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가끔식 배가 아파서 내가 무슨 음식을 먹었나 하고 생각해 볼 때가 있습니다. 과식을 하지도 않았고 딱히 평소때와 달리 특별한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 왜 배탈이 난 것일까? 이런 경우를 한번씩은 다 경험하셨을 겁니다. 오늘은 배앓이 때 오는 설사에 대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를 전화연결 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봉희 한의사: 기자님 안녕하세요?
기자: 주로 아침에 자주 설사를 하는 사람의 문제는 뭘까요?
한봉희 한의사: 설사는 대장의 수분 흡수에 문제가 있어 대변이 묽고 자주 배변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대의학에서는 직장암, 호중구가소증, 만성위염, 음식 알레르기, 섬유근육통, 크론병, 약물알레르기, 불안장애, 맹장염, 급성 A형 간염 등이 있을 때에도 설사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원인을 감염성 및 중독성 인자인 세균, 원충, 기생충에 의한 감염, 약물중독으로 봅니다. 그리고 음식 및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찬음식, 기름기 많은 음식, 자극성 음식을 많이 먹거나 변질된 음식을 먹었을 때 그리고 소화기계 질병, 내분비질병, 한냉 등에 의해 생긴다고 했습니다.
한의학에서 설사는 6음사기(풍,한,서,습,조,화 중에 특히 한, 습, 열사 등)가 비위에 침습했거나 섭생을 잘 못했을 때 그리고 비위가 허한 하거나 신양이 허하여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7정(7가지 감정-노희사비우공경)내상 등으로 비위의 운화기능과 대소장의 청탁분리 기능이 장애 되어 생긴다고 보고 있습니다.
설사를 주로 아침에나 새벽에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런 분들의 설사는 신설이라고 하는데 매일 새벽 또는 이른 아침에 하게 됩니다. 원인은 신장이 허한데 음기를 만나서 더 허하고 냉해지면서 설사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오미자산을 써야 낫습니다.
이외에도 신허한데 색욕에 상하면 대부분 발이 차갑고 이것이 오래되면 살이 여위고 새벽에 배꼽아래가 쥐어짜듯 아프거나 뱃속에서 약한 소리가 나면서 묽은 변을 보게 되는데 아픈데가 일정하지가 않고 이질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뼈가 약하고 얼굴이 검어지며 발바닥이 이따금 차고 냉해지면서 새벽에 설사를 하게 됩니다. 이런 설사에는 오미자산이나 삼신환, 목향산 같는 약을 써야 멎거나 배꼽 주위혈에 화침을 맞으면 바로 멈출 수 있습니다.
기자: 먹기만 하면 바로 화장실을 가는 사람의 문제는 뭘까요?
한봉희 한의사: 음식을 먹고 나면 대변이 급해지고 변이 희고, 뱃속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고 배가 끊어지듯 아프면서 바로 설사하는 것을 대장설이라고 합니다. 밥을 먹자마자 대변이 나오는 것은 비와 신이 서로 조화되어야 수곡이 분해되는데, 비기는 비록 강하나 신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음식을 삼키면 대장에서 대변으로 그대로 나오게 됩니다.
이것을 치료할 때에는 이신환을 소금물로 빈속에 먹으면 비와 신의 기가 서로 통하게 되면서 수곡이 저절로 소화가 됩니다. 여기서 이신환은 파고지 볶은 것 4냥과 육두구 생것으로 2냥을 가루 내고, 대추 49개와 생강 절편 4냥을 썰어 푹 달여 생강은 제거하고 대추살만 취해서 가루와 함께 고르게 섞어 환으로 만든 것을 말합니다. 이 약을 소금물로 30~50알씩 빈속에 먹으면 낫게 됩니다.
기자: 이질때도 설사를 하는데요. 이질과 설사의 차이점은 뭔가요?
한봉희 한의사: 설사의 증상은 수곡이 소화되거나 소화되지 않건 간에 아랫배에 힘을 주지 않아도 묽은 변이 나오고 전해질이 빠져나가 노곤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질은 혹 고름이 있거나 피가 있거나, 고름과 피가 서로 섞여 있거나 기름때가 있고, 찌꺼기가 없거나 섞여 있습니다. 통증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데 모두 뱃속이 당기고 뒤가 묵직하여 사람을 괴롭게 합니다. 또한 적색과 백색의 변이 섞여 나오는 것도 설사와 차이점이 됩니다.
이질에 걸렸을 때는 위험한 증상이 8가지 정도 있는데요. 이질에서 적색의 설사 변이 나가는 것은 열로 인한 것이고, 백색의 설사 변이 나가는 것은 냉이 있는 것인데 위험한 증상입니다. 냉과 열이 서로 더해지게 되면 적백색의 설사가 되는 것과 식적으로 냄새가 나거나 경풍으로 청색의 이질이 있거나 또는 비허로 소화되지 않거나, 유행병으로 피가 섞여 있는 것 등은 모두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설사를 자주 하게 되면 체력이 떨어져 걸어 다니는 것도 힘들 정도로 지치게 되는데 방법이나 상식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한봉희 한의사: 설사를 자주 하게 되면 한국에서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하여 별다른 치료법이 없고 지사제 처방정도가 있는데요. 제가 본 환자중에 30대 초반의 남성이 2년동안 하루에 설사를 10회정도씩 하고 있었고, 병원에서 과민성 대장증후군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분 한테 치료 기간이 길어야 3개월 정도 될 것 같다고 하고 화침과 한약, 온열치료를 병행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첫날 치료하고 나서 다음날에 설사가 반으로 줄어서 환자도 많이 편했다고 했고, 보름 정도 지나니 하루에 한, 두번 정도로 줄었습니다.
한달 되었을 때에는 이미 설사도 멎었고 변도 거의 정상 변을 보게 됐는데요. 2년동안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3개월 치료를 다 받으시더라구요.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이 정말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설사할 때 나타나는 여러가지 증상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약재를 선택해야 합니다. 설사라는 것 자체가 허하고 냉하고 습하고, 열해서 생기는 것이 많기 때문에 복부를 늘 따뜻하게 해주고 찬음식, 찬성질의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복부에 뜸을 떠주는 것도 설사를 멎게 하는데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뜸을 뜨면 흉터가 생긴다고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대체 요법으로 나온 각종 고주파 기계라든지 간접구 등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효과 빠른 것은 화침이였는데요. 배꼽 주위혈들에 8~10개 정도씩 2~3번만 맞아도 설사가 잘 멎습니다.
기자: 변을 나눠서 보는 사람 예를 들어 용변을 보고 30분 정도 있다가 다시 가는 경우 문제가 있는 건가요?
한봉희 한의사: 이런 경우를 한의학에서는 이급후중이라고 합니다. 북한 식으로 말해 리급이란 뒤가 곤란하고 당기며 아픈 것이고, 후중은 대장이 묵직하게 아래로 빠져나오는 듯한 것인데요. 변을 보고 와도 다시 변을 보고 싶을 정도로 느낌이 있어서 가면 안 나와서 30분 이상 앉아있게 됩니다.
원인은 한가지가 아닌데요. 화열, 기체, 적체, 기허, 혈허 등의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화열로 인한 것은 서늘하게 해주고, 기체로 인한 것은 기를 고르게 하면 되고, 적체로 인한 것은 적체를 풀어주면 됩니다. 기혈이 허하면 기를 올려주고 혈을 보해주면 됩니다. 이렇게 치료해 나가면 용변을 보고 나서도 또 보고싶은 느낌이 사라지고 몸이 개운해집니다. 치료약으로는 대황, 빈랑, 생도인 등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한봉희 한의사: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요.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배앓이때 오는 설사와 관련해 서울에 있는 한봉희 한의사의 도움말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워싱턴에서 이진서였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