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새모어, “북한, BDA 자금 일부 해제에 동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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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된 혐의를 받아온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해 조사를 끝냄에 따라, 이 은행에 묶인 북한자금이 얼마나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액 해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외교협회의 개리 새모어 (Gary Samore) 부회장은 자금 일부만 풀리더라도 북한은 미국의 금융제재가 해제된 것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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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istration Centre of Banco Delta Asia in Macao - PHOTO courtesy of Wikipedia

미국 재무부는 14일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1년반동안의 조사를 끝내고, 이 은행에 대한 제재조치를 확정했습니다.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 (Stuart Levey) 테러 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30일 이후부터 미국 금융기관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간의 거래를 모두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Levey: When it takes effect in 30 days, this action will prohibit all US financial institutions from maintaining correspondent accounts for BDA.

이에 따라 미국 금융기관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과 직접 거래는 물론 간접적인 방법으로도 거래를 할 수 없으며, 이 은행을 위해 환거래 계좌를 열어 줄 수 없고 기존 계좌들도 모두 닫아야 합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05년 9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북한의 돈세탁과 달러 위조에 연루된 혐의로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한 뒤 조사를 벌여왔습니다. 레비 차관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조사 결과 이 은행이 북한의 달러 위조와 담배 위조, 마약 거래, 돈세탁 등 각종 불법행위를 도운 사실을 재확인했으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에도 연루됐음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의 돈 오버도퍼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 재무부가 이같은 강경한 결정을 내린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그 배경에는 국내적인 요인이 있을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Oberdorfer: (The Treasury does not want to appear weak toward N. Korea.)

"재무부가 북한에 대해 나약하게 보이지 않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재무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미국 달러화와 금융체제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죠. 그리고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마카오 당국에 넘기는데 대해서 재무부가 일부 불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됐다는 기존입장을 거듭 확인한 겁니다.”

미국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조사를 모두 끝냄에 따라 이제 공은 마카오 금융당국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레비 차관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조사결과를 이번주중에 마카오 당국에 보낼 것이라면서, 이 은행에 동결된 북한자금 2천4백만 달러를 언제 얼마나 풀어줄 지는 마카오 당국의 소관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13일 타결된 6자회담에서 30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로 북한측에 약속했지만, 동결자금을 풀어주는 법적 권한은 마카오 당국에 있습니다. 북한은 동결자금 2천4백만 달러를 모두 되돌려 받아야 하며 미국도 그러기로 약속했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핵폐기 초기 이행조치를 부분적으로만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오버도퍼 교수는 그러나 미국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조사를 모두 끝낸 만큼 이제 북한이 논쟁을 벌여야 하는 상대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정부와 마카오 금융당국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동결된 북한자금을 푸는 문제가 이전과는 다른 맥락에 놓이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외교협회의 개리 새모어 (Gary Samore) 부회장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 자금 가운데 일부가 불법행위를 통해 조성된 것이라는 점을 미국이 처음부터 줄곧 지적해온 만큼 마카오 당국이 풀어줄 북한자금의 규모가 전체의 절반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북한 역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새모어 부회장은 전망했습니다.

Samore: (The N. Koreans, I think, understood that to the extent the money was involved in criminal activities, they were not going to get the money back.)

“범죄행위와 관련된 돈은 되돌려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북한도 이해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범죄행위에 관련된 정보를 미국이 넘겨주면 관련자들 처벌하겠다고까지 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가 풀렸느냐입니다.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돈이 일부 풀리면 미국이 금융제재를 거뒀다고 얘기할 겁니다. 따라서 핵시설을 폐쇄 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받아들이겠다는 북한의 약속은 별 어려움 없이 지켜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결정이 6자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레비 재무부 차관도 두 사안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북한이 국제금융체제에서 떨어져 나간 것은 미국의 조치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되지 않으려는 금융기관들의 판단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