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있는 국군포로들의 유골도 모셔와야한다


2007.06.06

서울-이진서

6일 남한의 현충일을 맞아 남한 국방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한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국군포로의 수가 500여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돌아온 한 국군포로는 자신만 고향으로 돌아 왔다는 생각에 북녘에 있는 국군포로 동료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합니다.

남한에서는 매년 6월 6일을 정해 6.25 전쟁처럼 국가를 위해 싸우다 숨진 사람들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6.25 전쟁 때 숨진 사람들이 많아 6월의 현충일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합니다.

47년만에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돌아온 한 국군포로 귀환자는 보통 사람들의 무거운 것과는 달리마음이 시릴 정도로 아프다고 말합니다.

국군포로 귀환자: 거기 가서 같이 지내던 천여명의 국군포로 동료들이 나와 같은 처지였는데 저만 오고, 또 여기 오신 몇 분은 돌아가셨지 그러기 때문에 벌써 이렇게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은 국군포로들의 문제가 이날까지 풀리지가 않구나 하는 이런 생각이 많습니다. 내가 탄광, 광산에 나가 있으면서 사실 다 고향을 그리워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남한 국방부는 북한에 생존한 국군포로를 545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남한으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69명에 불과합니다. 국군 포로 송환은 남한에서도 줄기차게 요구해오는 문제지만 이 문제를 다룬 남북 접촉에서 남측은 북측의 요구에 밀려 국군포로 라는 용어조차 사용하지 못한채 전쟁 중 실종된 사람들이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채택해 남한 언론들은 이를 맹비난하면서 송환 대책을 더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현재로서는 국군 포로들이 스스로 북한을 탈출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RFA 기자와 얘기를 나눈 탈출 국군포로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 때문에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면서 남쪽으로 돌아오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국군포로 귀환자: 그때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우리가 한 10년만 여기서 참고 기다려 보자 그러면 좋은 세월이 오고... 또 그때는 어리석은 생각에 통일이라도 되고 남북왕래가 될 줄 알았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때는 10년만 참아보자 한 것이 10년, 10년, 다섯 십년이 지나가고 나니까 ...

북한은 지난 1953년 정전협정에 따른 포로교환으로 현재 북한내에 국군포로는 단 1명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국군포로 송환 논의 자체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 국군포로 귀환자는 잊혀져가는 국군포로들에 대해 기자에게 따지듯이 되물었습니다.

국군포로 귀환자: 6.25전쟁이 끝났어요?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잖아요, 휴전이지. 그래서 언젠가는 6.25전쟁이 완전히 평화협정으로 체결되는 날에는 우리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들도 혹시나 북한도 좀 풀어주고 놔주겠는지... 여기 6.25 참전했던 분들도 많이 고생을 하고 돌아가신 것에 대해서 나도 생각이나죠. 그래서 현충일 때마다 여기 현충원에 가죠.

미국은 전사하거나 실종된 미군들에게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당신은 잊혀지지 않았다”라는 구호를 쓰며 국가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땅에 까지 들어가 미군 유해를 발굴해 그들의 조국 미국 땅으로 데려오고 있습니다. 올해 78세가 된 이 국군포로 귀환자는 남한으로 돌아와 살게 된 것은 또 다른 삶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의 20여년 그리고 전쟁 포로가 된 후 북한 광산과 탄광에서의 삶 또 그리고 70살 고령이 돼서 돌아온 고향땅에서의 인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군포로 귀환자: 아버지는 제가 여기 와서 93세 되는 아버지를 만나서 한 4개월만에 돌아가셨거든요. 그러면 물론 장수하는 세월이 됐다고는 하지만 94세면 괜찮게 산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94세에 돌아가셨으니까 또 내가 와서 아버지를 만나보고 나서 돌아가셨으니까 아버지로서도 한을 푼 것이고 저도 한을 푼 것이고 또 아버지를 만나봤기 때문에 저도 좋고...

북한은 그동안 적대 관계에 있던 미국과도 공동으로 유해발굴 작업을 벌여 지난 1996년 이후 오늘 까지 모두 220여구의 미군 유해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국군 유해발굴은 고사하고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군포로 가족들과 이들을 돕는 남한의 관련 단체들은 이제 북한 정권은 국군포로의 진상을 밝혀서 한국전쟁의 역사를 정리하고 그러고 난 뒤에 미래를 향한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의 발전에 임해야 한다고 현충일인 6일 북측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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