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부담스러운 부시행정부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시작했지만 이것이 미북관계의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아직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미국 국무부의 톰 케이시 부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앞으로 제출할 핵목록에 대한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Tom Casey: (We want to get a look at a declaration as soon as we can and be able to make sure that we are in a position to verify that that declaration is, in fact, full and complete.)

미국은 북한의 핵목록 신고를 가능한 한 빨리 받아보길 원하고 그 신고가 실제 완전하고도 완벽한 지를 검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유난히 강조한 완전하고도 완벽한 검증이 앞으로 핵문제 해결과 미북관계 개선을 가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부시 행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입장은 북한의 신고 내용을 검증할 기준이 우선 ‘북한에 대한 신뢰’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앞서 로버트 갈루치(Robert Gallucci) 전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 측에서 미국이 추정하고 있는 수준 정도로 핵목록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북핵 협상과정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럽의회의 글린 포드(Glyn Ford) 의원도 6자회담 진전의 관건은 과연 미국이 북한의 핵목록 신고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연내 북핵시설 불능화와 핵목록 신고 등을 줄기차게 외치고 있지만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선뜻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등 미북관계 개선 조치를 취하는 것이 내심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한 일본 측의 요구를 무시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미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은 부시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 재단 선임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Scott Snyder: (Bush did welcome the families of abductees into the oval office, if they see his removal North Korea...)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환영하기도 했는데 이들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배신으로 느낀다면 부시 대통령에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핵문제를 전담하고 있는 힐 차관보의 교체설까지 흘러나오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현재로서는 힐 차관보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국무부 전, 현직 관리들의 말은 부시 행정부가 안고 있는 북핵문제 처리의 입장과 한계를 대변한다고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