이 소식통은 알려왔다. 특히 14일 신화통신 보도가 있기 하루 전인 13일 ‘신압록강대교가 오는 15일 개통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는 예상이 아닌 확정적”이라고까지 얘기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이미 중국 측은 신압록강대교의 개통과 관련해 모든 준비가 끝났고 북한 측의 결정만 기다리는 상황이었다며, 다른 지역에 나가 있는 일부 무역업자들도 15일에 맞춰 모이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Q) 애초에 북중 수교 77주년인 10월6일 개통설이 확산됐었는데.

A) 아무래도 북중 수교일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그런 보도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접촉한 한 대북 소식통은 아직 북한 쪽에서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는 정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단둥 세관을 통과한 화물 트럭이 줄지어 기존 ‘조중우의교’를 통해 북한으로 넘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에도 개통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개통이 하염없이 연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식들이 많았다.

Q) 북한과 중국이 15일 신압록강대교 합동 개통식을 열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러면 ‘조중우의교’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A) 그동안 북중 간 최대 교역 거점인 단둥과 신의주 간 육상 화물 운송은 1943년 완공된 ‘조중(북중)우의교’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조중우의교는 한쪽에 철로가 있고 다른 한쪽에 1차선 도로가 있는 특이한 구조로, 늘어나는 물류 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4천억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해 왕복 4차로로 만든 신압록강대교의 규모는 기존의 조중우의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따라서 신압록강대교가 개통하면 기존의 조중우의교는 중국 베이징과 북한 평양을 연결하는 국제 열차만 다니고, 그 밖의 모든 물류와 인적 교류, 노동자 파견 등은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여러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의 북한 단체 관광과 비자·관광증 발급 등 인적 교류는 아직 정상화되지 않아 이번 신압록강대교 개통 효과는 당분간 일부 화물 운송 분야에 우선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관련기사

중국 신화통신 “북중 신압록강대교, 15일 공식 개통”

신압록강대교 북∙중 세관서 새로운 움직임


장성택 정책과 중국 계산 맞아 떨어져

Q) 신압록강대교 착공식은 2010년 12월에 있었는데, 북중간의 어떤 협의와 과정을 거쳐 착공을 하게 된 것인가.

A) 중국은 2007년 초 북한을 방문한 우다웨이 당시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건설비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새 다리를 놓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그리고 2009년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때 북측의 동의를 끌어냈다. 그 결과 2010년 12월 신압록강대교 착공식이 있었다. 거의 16년 전 일이다. 문제는 당시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국정에서 거의 손을 뗀 시기였다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 생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후계자로 공식 나서지 않은 때라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실상 모든 국정운영을 맡았던 시기였다. 장성택 부위원장은 중국식 개방정책, 수출주도 경제개혁의 경제전략을 지향했고, 이는 북한의 경제 발전이 한반도와 중국 동북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중국 측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졌다. 이에 따라 북중 경협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잇는 새로운 다리가 계획된 것이다. 북한에서는 신압록강대교를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부위원장이 계획했다는 게 거의 사실로 굳어져 있다.

new-bridge.jpg
Cars travel past the New Yalu River Bridge designed to connect China's Dandong New Zone and North Korea's Sinuiju, in Dandong 차량이 중국 단둥시와 북한 신의주시를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근처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 (Reuters)

Q) 북중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신압록강대교 착공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A) 그렇다. 신압록강대교 착공식이 열리던 2010년 12월 즈음은 북중 협력과 무역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이다. 당시 북한 주민들도 개혁개방의 희망에 젖어 있었다. 주민들이 먹고 입고 쓰고 사는 모든 것이 중국산이었던 시기이다. 그런데 2011년 12월 김정일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한다. 이에 따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권력을 이어받았으나 여전히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은 신압록강대교를 ‘장성택 다리’로 부르고 있다.

Q) 2014년 말 다리 공사가 끝났는데도 개통이 계속 미뤄졌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김정은 위원장이 2013년 12월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했다. 그때로부터 중국과의 광물 수출을 비롯해 물자교류가 한층 위축되기 시작한다. ‘장성택 지우기’ 작업이 북한에 진행됐는데, 신압록강대교의 개통 지연도 이와 관련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한 장성택 처형으로 당시에 북중관계도 상당히 얼어붙어 있었다. 2018년~2019년 사이에는 북중관계가 급격히 개선되면서 신압록강대교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졌는데, 코로나19로 북중 국경이 전면 봉쇄되면서 교량 개통 문제는 다시 시야에서 사라지게 됐다. 또한 북한 입장에선 중국과의 교역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급격한 교역 증가가 북한 경제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북한 쪽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제품 대량 유입은 어떻게

Q) 이번 개통도 북중 관계의 복원이라는 맥락에서 볼 수 있을까.

A) 그렇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이후 양국은 교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3월에는 북중이 국제여객열차 운행을 6년 만에 재개한 데 이어 4월에는 왕이 외교부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상을 만났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신압록강대교 개통 문제도 논의되지 않았을까 추정해 볼 수 있다. 다만,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는 늘 온탕과 냉탕을 오갔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Q) 개통이 늦어졌지만 신압록강대교 개통 소식은 북한 주민들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A) 신압록강대교가 개통되면 많은 중국산 제품이 북한으로 유입될 것이고 주민들의 시장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압록강대교가 아직 개통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북한 내부 주민들의 차도 중국차, 손전화도 중국산, 먹는 식품이나 사용하는 생필품도 대부분 중국산이다. 이제 신압록강 대교가 개통되면 더 많은 중국산 물품이 유입되면서 주민들 삶도 달라질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북한이 대중무역에서 무역 적자가 상당히 컸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북중간에 어떤 조율이 있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무역불균형과 사회적 파장 때문에 중국 제품의 대량 유입을 북한 당국이 마냥 묵인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에디터 이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