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북 ‘4.5톤 탄두’ 주장에 “외형으로 판단 어려워”
2024.09.19
앵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전날 4.5톤에 이르는 탄두를 실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종합적인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섞어 쏘는 등 북한 측이 기만 전술을 펼쳤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사일총국이 지난 18일 신형전술탄도미사일과 개량형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한 북한 관영매체.
19일 보도에 따르면 신형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 다-4.5’는 무게 4.5톤에 이르는 탄두를 실은 채 날아갔고, 내륙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은 지표면을 향해 수직에 가깝게 내리 꽂혔습니다.
이 미사일에 대한 시험발사는 지난 7월 1일에 이어 두 번째로 감행된 것으로, 지난번과 달리 실제 탄두를 장착해 폭발 위력을 검증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당국은 북한 측 주장의 진위를 판별하려면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레이더와 미사일 외형만으로 그 무게를 측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폭발량이나 비행 궤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는데, 한미 정보당국이 그것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군은 이번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목적이 지난 번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것인지도 아직 불명확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 탄두를 키워 고중량으로 개량한 것입니다.
지난 7월 1일 이뤄진 첫 시험발사에서 두 발 가운데 한 발이 120km를 날아가는 데 그쳐 실패로 추정됐지만, 북한 당국은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추가 시험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첫 시험발사 때와 달리 미사일이 내륙 육지에 떨어지는 장면이 담긴 사진도 공개됐는데, 일부러 내륙을 향해 미사일을 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시험 실패시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내륙 발사를 강행해 미사일의 정확도에 대한 신뢰가 크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번 7월 1일에는 다행히 산악 지역으로 떨어져서 피해가 없었는데, 그런 모든 것들을 대비하는 한국과는 차이가 많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 군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여러 발을 이른바 ‘섞어 쏘기’ 했지만 한 발의 사진만 공개한 점, 한국 군이 측정한 비행 거리인 400km와는 달리 320km로 발표한 배경에는 기만 의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한국 군은 이미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모두 포착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한국 군, 북 ‘최소 사거리 시험’ 주장에 “기만 가능성 커”
미사일에 4.5톤 탄두를 실어 발사했다는 북한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국과 미국 군이 운용하고 있는 지하 지휘소 등 주요 군사시설 타격용일 가능성, 그리고 한국 군이 발표한 대북 전력에 대응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지하 시설물을 타격하려는 목표도 있지만 한국 군이 발표한 대량응징보복(KMPR) 계획에 맞대응한다는 성격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 군은 이른바 ‘한국형 3축체계’ 가운데 하나로 북한이 남침할 경우 미사일 수십 발을 쏴 평양을 초토화시킨다는 ‘대량응징보복’(KMPR)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은 북한에 산재한 지하 벙커를 파괴할 목적으로 운용하는 탄두 중량 8톤 이상의 ‘고위력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