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RFA 10대 뉴스 ➇] 북중 국경 일부 공식 개방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3.12.27
[2023 RFA 10대 뉴스 ➇] 북중 국경 일부 공식 개방 육로 무역이 재개되지 않아 문이 닫겨 있는 중국 단둥 세관: 지난 10월 촬영
/RFA Photo - 손혜민

앵커: 2023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시간입니다오늘 ‘10대 뉴스’의 여덟 번째 시간은 손혜민 기자와 함께 북중 국경 일부 공식 개방에 관해 이야기 해 봅니다.

 

앵커: 안녕하세요손혜민 기자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안녕하세요준비해 온 자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지난 8월 북한은 코로나로 봉쇄했던 국경개방을 공식 선포했습니다이후 북중 국경 개방은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부분적으로 국경 개방은 열리고 있습니다우선 코로나로 중단됐던 북한의 고려항공이 지난 8, 3년 7개월 만에 운행을 재개하며 평양-블라디보스토크평양-베이징 하늘길이 열렸습니다최근 고려항공 홈페이지에 평양-선양 간 항공권 가격까지 공지되었는데요그런데 단둥-신의주 육로 무역이 여전히 경직되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코로나로 장기간 해외 현지에 발목이 잡혀 있던 북한의 공관 간부들과 비자가 만료된 외화벌이 노동자들이 귀국하고 있지만요인적 이동에 불과할 뿐 육로 무역이 아니라는 겁니다또 단둥-신의주 화물열차도 운행되지만 재개된 시점이 국경개방을 공식 선언했던 8월보다 앞선 지난해 1월이라는 것이죠평양 열병식(군 창건 90주년)으로 코로나가 확산되며 중단했다가 지난해 9월 다시 재개된 이후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는 겁니다.

 

해상무역 역시 국경 개방이 선포된 이후 재개된 것이 아니라 2021년부터 부분 재개되다가 지난해와 올해 들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죠하지만 현재까지 단둥-신의주 육로 무역은 끝내 재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비행기선박열차는 열렸지만 육로 무역 개방만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이런 가운데 최근 단둥-신의주를 연결하고 있는 압록강철교와 신압록강대교로 화물트럭이 운행됐다는 보도가 전해졌다고요?

 

기자: 지난 11 13일 단둥-신의주 압록강철교로 화물트럭이 처음 운행됐습니다그러나 그 차량은 중국비자 만기로 집단 귀국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짐을 싣고 운행하는 것인데이 차량들은 지금도 운행하고 있거든요그러나 단둥-신의주 육로 무역은 재개되지 않았다는 말이죠.

 

신압록강대교도 마찬가지입니다미 연구기관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선임 연구원은 지난 11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신압록강대교에서 교역의 흔적을 전혀 보지 못했다”며 교량에서 차량이 드나드는 등 일부 활동이 관찰됐지만 교량 개통 준비를 위한 작업으로 추정했습니다.

 

앵커: 단둥-신의주 외 다른 육로 무역 경로의 개방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나선-훈춘 육로를 본다면올 초 처음으로 중국 훈춘 세관에서 화물트럭 5대가 두만강대교를 넘어 북한 나진으로 운행하면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2월에 들어서는 밀가루와 식용유생필품을 싣고 나진으로 들어가는 차량이 늘어났고요. 7~10월에는 북한 동해수산물이 훈춘 세관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되어 육로를 통한 북중 교역 활성화에 무게가 실렸었습니다.

 

연말에도 나선-훈춘 육로 무역의 부분 재개는 지속되고 있는데요다만 북한의 경제특구 나선에 자리한 중국기업으로 조달되는 원자재가 많다고 합니다식자재와 생필품도 들어오지만 나진의 교통은 평양이 자리한 내륙과의 육로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제한점이 있습니다나선-훈춘 간 육로 무역은 나선 시장의 일부 물가 안정에만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나선-훈춘 외 무산-난핑 간 육로 무역도 일부 재개되었으나 북한 경제가 살아나려면 북한 교역의 80% 차지하는 단둥-신의주 육로 무역 재개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대북제재와 코로나 봉쇄 장기화로 피폐화된 북한 내수가 활성화되려면 단둥-신의주 육로 무역 재개가 가장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북한이 국경 개방을 선포(8.27)한 며칠 후그러니까 9 1일이죠윤정호 북한 대외경제상이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 왕야쥔 대사를 만나 “조·중 간 경제·무역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양국 인민의 공통된 바람이자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손을 내민 것입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2022) 북한 교역액 15 8,561만 달러 중에 중국과의 교역이 96.7%라고 하는 데요이는 북중 교역의 최대 거점인 단둥-신의주 육로 무역이 재개된다면 중국과의 무역규모가 더 늘어나게 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이에 북한 당국도 코로나로 피폐해진 인민경제를 활성화하려면 단둥-신의주 육로 무역 재개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단둥-신의주 육로 무역이 재개되지 않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 측의 변수가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북한 무역대표단이 지난 10월 신압록강대교 개통에 필요한 통관설비 등을 투자해달라고 중국 단둥 정부를 만난 적 있지 않습니까해방 전 건설된 노후화된 단둥-신의주 압록강철교가 아니라 신압록강대교를 개통해 북·중 간 육로 무역을 확대하자는 의도였죠하지만 중국의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요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의 분석을 들어보겠습니다.

 

통일연구원 정은이 박사: 요즘 북중 관계는 좋습니다그럼에도 신압록강대교에 대한 중국투자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 중국학자들에게 물어보면 (중국이)책임대국으로써 대북제재를 지킨다는 입장이라는 것입니다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을 자극할 만큼 북한의 가치가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북한의 요구를 선뜻 들어주지 않고 밀고 당기고 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문을 안 여는 게 아니라 중국이 제스처만 취하고 있는 것이고그러니 북러 관계가 강화되고 있는데그렇다고 중국이 북러 관계에 우려를 표시하지도 않는 겁니다. (단둥-신의주 육로무역문이 열리면 북한이 (중국에)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는데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육로 무역과 인력 송출이 활발해질 것이고그러면 대북제재와 상충될 수 있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겁니다.

 

앵커: 앞으로 북중 간 무역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2024년 북중 간 무역은 전반적으로 해상과 화물열차육로 무역까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북한으로서는 평양종합병원 준공에 필요한 의료설비나 민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공업에 필요한 제조설비 등을 수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북한 당국이 단둥-신의주 육로 무역을 재개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할 이유이기도 하죠.

 

또 중국의 입장에서도 신의주와 연결된 단둥 무역이 활성화되어야 동북3성 경제가 살아나게 됩니다단둥-신의주 육로 무역이 재개된다면 대대적으로 이루어질 북한의 인력 송출과 설비 수입이 대북제재 위반이어서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규제도 나올 수 있겠지만다양한 편법과 밀무역 통제까지 불가능합니다북한 당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며 국제사회 고립을 자처하지 말고 대북제재 완화에 적극 나서서 민생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앵커: 손혜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23 10대 뉴스 여덟 번째 시간 ‘북중 국경 일부 공식 개방’ 편을 마칩니다내일 이 시간에는 북한의 계속되는 사이버 공격·암호 화폐 탈취 점입가경’”편을 보내드립니다.

 

에디터 양성원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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