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학생들, 학업 대신 가발 제작 나서”

앵커: 4월, 북한에서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일부 학교의 학생 출석율은 3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아이들이 학교 출석 대신 주로 가발 제작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4월 새 학년도가 시작됐지만 북한의 교실은 텅 비어 있습니다. 바빠 맞은 교육당국이 최근 실태를 요해하기 위해 도별 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지역의 학교 출석률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요즘 도안의 학교들에 교육성 검열이 시작되었다”면서 “많은 학생들이 등교를 회피하면서 교실이 텅 비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지방의 학생들은 대부분 가발생산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가발을 만들어야 가족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학생들이 학교 대신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생들이 만드는 가발은 단순한 부업이 아니라 가족의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사활적인 문제”라면서 “이제 학생들이 가발을 만드는 현상은 지역과 지방을 넘어 전국적으로 유행처럼 번지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완성된 가발은 종류에 따라 조금씩 가격 차이가 있지만 평균 1개당 내화 7만~8만 원 정도”라며 “솜씨가 빠른 학생이 5일에 가발 1개를 완성하는데 이는 한 달에 kg당 3만 8천원~4만원의 쌀을 10kg 이상 살 수 있는 액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하지만 가발제작 수요가 많기 때문에 가발을 주문하는 거래꾼들의 검열도 만만치 않다”면서 “한번만 불합격품이 나오면 다시 가발재료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은 극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가발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발제작의 주축은 어른 보다 10대의 학생들”이라면서 “어른은 사회동원을 회피하거나 공장에 출근하지 않으면 조직적인 비판과 함께 강제노동에 처하지만 학생은 배가 고파 등교하지 못했다고 하고 가발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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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요즘 신의주에서 가발과 속눈썹이 외화벌이의 주요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코로나 기간에도 멈추지 않은 가발 주문 제작이 요즘 들어 더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2018년 9월 7일, 평양에서 북한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주최한 외국 기자 견학 중 한 학생이 교사 양성 대학 수업에서 책을 들고 있다.
평양의 한 사범대학에서 한 학생이 수업 중 책을 들고 있다. 2018년 9월 7일, 평양에서 북한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주최한 외국 기자 견학 중 한 학생이 교사 양성 대학 수업에서 책을 들고 있다. (DANISH SIDDIQUI/Reuters)

소식통은 “최근 외화벌이 무역업체들이 가발을 주문하고 회수하는 작업을 전국적인 범위에서 벌이고 있다”면서 “이에 가발과 속눈썹 제작에 눈이 밝고 손기가 빠른 어린 학생들이 나서면서 학교 출석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가발이 식량을 벌 수 있는 최우선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10살, 11살 학생들도 식량벌이를 위해 가발을 만들고 있는데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식량을 구입할 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가족의 먹을 것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당국이 뒤늦게 조사에 나섰지만 굶주림에 처한 학생들을 처벌하거나 학교로 불러낼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학업을 포기한 학생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가발은 중국에서 최종 포장작업을 마치고 여러 나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무역 관련 실정에 밝은 탈북민 김형수 씨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학생들이 식량 마련 전선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북한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김형수: 북한 당국이 가발과 속눈썹을 주요 외화벌이 품목으로 활용하면서, 그 노동의 고통이 고스란히 어린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먹을 것을 위해 가발 제작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은 북한이 주장하는 ‘무상교육’과 ‘아동 중심 정책’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