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기획 ‘세계로 부는 한류열풍’ - 3회

200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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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 등에서 번져 나가기 시작한 한국의 대중문화의 열기는 이른바 한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한류라는 이름이 탄생한 한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지역으로 여전히 많은 남한의 인기 연예인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여러 지역에서 남한에서 제작된 텔레비전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 내 한류열풍이 계속 지속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한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간기획 ‘세계로 부는 한류열풍’, 오늘은 중국에 부는 한류열풍을 살려봅니다. 진행에 이장균 기자입니다.

지난 3월 20일 중국 최대규모의 음악시상식으로 ‘중국의 그래미상’으로 불리는 ‘펩시 음악풍운방’에 참가한 남한의 인기가수인 ‘비’는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최고의 인기스타들 들로부터 사진촬영과 사인 요청을 받는 등 최고의 한류스타임을 실감케 했습니다.

비는 다른 참가국선수들과는 달리 유일하게 ‘나쁜남자’를 비롯해 세곡을 부르는 등 특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펩시 음악풍운방’은 2004년도 중국, 홍콩, 대만지역의 모든 가수와 그 가수의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를 하는 권위 있는 행사로 중국전역에 5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돼 14억 중국인들이 행사를 지켜봤습니다.

이에 앞서 비가 이번 행사를 위해 도착한 중국베이징 공항에는 도착 5시간 전부터 수천 명의 팬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현재 비의 중국 팬클럽 회원 수는 2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에서는 한류스타의 원조로 불리는 안재욱이 팬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한 팬들은 물론 중국 등에서 100명, 일본에서 400여명의 팬들이 참가했습니다. 안재욱 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임인 팬클럽 ‘포에버’ 창단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습니다..

1990년대 말 중국에서는 안재욱과 HOT 를 양축으로 중국 젊은 세대의 문화를 선도하는 주류세력이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중국매체에서는 남한에서 불어 닥친 이러한 현상들을 단순한 단기적인 바람으로 보지 않고 실체가 있는 문화현상으로 간주하면서 이를 중국발음으로 한리우, 즉 한류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에 베이징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 외국학 종합연구센터의 강진석 교수는 중국인들이 남한의 대가족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랑이 뭐 길래’ 같은 텔레비전 드라마들에서 신선한 충격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것이 한류에 불을 붙이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합니다.

강진석: 어떤 대가족문화나 또는 고전적인, 가부장적인 문화에 낯설어 했던 중국인들이 그걸 보고 상당히 충격을 많이 받고 한국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에 안재욱이나 김희선 류의 드라마들이 들어가면서 장년층 중심의 한류의 중심이 젊은층과 청소년층까지 급속도로 퍼지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구요, 그러면서 소위 댄스그룹인 HOT 같은 한국의 댄스뮤직이 들어가면서 좀더 한류에 대한 관심도가 확산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강진석 교수는 중국이 남한의 대가족중심의 드라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인구 억제 정책 때문에 대가족형태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강진석: 1978년 이후에 중국이 일태화 정책이라고 해서 한 가구 한 가족 갖기 운동을 했습니다. 그래서 1978년 이후에 결혼한 가정들은 자녀를 한명밖에 갖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됐고 사회전체 분위기 자체가 그런 일태화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까 그런 대가족에 대한 문화자체가 상실됐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죠.

강 교수는 중국이 1990년대 개방노선으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유일한 외국문화인 이른바 할리우드 문화, 즉 미국문화를 접하다가 한국의 텔레비전드라마나 음악들이 들어오면서 동양적인 공감대로 인해 중국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라고 말합니다.

강진석: 사실상 중국이 완벽하게 개방노선으로 전환한 것은 1990년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 90년대 이후에 1992년에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했습니다. 그래서 수교와 더불어서 한국드라마들이 들어오면서 사실상 중국인들이 할리우드 문화 이후로 외래문화, 외국의 대중문화로서 처음으로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 아마 동양권에서는 한국문화가 아니었는가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 한국문화가 가지고 있는 친숙함이나 어떤 공통분모라고 할까요, 그런 부분이 중국 젊은이들에게 상당히 어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초창기 한류스타 안재욱, HOT의 인기를 이어받은 남한의 엄정화, 부활, 에즈원, 장나라, 비, 동방신기 등이 여전히 중국대륙의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장나라는 지난 3월 심양에서 팬들과의 사인회를 가졌습니다. 심양시내 건물 곳곳에는 장나라의 대형사진이 내걸렸고 행사가 열린 7층 규모의 대형서점에는 몰려든 인파로 인해 건물 유리 출입문이 부서지는 사고까지 있었습니다. 중국공안 수십 명이 배치됐지만 몰려드는 인파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음악뿐 아니라 '안녕 내 사랑', '해바라기' 등의 남한 텔레비전드라마들도 중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등 중화권에서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 홍콩에서는 남한 문화방송이 제작해 방영했던 '대장금'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지난 1일 홍콩에서 마지막 회가 방송된 남한 텔레비전 드라마 '대장금'은 1월 첫 방송 이후 평균 40% 대라는 사상 초유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대만에서도 한류열풍의 열기는 마찬가집니다. 그동안 홍콩의 무협, 액션, 도박, 중심의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 그리고 일본의 만화, 엽기, 사무라이 부류의 영화나 드라마에 익숙해 있던 대만인들은 가족, 연인 중심의 따뜻하고 순수한 열정이 담긴 남한의 드라마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중국대륙에 번지는 한류열풍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국경을 넘어 평화와 화해의 견인차로 보는 긍정적인면도 있지만 일시적인 과열현상으로 그 수명이 곧 다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습니다. 남한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강만석 책임연구원은 유럽공동체나 미국의 북남미 공동체처럼 아시아의 공동체를 형성해 가는 저변으로서의 한류문화에 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강만석: 지금 세계정세 속에서 아시아, 특히 동북아시아가 갖는 정치적인 경제적인 의미가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마치 그 유럽이 EU, 유럽공동체를 만들고 미국도 미국 나름대로 북미지역, 남미지역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고 하는 것처럼 아시아도 나름대로 그런 공동체를 형성해 간다는 측면에서 그런 것들이 밑바탕의 저변을 깔 수 있는 것이 어떻게 보면 문화적인 교류라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중국뿐만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태국 뭐 이런 동남아 국가들에서 드라마를 계기로 해서 한국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생기고 그것들이 나름대로 그 국가들에 대해 한국의 기업이미지를 좋게 하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한류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돈을 번다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아시아에서 나름대로 문화적인 어떤 주류를 만들어 가고 또 그걸 통해서 여타 영역에 대한 상호교류를 더 손쉽게 만드는 하나의 길을 만드는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죠.

강만석 연구원은 그러나 한류가 보다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지난 3월 한류에 관한 한 세미나에서 한류가 중국에서 퇴조할 수밖에 없는 7가지 이유를 발표했던 강만석 연구원은 중국의 정치체제와 사상이 갖는 근본적인 제약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정부가 문화부분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고 언젠가는 한류와 같은 외래문화에 제제를 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만석: 어떤 특정드라마 소재에 대해서 관여가 될 수 있구요, 또 어떤 특정드라마를 장려할 수도 있구요. 그런 권한들이 중국정부 당국에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작년에 저희가 중국 베이징에서 CC-TV 드라마 채널에서 굉장히 인기를 몰았던 ‘명성황후’같은 그런 드라마도 갑자기 그것이 중국정부에 의해서 중단되는 그런 사례도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지요.

외국학 종합연구센터의 강진석 교수는 중국은 외래문화를 어느 정도 수용하다가 본토화라는 자기화 과정을 거친다면서 한류문화의 중국화로 한류문화가 막을 내일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강진석: 왜 그런 얘기를 하는가하면 중국인들은 외래문화를 받아들이면 초기에는 단순히 수용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여과 없이 수용하는 시기가 있는데 그 수용시기를 거치고 나서는 소위 곧바로 자기화라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소위 중국어로 본토화라는 말을 쓰는데요, 그 본토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이미 그 문화라는 것은, 예를 들어 한류문화라기 보다는 한번 중국화를 거친 그런 문화가 되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중국화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직접적인 한국으로부터 수입으로서의 한국문화가 중국에서 발붙일 자리가 없지 않느냐, 이런 면에서 보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한국영상진흥원의 강만석 연구원은 한류가 중국의 몇몇 지역에서 인기 스타들을 중심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 해서 너무 섣부른 자만감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충고합니다.

강만석: 몇몇 스타에 한정된 문화교류로서의 한류가 됐을 때는 그 스타의 인기에 따라서 금새 식었다가 사라졌다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몇몇 개인의 스타에 의존하는 한류의 취약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측면을 (고려해야겠지요.)

따라서 한류의 지속을 위해서는 한류라는 상품가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좀 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강진석: 그런 부분들에서 우리가 계속적인 문화적인 매력이나 또는 생산 소비적으로 봤을 때 상품가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요.

주간기획 ‘세계로 부는 한류열풍’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 중국에 부는 한류열풍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제작 진행-이장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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