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북한에 조류독감 방역지원 통보 및 기타 주요 소식


2005.04.09

남한이 북한 측에 조류독감 방역지원을 통보했습니다. 지원물품에는 방역 약품을 비롯해 장비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은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가금류에 대해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조치들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 그리고 미국과 북한이 북한에서 한국전 당시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했다는 소식 등에 관해 이동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남한, 북측에 조류독감 방역지원 통보

남한이 북한 측에 조류독감 방역지원을 통보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는데요, 소개해 주시죠.

이동혁 기자: 9일 남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한 정부는 이날 오전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 접촉을 갖고 북측에 조류독감 방역 약품과 장비를 긴급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8일 남한 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남한 측의 조류독감 방역지원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북한 측은 그러나 남한 측의 전문가 파견 제의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남한 측은 북측의 이 같은 요청에 따라 인력 지원은 하지 않고 물품만 제공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인 지원물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이: 야외용 조류독감 진단기기를 비롯해 각종 소독장비들입니다. 소독방제 차량, 고압분무소독기, 수동식 분무기, 복합 산성제재 등입니다.

이번 지원은 어떤 절차와 경로를 통해 전달됩니까?

이: 남한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번 지원이 대북 인도지원 물자 제공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남한 정부는 다음 주 중에 국회보고와 남북협력기금 사용에 필요한 교류협력추진협의회 등의 절차를 거친 뒤 경의선 연결도로를 통해 개성에서 북측에 지원물품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조류독감이 완전히 퇴치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남한은 앞으로 추가 지원 계획은 있습니까?

이: 남한 정부 당국자는 방역을 위해 추가로 필요한 장비와 약품, 또 기술적인 협의가 필요한 장비와 약품에 대해서는 북측의 요청이 있으면 제공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번에 북측에 통보한 지원내역은 북측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관련기관이 적정량을 산출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추가적인 지원을 위해 북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요청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모든 가금류에 긴급 예방접종 실시

이처럼 외부의 지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모든 가금류에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지요?

이: 그렇습니다. 남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8일 전국적으로 약 200개의 수의비상방역위원회가 조직돼 모든 가금단위에서 조류독감예방약 긴급접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을 방문해 조류독감 실태를 파악하고 돌아온 유엔 식량농업기구 방콕사무소의 한스 와그너 씨는 지난 6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회견에서 북한 당국은 경제적인 이유로 조류독감에 노출된 닭들 가운데 일부만 소각했다며 대신에 자체 개발한 백신을 살아 있는 닭들에게 접종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Hans Wagner: They have not culled all the animals mainly because of an economic reason, but have used a vaccine which was locally produced.

와그너 씨는 현재 식량농업기구 측이 이 백신의 효능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조류독감의 정확한 현황에 대해서는 밝혀진 사실이 있습니까?

이: 아직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없습니다. 북한도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식량농업기구는 현재까지는 추가로 감염된 닭들이 나오지 않았고 사람이 감염됐다는 보고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그래도 조류독감의 확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북핵 5자, 대북 압박강화책 협의 착수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에 대해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지요?

이: 뉴욕 타임스는 9일자 신문에서 북한이 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에 대해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조치들을 취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비공식협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최근 6자회담을 재개하는 문제에 대해 고위급 접촉을 연이어 가졌지만 북한이 끝내 회담에 복귀할 것을 거부했다고 타임스는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조치들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말합니까?

이: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새로운 조치들 가운데는 먼저, 남한과 미국의 합동 군사훈련의 강도와 빈도를 높이는 방안이 들어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과 정찰활동을 늘리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런 활동은 북한이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밖에 북한의 마약, 무기 밀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는 조치도 들어있습니다. 타임스는 또 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이 회담을 거부한지 1년이 되는 오는 6월까지는 북한의 회담 복귀를 계속 기다린다는 데 비공식 합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미, 북한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 재개

미국이 북한과 공동으로 한국전 당시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있지요? 먼저,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의 배경부터 소개해 주시죠.

이: 미국과 북한은 지난 96년 이후 해마다 한국전에서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벌여왔습니다. 이 작업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2002년 양측이 북한의 핵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작업이 한 때 중단위기를 맞기도 했는데요. 발굴 작업을 논의하는 회담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작업 자체는 중단되지 않고 매년 진행돼 왔습니다.

작업은 평안북도 운산과 함경남도 장진호 등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한국전 당시 격전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측은 올해 이들 두 곳에서 각각 5차례 작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결국 북한의 핵 문제 등 정치상황에도 불구하고 유해 발굴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됐다는 이야기군요.

이: 그렇습니다. 지난 2월 10일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는 등 최근 들어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 때 이런 분위기가 유해 발굴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차질 없이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양측은 올해 작업에 대한 실무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4일 판문점에서 1차 접촉을 가진데 이어 하와이에 있는 미 전쟁포로.실종자 합동사령부 관계자 4명이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미국 측 발굴반의 도착일정 등을 논의했습니다.

또 지난달 15일 해로를 통해 트럭 등 발굴 장비가 북한 남포항에 도착했고 같은 달 26일에는 미국 측 발굴반의 개인 장비 등이 육로로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전달됐습니다. 올해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됐습니까?

이: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담당처의 래리 그리어(Larry Greer) 공보실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통화에서 올해 예정된 5차례 작업 중 1차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며 이를 위해 모두 28명으로 구성된 미국 측 유해 발굴팀이 지난 2일 북한에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Larry Greer: The team members, the full team of 28 people, entered North Korea on April 2.

그리어 실장에 따르면, 미국 측 발굴팀 가운데 26명은 운산과 장진호에 반반씩 투입돼 현재 작업본부를 설치하는 등 발굴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또 나머지 2명은 작업의 진행상황을 워싱턴의 미 국방부와 하와이의 미 전쟁포로.실종자 합동사령부에 전달하기 위해 평양에 대기 중입니다.

양측의 공동 유해 발굴반은 이런 준비작업을 끝내고 오는 16일부터 실제 발굴에 들어가 다음달 24일까지 1차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96년 공동 발굴 작업을 벌인 이래 모두 200구가 넘는 미군 유해를 발굴했으며 이 가운데 20구는 신원이 확인돼 가족들에게 인계됐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