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발사 재개 여부 미국의 대응에 달려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2.02.06
북 ICBM 발사 재개 여부 미국의 대응에 달려 지난 2018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열병식 등장 모습.
/연합뉴스

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검토 선언에 이어 지난 달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에 나서자 북한의 다음 행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큰 상태에서 미국의 대북 대응에 따라 향후 행보가 갈릴 전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부동의 미 대북정책변화 필요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한 달에만 순항 미사일(5일 발사)을 시작으로 30일 중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까지 총 7차례 11발의 미사일을 한반도 상공에 쐈습니다. 특히 중거리 미사일의 경우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미국 괌도 타격 가능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박도 최고조에 달했다는 평가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미국의 대북정책은 ‘현상유지기조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안킷 판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에 대한 안보적 위협 감소를 약속했지만 반대로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며 북한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대북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안킷 판다] 바이든 행정부는 실질적으로 안보 위협을 줄이기 위해 북한이 원하는 것을 제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김정은 총비서가 앞으로 미국의 행동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해요. 바이든 행정부가 고수하는 현재 대북 정책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대북 정책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에 대한 RFA(2) 논평 요청에 미국 국무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고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지속해서 전제조건없는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일단은 조건없는 대화가 먼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겁니다.

 

미국 국방부도 (1) RFA외교에 전념하는 동안에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개발의 진전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한 추가 조치를 위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달 31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와 도발을 중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며 역내 국가에 대한 위협을 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북한의 도발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북한에 책임을 묻는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해나갈 것이라며유엔과도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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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2022년 1월 31일 워싱턴 펜타곤에서 기자 정례 설명회를 하고 있다. /AP

, 올 한해 미국에 대한최대 압박가할 듯

 

미국이 외교적인 문제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이 올 해 강력한 군사 도발에 나서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웨덴(스웨리예) 안보개발정책연구소(ISDP) 이상수 한국센터장은 (1 31) RFA에 올 들어 북한이 미국에 대해 최대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북한의 이런 전략이 올 한 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상수] 지난 2021 1월 신년사를 대신해 발표한 전원회의 보고서에도정면 대결이나 아니면강 대 강을 이미 얘기했고 또 지난해 전원회의 때 그걸 다시 한번 주요 의제로 검토했습니다. 그리고외부 환경에 의해서 전략을 세웠다는 것은 정면 대결과 강 대 강의 전략으로 올해도 계속 이와 같은 안보·외교 정책을 펼치리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고서에서 외교 정책 관련 세부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수립한 전략을 강력히 구사해나갈 것을 암시했다는 겁니다.

 

대미압박과 함께 내부결속 역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가 겨누고 있는 목표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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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 결정 이행을 위한 평양시 집회가 끝난 뒤 사람들이 시위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AFP

 

북한 관영매체는 (1) 1월 결산을 통해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을 자찬하며과업을 달성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사일 개발이 ‘5개년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과업이라며 이를 완수했다고 선언한 겁니다.

이상수 한국센터장은 계속된 경제난 탓에 앞으로도 미사일 개발이 북한의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는 대체재로 사용될 걸로 전망했습니다.

 

[이상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성취), 인민들의 생활 향상이나 이런 거를 근본적인 증거로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 그런 상황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대신 북한의 미사일 기술력 향상과 국방력 강화 측면으로 초점을 맞춰서 지금 미사일 발사를 지금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판다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새해 들어 다수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한 건 내부 단결을 위한 선전과 연대의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안킷 판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서서히 시험 발사하고 결국 새로운 대륙간 탄도미사일까지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올해 (ICBM 시험발사가) 재개될지, 아니면 내년이나 내후년에 재개될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2017년 중거리 탄도미사일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이어지며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던 때와 현재 상황이 비슷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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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8일 중국 공산당 양제츠 정치국원(좌)이 베이징에서 리영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났다. 양 정치국원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으며 리 대사는 북중 간 전통적 우호 강화를 계속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연합

 

, 올림픽 앞둔 중국에 사전협의 구했을 수도

 

북한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코 앞에 둔 시점에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배경은 뭘까?

 

앞서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중 관계 악화를 우려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를 자제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빗나갔습니다.

 

이상수 한국센터장은 미사일 시험 발사에 관해 북한과 중국 간 사전 협의가 있었을 걸로 짐작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지역 안보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중국의 사전 동의가 없었다면 강행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그는 나아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미국을 압박할 기회로 보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상수] 중국은 미국의 정치적·군사적 영향력을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 감소시키는 것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북한도 이런 궁극적인 목적을 같이하는 한, 미사일 도발로 인해서 위기를 고조시키고 강한 요구를 통해 미국이 태도 변화를 보인다면 그게 결과적으로는 중국에도 전략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거죠. 중국도 이를 고려해서 아무리 지금 동계 올림픽 전에 발사해서 지역 안보에 위협을 끼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수용을 할 수 있고 북한에 이에 대한 협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 발사 속에서도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은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양국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데 이어 201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6년간 중단됐던 단둥 중조 국제상품무역 디지털 전람회가 온라인 상에서 개최된다고 (1 27) 중국국제상회가 발표했습니다. 북한과 중국 양국 간 무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무역 박람회는 4 28일부터 6 28일까지 두 달간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북중 양국 간 무역 재개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과연 유엔의 추가 대북제재에 동참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북한의 ‘강 대 강외교 정책이 새해 들어 본격화하고 북중 교역이 점진적으로 재개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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