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전승절 열병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는 감성정치의 일환이라며 눈물이 반복되면 오히려 주민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달 28일 오후 전날 밤에 열린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을 녹화 방영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좌우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자리했고 김정은 총비서는 열병식에 앞서 북한 국가가 흘러나올 때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공식행사에서 눈물을 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서도 주민들의 자연재해 복구 노력을 언급할 때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인 바 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감성정치의 일환”이라며 “간부들에게는 고강도의 공포정치를 하면서 주민들에게는 눈물로 호소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고 전 부원장은 눈물을 통한 ‘감성정치’의 효과에 대해서는 “눈물을 접하는 그 순간만큼은 주민들이 감동을 할 수 있다”면서도 “눈물이 자꾸 반복되면 실제 형편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주민들이 오히려 반감을 가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나를 좀 믿고 지지해 달라 이런 주민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정치의 일환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활이 나아지면 감동을 좀 받겠는데 계속해서 지금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뭘 저 사람은 자꾸 울고 난리야 이렇게 반감이 확산되겠죠.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이 선대 지도자들도 못한 일을 본인이 했다고 판단하며 감개무량함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 원장은 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따로 편집하지 않고 내보낸 것은 지도자가 이렇게 감동하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욱 호소력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김정은 입장에서는 맨날 중ㆍ러한테 지원만 받다가 이제는 러시아를 지원하는 정도의 위상에 올라온 것에 대해서 감개무량함이 있겠죠. 아무래도 선대 지도자들도 못한 일을 본인이 했다고 판단한 것이죠.
30년간 국가정보원에서 북한분석관으로 근무했던 곽길섭 국민대 교수도 김 총비서의 눈물에는 “김정은의 개인적인 소회와 더불어 감성정치, ‘악어의 눈물’로써 눈물을 통치에 활용하고자 하는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곽 교수는 “김정은의 내면에는 서자 콤플렉스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콤플렉스는 긍정적ㆍ부정적 양쪽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극단적인 (부정적인) 상황이 올 경우 공격적ㆍ자학적 행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어떤 개인적인 콤플렉스로 이번에 이렇게 북한의 국가를 들을 때 많은 상념에 쌓이는 그 장면들을 보고 자기가 지나온 시절 등을 되돌아보면서 감정이 억제가 안 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동시에 그것(눈물)을 단순히 감추지 않고 어떤 '애민 지도자'상이라든지 '악어의 눈물' 이런 쪽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탈북민 출신인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에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아도취적인 특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자신의 특정 구상ㆍ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다른 부분들을 고르게 고려하지 못하는 것이 자아도취적 성격의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이어 “지난 10여 년간 통치 과정을 돌아봐도 핵무기에 모든 것을 다 건 것을 정상적인 통치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고 “김정은의 감성에 젖은 통치방식은 향후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감성정치 측면보다는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서 본인이 국가무력완성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하고 감정이 복받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