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무단 가동 여전∙의류품 유통”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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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사진-아시아프레스 촬영

앵커: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의류 제품을 생산해 북한 시장에 유통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 이후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있다는 또 다른 정황이 확인된 셈인데요. 공단에서 생산된 의류는 신흥 부유층을 통해 지방 도시의 시장에까지 유통되며, 시장에서도 공단 제품의 인기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개성공단 의료공장을 언제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 하지만 가동을 시작한 6개월은 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해 10월, 개성공단이 무단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단독 보도한 내용의 일부입니다.

당시 북한이 개성공단 내 19개 의류공장을 은밀히 가동해 내수용 의류와 중국에서 발주한 임가공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보도 이후 북한은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개성공업지구에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누구도 상관할 바가 없다"라며 개성공단이 무단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업지구 공장들은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며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가동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는데요. 그런 가운데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 가동해 북한 내에 공급할 의류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이를 유통하고 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아시아프레스'는 복수의 취재협조자를 통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의류제품의 유통 과정을 조사했는데요. 취재협력자가 만난 의류 유통업자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불법으로 생산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중국에서 주문한 물량을 생산해도 대북제재로 수출길이 막히다 보니 북한 내수용으로 팔리는 겁니다.

취재협력자는 북한 시장에서 양말부터 내의류 대부분이 중국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아무런 상표나 로고가 없고, 단지 '공단 제품'이라고만 불리며 판매되는데요. 취재협조자에 따르면 이 물건들이 기관이나 회사를 거쳐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신흥 부유층에게 넘겨져 지방 도시로 흘러 들어갑니다.

일반적으로 개성에서 사리원으로, 그리고 다시 사리원에서 도매상에게 넘겨져 컨테이너 차량으로 혜산이나 청진, 김책, 함흥 등의 지역으로 유통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평판은 어떨까요?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중국 제품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질이 좋아 부유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또 다른 취재협조자에 따르면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동복의 가격이 보통 중국 돈으로 300~400원, 비싼 것은 미화로 100달러에 이르지만, 제품의 질과 디자인 등이 중국산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비싸더라도 시장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개성공단의 동복은 잘 늘어나는 소재와 100% 오리털을 넣어 만들기 때문에 공단에 남겨진 한국 원자재를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이미 시장에서는 개성공단 제품이 모두 한국산 자재로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 취재협조자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단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정황과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한국의 재산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라고 경고했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도 "개성공단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입장입니다.

[개성공단기업] 개성공단 투자자산은 기업의 자산이므로 무단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확인을 위한 방북을 즉각 승인할 것을 촉구한다.

[개성공단기업] 그곳에 있는 모든 자산은 우리 기업의 것입니다. 물론 전기 시설이나 수도 시설 등은 정부가 투자한 것이지만, 그곳에 있는 자산, 즉 건물이나 기계, 설비 등은 모두 우리 기업의 소유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 같은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개성공단의 시설과 장비, 원자재 등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히려 북한 주민은 개성공단의 가동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또 현재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임금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개성공단 사정을 잘 아는 유통업자와 접촉한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현재 재봉사는 하루에 북한 돈으로 1만 6천 원, 다림질하는 사람은 하루에 1만 원 정도를 받고 있으며 일을 많이 하고 실적이 좋은 노동자에게는 성과급이 지급돼 한 달에 약 50만 원을 받는 노동자도 있는데요. 중국 돈으로 평균 200~350원 정도의 임금입니다.

개성공단이 무단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 이후 미국의 연구기관에서는 위성사진의 분석을 통해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는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지만, 결국, '아시아프레스'의 취재로 다시 한번 개성공단의 무단 가동 사실이 밝혀진 셈입니다.

한편, 개성공단 운영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고 오늘날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개성공단의 재가동에 관한 안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인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무단가동 확인 여부와 시설물 점검을 위해 방북을 신청할 뜻을 밝혔는데요. 지금의 대화 분위기를 개성공단 재가동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을 환영한 바 있고, 북한이 핵 포기에 진정성을 보이기 전까지 미국과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분위기에서 개성공단의 재가동이 당장 실현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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