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체제 유지를 위해 경제를 희생시키는 김정은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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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갱생'이라는 표어가 붙어 있는 평양공장의 모습.
'자력갱생'이라는 표어가 붙어 있는 평양공장의 모습.
/연합뉴스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년 7~8월에 들어서자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정치국 등 최고지휘부서의 회의가 몇 차례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와 큰물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회의가 김정은 주재 하에 몇 차례 개최되었고, 사태의 심각성을 요해했는지 김정은 자신이 큰물피해 현장을 방문하여 향후 대책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런 당 중앙의 대응은 사태의 심각성과 긴급성에 비추어 볼 때 긍정적 평가를 받을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오늘과 같은 경제성장의 퇴보와 국토관리의 실패를 초래한 기본적 요인이 경제노선의 전환 없이, 임기응변적인 대응방식으로 무너진 북한경제를 정상화할 수 있는가? 한마디로 “없다”고 단정합니다. 현재 여러분 당이 고수하고 있는 자립적 민족경제니 사회주의 공업화니, 경제와 국방의 병진이니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니 하는, 이른바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전략적 노선을 고수하고서는 아무리 강력한 실현투쟁을 전개해도 북한의 무너진 경제를 바로 세울 수는 없습니다. 이런 낱말들은 하나같이 허언, 허구입니다.

오늘날의 각국경제는 국가의 크기와 관계없이 유무상통하며 상호의존관계를 형성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제조공업에 필요한 지하자원이나 경제운용의 윤활유 역할을 담당하는 금융 재정부문, 상품의 유통을 담당하는 수입·수출 등 모든 경제부문에서 유무상통하며 상호의존성이 거미줄처럼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현실을 외면하고, 인민경제의 주체화니 현대화니 과학화니 떠들어도 소기의 경제성장 목표는 달성할 수 없으며 원천적으로 경제성장을 해칠 뿐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러한 글로벌 경제, 유무상통, 상호의존의 경제관계에 편승하여 사회주의 경제노선을 버리고 시장경제원리를 채택한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러시아, 중국, 베트남이었습니다. 이들 나라는 전례 없는 경제성장을 기했습니다. 여러분도 보고 있는 대로 미국과 맞상대를 부르는 중국의 경제성장은 바로 1978년 등소평이 체제개혁과 대외개방으로 전환한 것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말 그대로 영토나 인구 면에서 세계적 대국인 중국이 전통적인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대외개방으로 이행하며 사회주의 자립경제노선을 포기했을 진데, 어떻게 10여만 ㎢, 2500만의 인구를 가진 약소한 북한에서 사회주의 자립민족경제건설이 가능할 수 있겠습니까?

당 간부 여러분도 여러분 당의 문건을 읽으면 허위 날조된 미사여구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 아닙니까? 우리처럼 해외에서 북한경제현실을 관찰하는 자에게도, 고난의 행군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북한경제의 실상이 손에 잡힐 듯 명백한데 하물며 북한 내에서 매일 매일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북한주민과 대하며 중앙에서 내려 먹이는 무지 막대한 건설목표와 생산계획을 받아든 여러분 당 간부의 입장에서, 김정은을 비롯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성원들이 과연 오늘의 경제현실을 있는 그대로 요해하고 내리는 명령인지 보다 심각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금년 2020년으로 끝나는 5개년 경제전략목표의 성취를 강조한 여러 문건을 보면 한결 같이 기술한 문구가 이런 것들입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회주의 시장의 붕괴로 사회주의 건설에는 커다란 난관이 조성되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변화된 환경과 현실 발전의 요구를 반영하여 당의 혁명적 경제전략을 제시하고 농업과 경공업, 대외무역에서 전환을 일으키고 인민경제의 선행부분인 전력공업, 석탄공업, 금속공업, 철도운수의 발전을 추진하였다. 완강한 공격정신으로 조성된 난국을 타개하고 고난의 행군시기에 승리의 내일을 내다 보시며 사회주의 경제강국건설의 웅대한 구상을 펼쳤다. 뿐만 아니라 선군시대 경제건설 노선을 제시하고 나라의 국방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안정시키며 정보산업시대,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경제를 발전시켰다. 그리하여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력에 새 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곧 사회주의 강성국가라는 고전적 정식화를 내리시고 새 세기 경제 강국건설 노선을 제시하여 그 실현을 위한 투쟁을 영도하셨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일 시대의 이른바 선군시대 경제건설 노선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 유엔을 비롯하여 미국, 일본, EU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강력한 경제제재를 초래했습니다. 전 세계가 인류역사상 전례 없는 유무상통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기하던 지난 30여 년간 북한은 유무상통의 세계경제에서 추방되어 세계 최하위 빈곤국가로 전락했고 이에 더하여 최악의 인권탄압국가의 치욕적 낙인을 받게 되었습니다. 대외 개방하여 활발한 대외교역을 진행해야 할 시기에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여러분 당의 최대 동맹 지원국가들이 미국의 요구에 선뜻 응하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찬성함으로 전 세계적 규모에서 대북경제, 외교적 제재가 실시됨으로 건설과 생산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습니다. 결국 오늘의 북한경제는 자립적 경제가 아니라 중국에 빌붙어 유지되는 대중국 의존경제로 전락했습니다.

지금 북한의 장마당이나 도시 상점에서 거래되는 물건 중 중국제품이 90%가 넘습니다. 최근 3년동안 중국을 상대로 하던 수출이 급감하다보니 연간 25억 달러의 외화수입이 감소하여 외화 고갈상태에 빠졌습니다. 코로나19의 북한 내 감염을 막는다고 압록강, 두만강 국경을 봉쇄하다 보니 인민대중의 일상생활 필수품이 품절되어 극심한 곤경에 처했습니다. 이런 현실이 과연 사회주의 경제 강국의 모습이라 할 것인가?

당 간부 여러분! 과연 이런 경제현실을 누가 왜 초래했는가? 바로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이른바 백두혈통의 독재체제 유지를 위한 대외개방과 경제체제 개혁을 거부한 것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여러분도 로동당의 일당독재와 김씨 왕조의 세습체제 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중국이나 베트남은 개혁, 개방으로 전환하고도 공산당의 1당 독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노동당 간부이지 김정은 왕조의 벼슬아치가 아닙니다. 체제개혁, 대외개방으로 이행해도 중국공산당이니 베트남 노동당의 간부들처럼 여러분의 지위를 온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권고하지만 지금 여러분은 당내 민주주의를 도입하여 무너진 경제를 정상화할 수 있는 새로운 투쟁을 전개해야 함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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