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평양의학대학입니다.
한국에 서울대 의대가 있다면, 북한에는 평양의학대학, 평의대가 있습니다. 북한 최고의 의학대학인데요. 1946년 김일성종합대학 의학부로 시작해서 1948년 분리∙독립했습니다. 1971년‘보건간부 양성의 원종장’으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고, 1979년에는 평양의학대학병원이 평양의학대학과 통합되면서 의학교육과 치료, 연구 기능을 모두 갖추게 됐습니다.
2010년에 평양의학대학이 김일성종합대학의 단과대학으로 다시 편입되면서 오히려 인기가 더 높아졌다고 하죠. ‘이래뵈도 내가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닌다’ 이렇게 내세울 수 있게 됐으니까요. 김일성종합대학을 말그대로 종합대학으로 확대발전시키기 위해서 여러 분야의 외부 대학들을 흡수해서 단과대학의 형태로 둔 건데, 이것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만 낳았던 것 같습니다. 2019년에 종합대학 환원조치에 따라 평양의학대학을 다시 분리독립시켰기 때문입니다. 평양농업대학, 계응상농업대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평북종합대학 의학대학으로 흡수됐던 신의주의학대학도 다시 분리독립했습니다. 북한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세계 일류대학 건설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벌였던 대학의 종합화가 큰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겁니다. 종합대학이란 이름 아래 여러 대학들을 여기저기 모아 두기는 했지만 통합에 따르는 비용과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평양의학대학은 북한에서 의학교육부문의 최고 대학 자리를 계속 지켜왔습니다. 2015년부터 북한 관영매체는 평양의학대학을 ‘의학교육부문의 학술중심, 정보중심, 자료봉사중심, 원격교육중심’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평양의학대학이 의학교육의 일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과의 통합 여부와 상관없이 의학교육부문의 중앙대학인 평양의학대학을 학술일원화의 한 축으로 삼은 겁니다.
학술일원화는 중앙과 지방, 도시와 농촌의 교육수준 차이를 줄이려는 사업입니다. 대학 종합화와 함께 진행된 사업인데, 종합화는 흐지부지됐지만, 일원화는 지방과 농촌의 교육수준을 끌어 올려 전민과학기술인재화,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이루겠다는 목표아래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최신 과학기술 자료와 교육과정안, 교수안을 지방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는 평양의학대학부터 교육의 정보화를 이뤄야 했습니다. 그 중심에 전자도서관이 있었는데요. 2013년 7월에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2010년 5월 김일성종합대학에 편입됐을 당시 김일성종합대학은 이미 한 달 전에 전자도서관의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평양의학대학도 자체적으로 전자도서관을 지은 거죠.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을 보니까 전자열람실과 원격강의실, 학술교류실이 꾸려져 있더군요. 평양의학대학은 전자도서관이 문을 열기 전부터 이미 의학부문의 원격교육중심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100여 개의 학과목에 대한 원격강의안을 작성하고, 동화상이 담긴 전자교재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2016년에는 판형컴퓨터와 지능형손전화기를 이용해서 원격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습체계를 개발완성했고, 2017년에는 전자도서관에 원격 화상회의와 원격강의가 가능하도록 전용공간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낙후된 지방 의료시설과 심각한 의료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고민한 끝에 이런 방법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앙에서 아무리 발벗고 나서더라도 지방 의료교육기관들의 시설과 장비, 인력을 보충해 주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겁니다. 대형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그 곳이 어디든지 지방 주민들도 마음껏 찾아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체제도 마련돼야겠죠.
시간이 벌써 다 됐네요. 다음주에는 코로나 사태와 평양의학대학에 대해 좀더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