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난민 유럽 정착 실태, 취재 경험


2006.12.26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나 2월 17일 독일과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그리고 스웨덴 등 서유럽 7개 나라에 90년대 후반부터 모두 280여명의 탈북자들이 난민 자격을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의 취재 배경을 양성원, 안재훈 기자와 돌아봅니다.

안재훈: 지난 2월이었죠. 미국은 북한 인권법안까지 통과시켰지만 북한 난민을 공식적으로 한명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는데 그 때 서유럽 7개 나라가 지난 한 10여 년간 약 280명에게 난민지위를 줬다고 저희 RFA 한국어방송이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양성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17일 저희 방송은 독일과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그리고 스웨덴 등 서유럽 7개 나라에 90년대 후반부터 모두 280여명의 탈북자들이 난민 자격을 인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의 주요 언론은 사설에까지 이 보도내용을 인용하면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는데요. 당시 취재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 나라에 난민지위를 신청한 북한 출신 국적자는 모두 700여명에 달했습니다.

또 가장 많은 탈북자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한 나라는 독일이었는데요. 독일 난민관련 당국자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95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455명의 북한 국적자가 독일 당국에 난민지위 신청을 했고 그 중 232명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했거나 그 지위에 준하는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밖에 영국과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노르웨이 등도 북한 난민을 과거 10년 동안 약 50명 가까이 받아들인 것으로 당시 확인됐습니다.

안: 앞서 지난 1월 직접 벨기에에 정착한 탈북자와 전화인터뷰를 하기도 했는데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양: 네, 탈북자 김 모씨는 당시 벨기에에서 난민판정을 받고 1년 가까이 살고 있었는데요. 벨기에 정부에서 주는 생활보조금으로 생활하고 그 곳 언어를 배우며 현지 생활에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인터뷰 내용을 한 번 들어보시죠.

1월 9일 벨기에 탈북자 인터뷰 >>듣기

양성원 기자: 언제 벨기에에 왔나? 김: 2005년 2월에 왔다.

양: 중국에 있다 온 것인가? 김: 중국에 2년 채 못 있다 나왔다.

양: 북한에서 중국으로는 언제 나왔나? 김: 2003년에 나왔다.

양: 나이가 몇 살 정도 됐나? 김: 22살이다.

양: 북한에서 왜 중국으로 나왔나? 김: 조선에서 살기 어렵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친척도 없고 거기서 죽을 것 같아 건너갔다.

양: 중국으로 가기 전에 무슨 일을 했나? 군인이었나? 김: 아버지가 없고 키도 작아 군대는 못 갔다.

양: 북한에 어머니나 다른 가족들은 없나? 김: 어머니는 어릴 적에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도 북한을 떠났다.

양: 고향이 어딘가? 김: 함경북도다.

양: 어떻게 벨기에까지 오게 됐나? 김: 아버지 여동생이 중국에 살고 있었고 그 분이 돈을 내서 벨기에에 오게 됐다.

양: 안내원한테 돈을 얼마나 줬나? 김: 잘 모르겠다. 아마 뭔가 많이 팔았을 것이다.

양: 중국에서 며칠이나 걸려 벨기에에 왔나? 김: 두 달 넘어 걸렸다.

양: 무엇을 타고 이동했나? 김: 주로 배를 탔다.

양: 벨기에에 간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 아버지 여동생이 서방 나라로 나가라고 그래서 나온 것이다.

양: 벨기에 말고도 서방 나라가 많은데 특별히 벨기에로 간 이유는? 김: 여기 데려 온 사람들(안내원)과 일행이 벨기에로 가니까 함께 온 것이다.

양: 혹시 벨기에가 탈북자들 살기 좋다는 말을 중국에서 듣지 못했나? 김: 못 들었다. 좌우간 이쪽이 자유도 좋고 그래서 나온 것이다.

안: 벨기에에 살고 있는 탈북자 김 모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양성원 기자. 이러한 보도가 나온 후 미국에서도 탈북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라는 목소리가 커지지 않았습니까?

양: 그렇습니다.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에 깊숙이 관여한 한 의회 관계자는 당시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경우와 비교할 때 탈북자들이 유럽나라들에 가서 대거 난민지위를 신청하고 또 그 지위가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은 미 의회나 행정부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wake up call)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미국도 올해 들어 지난 5월부터 소규모지만 일반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직접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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