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최근 일주일 사이 세 차례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와 관련해 핵무력 고도화, 한국 여론 분열 두 가지 의도가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31일 전날 서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하며 지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낮은 고도에서 날아가는 미사일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해당 훈련은 신속 반격 태세를 검열하고 전략적 타격 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주변 국가의 안전에는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4일 평양 인근에서 서해상으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혔고, 28일에도 ‘불화살-3-31형’을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세 차례나 이뤄진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식 2차 보복능력 확보 등 핵무력 고도화와 4월 총선(국회의원 선거)을 앞둔 한국 내 여론을 분열시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순항미사일은 낮은 고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레이더 회피가 가능하고 특히 잠수함에서 발사할 경우 사실상 요격이 어렵다”며 “북한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며 성능을 개량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또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같은 직접적인 도발을 할 경우에는 한국의 보수 여론이 결집한다”며 “북한은 (한국 내 여론 분열을 위해) 군사적 피로감은 극대화하되 적정 수준의 선을 넘지 않는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두 가지죠. 적정 수준의 군사적 긴장감을 유지하고 한국군의 대응이 어렵게 하고 한국 내 여론을 분열시키고 다른 하나는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죠. 아직까지 완성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시험발사 등을 통해서 성능 개량을 하고 있는 단계고 향후에도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계속될 것입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매체가 주장한 순항미사일의 발사 플랫폼이 지상, 잠수함 등으로 다양화되는 것과 관련해 “그만큼 발사 원점이 다양해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고 “특히 잠수함 발사의 경우 탐지가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양 연구위원은 “북한이 마치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처럼 주장했지만 실제 이에 대한 근거를 아무 것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것은 (북한이 지난해 9월 전술핵공격 잠수함이라며 진수식을 가진) 김군옥 영웅함 자체가 실전투입 가능한 상태가 아직 아니라는 방증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8일 북한 매체가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SLCM)이라며 공개한 사진에는 미사일이 비스듬한 각도로 해상으로 솟는 모습만 담겨져있는데 이와 관련해 한국 군은 (잠수함이 아닌) 바지선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욱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잠수함 발사의 경우 대한민국 근해가 아니라 원해 예를 들어서 일본 측 EEZ 이런 쪽에서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탐지가 상당히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다만 실제 잠수함에서 이것을 발사하고 실험을 했다고 하는 근거를 아무 것도 제시하지 못했어요.
북한 매체는 31일 ‘화살-2형’ 발사에 대해서는 앞서 ‘불화살-3-31형’ 발사 때와 달리 ‘시험발사’가 아닌 ‘훈련’을 진행했다고 기술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지용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실제 시험 차원이 아닌 실전 준비를 하는 훈련 차원으로 보인다”며 “한국ㆍ미국에 대해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요격이 어렵다는 분석이 다수 나오는 것과 관련해 김 교수도 동의하며 “특히 북한이 잠수함을 통해 동해나 남해 등으로 내려와 순항미사일을 쏠 경우 탐지도, 요격도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 잠수함 침투에 대한 지속적인 탐지와 추적, 유사시 격침까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한국도 핵추진 공격잠수함(SSN)을 보유해야 한다고 밝혔고 미국ㆍ한국ㆍ일본이 핵추진 공격잠수함 개발을 위한 별도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을 제언했습니다.
김지용 해군사관학교 교수:동해 쪽으로 남쪽으로 내려와서 부산까지 내려와서 거기서 조용히 쏴버리면 요격 자체가 불가능해요. 발사 지점도 탐지도 안 될 뿐더러 굉장히 낮은 고도로 조용히 오기 때문에 그것은 그냥 맞는 수밖에 없죠. 반드시 우리가 SSN을 보유해야 됩니다.
이밖에 조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화살-1ㆍ2형’은 핵탄두 탑재를 위한 개발 단계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화살-1ㆍ2형’은 일반 탄두용, ‘불화살-3-31형’은 전술핵탄두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