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입국한 탈북민이 5년 가까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무부 인구∙난민∙이주국 산하 ‘난민수속센터’(Office of Refugee Processing)가 공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9월 30일)에 미국에 입국한 북한 출신 난민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1년 11월, 4명의 탈북민을 마지막으로 지난 5년 가까이 탈북 난민 입국자 수는 ‘0’ 명이다.
그동안 동아시아 지역 중 버마, 캄보디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난민 인정을 받아 미국에 입국했고, 그중에서 버마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에 버마 출신 난민이 많은 이유는 오랜 내전과 소수민족 박해로 대규모 난민이 인접국에 장기간 머물렀고, 미국이 이들을 집단적으로 재정착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16년 연속 입국했다 2022년부터 ‘전무’
미국에서는 2004년 북한인권법 통과로 탈북 난민을 수용하게 된 이후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숫자의 차이는 있지만, 16년 연속 탈북 난민은 꾸준히 미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2011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없다.
이에 대해 전문가와 인권 단체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꾸준히 분석해 왔다.
우선 2020년을 전후로 북중 국경의 경비와 중국 내 단속이 크게 강화해 탈북과 제3국으로 이동이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탈북부터 중국 내 이동에 필요한 비용과 위험 부담도 커졌다. 또 제3국에서 미국에 올 때까지 진행해야 할 난민 심사와 신원 확인, 보안 조사 등도 매우 까다롭다.
게다가 2025년 1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난민 입국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제3국에 체류 중인 북한 출신 난민들이 미국에 입국할 기회는 더 제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공개된 통계만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난민 정책이 탈북민의 미국 입국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나우’의 지철호 정착지원 센터장은 최근 RFA에 이같은 이유 때문에 기본적으로 탈북민 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철호] 북한에서는 아예 못 나온다고 보시면 되고요. 왜냐하면 북한은 국경을 말 그대로 지금 DMZ 못지않게 철조망과 지뢰를 매설해 놓은 상태다 보니까 탈북은 더욱 어렵고 나온 사람들이라 해도 한국에 오는 게 여러 가지 장애물 때문에 이동이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렉 스칼랴튜 미 북한인권위원회 회장도 코로나 대유행을 계기로 더욱 엄격해진 북중 국경의 감시 때문에 탈북민 수 자체가 많이 감소했고,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 정착하는 탈북민도 거의 없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렉 스칼라튜] 코비드 명목으로 북중 국경 지대는 통제가 훨씬 더 심하기 때문에 그만큼 탈출하기가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도 많이 줄었고요,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도 엄청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몇 년 동안 난민 인정 받아서 여기(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한국 입국 탈북민도 작년보다 감소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 수도 급감하긴 마찬가지다.
한국 통일부의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부터 2011년까지 연간 한국 입국 탈북민은 2천~3천 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로나 대유행 시기인 2021년(63명)과 2022년(67명)에 각각 100명 미만을 기록했다가 이후에는 연간 200명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2026년 상반기에는 다시 감소해 전년도 같은 기간인 96명보다 약 35% 감소한 63명이 입국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도 북중 국경 통제 강화와 제3국을 통한 이동 제한을 탈북민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지철호] 과거와 다르게 구출 비용도 최소한 7배에서 10배 정도 상승했잖아요. 최소 일 인당 1,200~1,500만 원 정도 기본으로 비용이 소요되다 보니까 재화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죠.
현재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정착한 탈북민은 224명이며, 한국은 올해 6월 말 기준 약 3만 4천600명으로 집계됐다. 또 약 1천 명이 유럽 국가에 입국했으며, 그중 가장 많은 수가 영국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버트 킹 전 미 북한인권특사는 그동안 유엔 본부와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중국 외교관들을 만나 탈북민들이 원하는 곳에 정착하도록 허용해 줄 것을 촉구해 왔고, 중국 외교부와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를 만나 탈북민의 복지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 문제를 논의하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유엔 관계자들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출신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협의할 수 있지만, 북한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논의하기를 거부했다며, 미국 정부와 의회가 계속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킹 전 특사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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