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보기] 단동 특별경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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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단동지역에 대한 특별경비가 강화되었다는 정보가 유출되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화폐개혁을 맞아 북한이 농민들에게 베푼 장려금이 배려가 아니라 '빚'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북한에서 새해를 맞아 외화사용을 금지시키자, 개인들 사이에서 달러와 위안화가 암거래 되면서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에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나눠봅니다.

1. 김정일 ‘방중설’ 왜 숨어 다니나?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올해는 새해부터 ‘100년 만에 폭설’이 내려 남한 국민들이 겪는 불편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아무튼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온다고 했는데, 이번 눈이 올해 북한 농사가 잘 되는데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 시간 시작합니다.

MC:

정영기자,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설이 솔솔 흘러나오는 가운데 얼마 전 남한의 한 대북방송이 단동지역에 특별경비가 강화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김정일 위원장이 새해 벽두부터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추측은 이미 여러 한국 언론에도 보도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일 자유북한방송은 단동 통신원의 제보를 인용해 단동지역에 특별경비가 강화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만일 김 위원장이 중국으로 간다면 지금까지 단동을 이용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 쪽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 방중설이 나오면 단동 지역은 항상 초점 대상이었습니다.

이쯤 되면 일본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단동에 ‘카메라맨’들을 파견해 24시간 신의주에서 단동을 잇는 ‘조중우의교(朝中友宜橋)’ 다리를 주시할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과거에도 중국을 방문하거나 러시아를 방문할 때도 비행기를 전혀 이용하지 않고 철도를 이용했기 때문에 이번에 중국방문이 예정된다면 단동을 통해 기차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MC:

지난 시기에도 김정일 위원장이 연초에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정영:

김 위원장은 지난 2001년과 2006년에 중국을 방문할 때 1월을 택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김 위원장의 경호를 맡은 북한군 호위총국은 중국 공안기관에 협조를 요청해왔습니다. 김 위원장이 움직일 때마다 호위총국이 경호를 담당하는데, 김 위원장이 탄 열차가 지나가기 5시간 전부터 중국 국가안전부(한국의 국정원격), 중국 공안에 통보를 합니다. 신의주-단동철교에 대한 경비와 단동 역전에 대한 경비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김 위원장이 움직이면 일단 1호 열차 석대가 단동에 들어와서 잠시 정차한 뒤, 이어 북경(北京)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호위총국이 요구하는 경호 인원이 턱없이 많아 중국 공안기관도 김정일 방중에 대해서는 아주 시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호위총국에서 단동 역전을 에워싸는데 만해도 보안요원 수백 명을 요구하기 때문에 중국공안들도 불평이 많다고 합니다. 단동시의 국가안전부 산하 안전요원들과 공안원들을 동원해도 모자라기 때문에 중국 측에서는 북한 측의 경호요청이 오면 심양(沈陽)에서 인원을 충원하든가, 아니면 일반 건물을 지키는 보안요원들까지 동원시켜 불만이 많다고 단동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MC:

그러니까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할 때는 항상 경비가 삼엄하단 말씀이군요.

정영:

일단 단동 역전에는 2겹3겹으로 안전요원들과 공안원들이 둘러싸고 단동 역전과 마주한 큰 건물에서도 테러 위협이 있을 수 있어 모두 봉쇄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외신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할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 건물 위에도 경비를 세운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동의 현지인들은 이번에는 과거와 같이 경계가 심하지 않고, 김정일이 설사 방중 하더라도 새벽 4~5시경에 불시에 통과하기 때문에 사실여부를 잘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6년 1월 8일 같은 경우에는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단동에 약 5분 동안 정차를 한 후 중국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곧바로 북경으로 들어갔다고 단동 현지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MC:

김 위원장의 방중 통로로 단동 외에 다른 지역은 없습니까,

정영:

물론, 혜산시를 통해 장백지구나 회령을 통해 도문으로 갈 수 있지만, 그곳은 경호가 허술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2006년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설이 나올 때 남한의 한 언론사가 김정일 방문루트를 모두 점검해 보았는데, 평안북도 창성을 통해 중국으로 보트를 타고 넘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MC:

김정일 위원장은 왜 해외 방문을 극비리에 하는 것입니까,

정영:

이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다른 점인데요.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방문을 갈 때는 텔레비전을 통해 방문 일정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비행기를 타고 버젓하게 가는 것과 달리 북한의 김정일은 계속 숨어 다니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을 신격화하기 위한 행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사실은 테러위협 때문입니다. 지난 2004년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 용천역전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나지 않았습니까? 그 때 폭발사고 때 변을 면한 김 위원장은 해외여행을 더욱 비밀리에 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는 어디를 가든 절대로 먼저 공개하지 않고 자기가 다 다녀간 다음에 북한 언론에 보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MC:

만약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사실이라면 왜 지금 시각에 중국을 왜 방문한다고 보는가요?

정영: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추측은 중국의 고위인사들이 북한을 다녀간 다음에 나왔습니다. 북-중 국교관계수립 60돌을 맞아 온가보(溫家寶) 중국 총리가 북한을 다녀간 다음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는데, 중요하게는 북한이 6자 회담 재개와 관련해 중국의 지지가 필요하고, 또 화폐개혁으로 인한 경제난을 막기 위해 중국에 경제지원을 요청하기 위해서도 중국을 찾아갈 것이라고 한국의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자기의 뒤를 이을 후계자인 김정은을 중국의 지도자들에게 인사도 시킬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의 방중이 신빙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지난번처럼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관리가 북한에 갈 가능성도 있고, 또 경제지원을 위해서라면 북한에서 총리 등 실무자들이 갈 수 도 있기 때문에 굳이 김 위원장이 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MC:

김정일 위원장이 뇌혈관 질병으로 앓고 있는데, 해외여행이 과연 가능할까요?


정영:

김정일 위원장이 아픈 몸을 끌고 중국에 갈 수 없다는 분석도 있는데, 사실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스러졌다가 회복세를 보인 이후에 현지시찰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도에는 현지 시찰 건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아파서 중국에 못 간다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김 위원장이 비밀리에 갑자기 중국에 들어간 전례가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의 방중을 놓고 단정 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MC:

중국의 지지와 경제지원이 필요한 시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비밀리에 다니기 때문에 언제 이뤄지겠는지 알 수 없다는 말씀이군요.

2. 북 농민들에게 준 장려금 결국 ‘빚’

다음 소식입니다.

MC:

북한에서 이번 화폐개혁 때 농민들에게 푼 장려금 성격의 뭉칫돈이 결국 빚이었다는 소식이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은 이번 화폐개혁을 맞아 함경북도 지방의 농민들에게 1인당 1만 4천 원가량의 신권을 '장려금'으로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날이 지나가면서 이 돈이 북한 당국이 농민층을 잡기 위해 베푼 선심이라는 속심이 드러나고 있다고 북한과 연락하고 있는 탈북자들이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가 고향인 한 탈북자는 얼마 전 가족들과 통화를 했는데, 자기 가족들도 장려금을 받았는데, 그걸 3년 동안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가족은 설 이튿날 거름전투에 동원되었는데, 협동농장 관리위원회(농장 사무실) 간부들이 “국가에서 농민들에게 이번에 준 장려금은 농민들이 일을 잘해서 준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물어야 하는 선 돈(빚)”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MC:

북한이 화폐개혁을 하면서 “근로하는 사람들을 잘살게 하는 정책”이라고 선전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농민들을 빚의 올가미에 묶어 둔다는 소립니까,

정영:

지난해 평안도와 황해도의 벌방(평야지대)지방에서는 농사가 괜찮게 되어 이 지역 농민들은 장려금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지방에서는 곡물 계획에 따라 식량 현물과 현금분배를 다 받았다고 합니다. 이 지방의 어떤 농민은 2만원을 받은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1만 5천원을 받는 등 다양하게 받아 어떤 가정에서는 3~5만 원가량의 현금 분배를 받아 생활이 펴인 농민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함경북도 지방은 작년에 냉해를 받아 농사가 되지 않았고, 거의 논이 아니고 강냉이 밭이기 때문에 알곡계획을 하지 못한 농장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농장에서 일하는 농민들에게 줄 현금분배도 턱없이 모자랐다고 합니다.

그러자, 북한은 농민 한 사람당 1만 4천 원씩 분배 돈을 일률적으로 주었다고 합니다. 농민들은 처음에 공짜 돈인 줄 알고 좋아했지만, 후에 농장 간부들이 갚아야 하는 돈이라고 하자, 실망이 크다고 합니다.

북한은 화폐개혁을 하면서 농민들에게 돈을 주지 못할 경우, 화폐개혁 이후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증대되어 불만이 나올 까봐 선심용 채권을 발행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MC:

갚아야 하는 돈이라면 이자나 상환기간이 있지 않나요?

정영:

북한이 이번에 농민들에게 내준 장려금에 대한 이자는 없다고 합니다. 남한으로 말하면 무이자 대출인데요. 상환기간은 3년이라고 농장간부들이 농민들에게 선포했다고 합니다. 농장 간부들은 농민들에게 “내년도 농사를 잘해 1년 안에 갚을 수 있는 사람은 갚아도 되지만 3년은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MC:

이번 화폐개혁은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은의 주민들에게 베푸는 선심용이고, 그에게 충성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요?

정영:

여기서도 북한이 이번 화폐개혁을 왜 했는지 진의가 드러납니다. 북한은 김정은의 정치적 지반을 닦기 위해 근로계층을 잡아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즉 돈이 없는 대다수 노동자, 농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배려를 돌려야 하는데 결국 그것이 시장 세력들의 돈을 빼앗아 푼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무상 몰수한 시장 세력의 돈을 근로계층에게 공짜로 준 것이 아니라 빚으로 주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후계자가 자기 낯내기를 하기 위해 국고에서 채권을 발행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농민들은 결국 화폐개혁 이후에 물건을 사느라고 돈을 좀 썼지만, 결국은 빚쟁이로 되고 만 것입니다.

MC:

결국 북한이 시장 세력들을 잡고 근로계층을 잘살게 한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농민들에게 거저 주는 공짜돈은 아니었다는 말씀이군요.

3. 북한 외화 암거래 환율 오락가락

다음 소식입니다.

MC:

북한에서 새해부터 외화사용을 금지시킨 후에 북한의 환율이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이 외화 사용을 금지 시킨 후 외화거래는 개인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6일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지방별로 외화 환율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평양에서는 100달러당 북한 돈 신권으로 11,000원이고, 평성은 1만원, 신의주에서는 8,100원, 함경북도 무산군에서는 8천 원씩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 돈인 인민폐는 100원당 평양에서 신권 800원, 평성에서는 800원, 신의주에서는 790원에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국가에서 정한 외화 환율은 100달러당 신권 1,1000원 가량, 인민폐는 160원 가량 됩니다.


MC:

북한에서 외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데 개인들끼리 교환할 수 있습니까,


정영:

북한이 이번에 취한 외화사용 금지 조치는 시중에 있는 외화를 국가에 빨아들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그런데 국가에서 정한 환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개인들끼리 거래가 음성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북한 당국이 국가은행의 외환 환율을 조금만 올리면 개인들끼리 거래하는 암거래 환율도 그에 맞게 올려 뛰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화는 여전히 개인들 사이에서만 돌고 국가로 흘러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북한도 처음 개인들에게 있는 외화가 들어오지 않자, 100달러당 1,100원 하던 것을 4,000원으로 올리고, 인민폐 100원 당 북한 돈 400원 가량으로 올렸지만, 그에 맞게 암거래 환율도 또 올랐습니다.

MC:

결국은 북한 당국이 의도한대로 외화를 걷어 들이지 못한다는 소리가 아닙니까,


정영:

북한이 외화사용을 하지 못하게 한 조치는 당초부터 잘못되었다는 목소리가 북한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외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당 간부, 외교관들, 무역기관 종사자들, 그리고 보위부와 검찰소 등 권력기관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이 부정축재와 뇌물로 외화를 벌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상당한 량의 외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순순히 외화를 내놓겠습니까, 이번 화폐개혁 때도 이 사람들은 절대로 밑지지 않았습니다.

MC:

외화를 갖고 있는 사람 중에 보안원 검찰소 간부들이 포함되었다면 외화사용을 단속하는 부서가 아닌가요?


정영:

그렇습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외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포고문을 낸 기관이 인민보안성인데, 그 사람들은 저들의 달러나 엔화는 감추어 두고 다른 사람들이 쓰지 못하게 포고를 내고 잡아들이겠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기본 장본인은 저들이면서 다른 사람들을 잡겠다는 것입니다.

MC:

북한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모순투성이군요. 나라의 법을 만들고 질서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범법자가 되는 사회적 모순,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국가운영 방식이라고 보입니다.

정영기자, 오늘 소식 수고 많았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북한 들여다보기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시간에 다시 새로운 소식을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지금까지 진행에 최영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