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금융제재의 실무 책임자인 대니얼 글레이저(Daniel Glaser) 재무부 부차관보는 18일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최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동결이 해제된 북한 자금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청문회 현장을 취재한 양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 날 청문회에서 미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Ed Royce) 의원은 미국이 북한의 불법자금을 돌려준 것 아니냐며 글레이저 부차관보를 몰아세웠습니다.
Ed Royce: (Did we return to them ill-gotten gains? Funds produced through counterfeiting, drug running and other illegal activities...)
“북한이 달러화 위조와 마약밀매 등을 통해 벌어들인 불법자금을 미국이 북한에게 돌려준 것 아닙니까”
이는 호전적인 김정일 정권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양보라는 것입니다.
이 같은 추궁에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동결이 해제된 북한 자금이 여전히 걱정스럽다고 시인했습니다.
Daniel Glaser: (Several of these account holders, we certainly do have concerns about...)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됐던 북한 불법행위 관련 계좌주들에 대해 물론 우리는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금을 북한에 모두 돌려준다는 방안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결국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실현가능한 해결책(workable resolution)’이었다고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해명했습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북한 핵폐기 회담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이 문제 때문에 앞서 2주간이나 베이징에 머물며 이 자금을 북한 측 손에 직접 쥐어주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썼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문제는 자신이 이러한 해결책에 만족하느냐, 또 이것이 편안한 해결책이냐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도 말했습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또 미국은 북한자금을 영원히 동결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달러위조 문제에 대해서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북한 측과의 금융제재 관련 실무회담 등을 통해 달러위조 문제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북한의 불법행위를 도왔다는 이유로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시켰습니다. 하지만 이 은행에 동결돼 있던 북한 자금 2천5백만 달러는 모두 풀어주기로 결정해 미국 보수파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여전히 이 돈을 실제로 수중에 넣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 2월 13일 6자회담에서 합의한 영변 핵시설 폐쇄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 측 태도와 관련해 그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유화적 태도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로이스 의원은 미국이 결코 대북금융제재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불법자금까지 모두 풀어준 뒤 미국 측이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달러위조 등 불법행위까지 모두 눈감아 줄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청문회의 증인으로 출석한 데이비드 애셔(David Asher) 전 국무부 자문관도 이 날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미국은 앞으로 금융제재라는 유용한 대북압박수단을 결코 버려서는 안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