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성우 parks@rfa.org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을 60여일 앞두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습니다. 이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일전을 치룰 준비를 할 시간이지만, 신당은 후보를 확정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벌써부터 범여권 후보 단일화 이야기를 꺼내고 있습니다.
[nat] 제17대 대통령 선거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자로 기호 4번 정동영 후보자가 당선됐음을 선포합니다.
대통합 민주신당 경선 승리는 결국 정동영 후보에게 돌아갔습니다. 정동영 후보는 지역 선거인단 투표와 휴대전화 투표, 여론조사를 합한 전체 투표수에서 21만 6천여 표를 기록했습니다.
16만 8천여 표에 그친 2위 손학규 후보를 4만 8천여 표차로 누르고 정 후보는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해찬 후보는 11만 여표로 3위에 머물렀습니다.
정동영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꼭 승리해 한국내 경제 양극화를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시대를 이끌겠다고 다짐합니다.
[정동영] 남과 북이 우방이 되는 시대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남과 북이 우방이 되면 정치 경제 사회 외교 군사 이산가족 문제 등 모든 문제가 다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이 변화를 이끌 사람은 국민 여러분입니다. 정동영이가 그 중심에서 앞장서 이끌겠습니다.
정동영 후보는 또 경선 경쟁으로 발생한 당내 갈등을 의식한 듯 단결과 화합을 강조합니다.
[정동영] 창당 후 지난 두 달. 우리는 서로 치열하게 경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상처도 생겼습니다. 분열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제 치유와 통합으로 가야합니다. 하나가 돼야합니다. 하나가 될 때만이 우리의 승리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우리가 하나만 된다면 12월 승리는 우리 것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위와 3위를 기록한 손학규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각각 선거 결과를 인정했습니다. 또 12월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해, 경선 불복이라는 최악의 카드는 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개혁 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저 자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해찬] 이제 모든 앙금을 털고 오로지 12월19일 승리만을 위해서 전진 합시다 여러분!
하지만 경선중 발생한 불법 선거 논란과 관련해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대통령 이름까지 도용해 대통합민주신당 선거인단에 등록시킨 사건을 비롯해 불법 동원 선거 양상은 한나라당의 축하 논평에서 조차 비아냥거림을 불러왔습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입니다.
[나경원] 먼저 축하드립니다. 그러나 정동영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불법 부정 경선으로 여러 가지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덧칠 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부정선거 혐의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은 화합과 단결을 명목으로 후보 서로간 제기한 수사의뢰와 고발을 철회할 방침을 세웠다고 당 관계자들은 전합니다.
내분을 막아야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경쟁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정동영 후보는 또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면 범여권 후보들과 후보 단일화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동영] 민주개혁 평화 세력 범주에 들어가는 분 모두가 힘을 합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대통합의 대상이 되는 문국현 예비후보와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는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엔 동의하면서도 최종 대통령 후보 자리에는 자신이 앉겠다는 입장이어서 대통합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이인제 후보와 문국현 후보입니다.
[이인제] 각당 후보가 결정 되서 국민 앞에 나란히 서게 되면 저는 빠른 속도로 민주당과 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폭발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구요.
[문국현] 저희는 일단 끝까지 갑니다. 그런데 뜻과 가치관과 비전을 같이 한다면 많은 분들이 합류해 오는 것을 11월부터는 동의할 겁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범여권 후보 단일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일찌감치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확정한 한나라당은 당 선대위 구성 후 첫 회의를 15일 가졌습니다. “적은 내부에 있다”며 한나라당은 지금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자만하지 말 것을 이명박 후보는 당부했습니다.
[이명박] 행여 우리가 뭐 어차피 될 거다... 결과적으로 될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정말 버리셔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대통령 후보 선출로 이제 선거는 ‘이명박대 정동영’의 모양새는 갖췄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은 수백만 유권자가 참여한 경선을 치르고도 다시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