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북한인은 러시아에서 종종 외화 단속될까?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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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9일 러시아 현지시각 오후 3시 경 블라디보스톡 국제공항에서 북한 건설 노동자 50~60여명이 평양행 고려항공 TU-204기종을 타기 위해 수속하는 모습.
지난 6월29일 러시아 현지시각 오후 3시 경 블라디보스톡 국제공항에서 북한 건설 노동자 50~60여명이 평양행 고려항공 TU-204기종을 타기 위해 수속하는 모습.
사진-이신욱 교수 제공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최근 북한과 인접한 러시아 국경도시인 을라지보스또크(블라디보스토크)에서 20만 달러 상당의 외화를 몰래 들여가려던 북한인이 러시아 세관당국에 단속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러시아 국경도시로, 시베리아와 러시아의 광할한 영토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힘들게 일을 하여 번 돈이 북한으로 유입되는 곳입니다.

그러면 가뜩이나 외화가 부족한 북한에서 왜 이처럼 인편으로 돈을 나르다가 발각되어 회수당하는지,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연합뉴스 녹취]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북한 여성이 3만 달러, 우리돈 3천300만 원 상당의 외화 현금을 불법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돼 재판에 회부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이 녹음은 2년 전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외화를 밀반출하려던 북한여성이 단속되었다는 한국언론의 보도입니다. 이러한 보도는 종종 러시아 언론의 헤드라인(표제)을 장식합니다.

얼마전에도 러시아 극동세관인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신발포장용 상자에 현금 20만 달러를 가지고 들어가던 북한인이 체포되었다고 한국 연합뉴스가 러시아 매체인 프리마미디어(PrimaMedia)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 북한인은 평양으로 가는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가던 중 미신고 된 미화 19만2천 달러와 1천 유로를 소지한 혐의로 공항 세관에 체포되었습니다.

세관당국은 검거된 북한인을 외화 밀반출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북한인은 불법 반출 금액의 5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고, 최대 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러시아 세관법에 따르면 미화 1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반출하거나 반입할 경우 반드시 신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 세관법 뿐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소지할 수 있는 현금은 엄격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에는 1만 달러, 중국의 경우에는 5천 달러, 일본의 경우에는 100만엔이상 가지고 갈 경우, 신고해야 합니다.

다른 나라들이 이처럼 현금에 대해 엄격한 규정을 두는 것은 그 돈이 테러나 불법적인 거래에 이용되지 않도록 방지하자는데 있습니다. 또 과도한 외화반출을 막으려는 각국의 약속에 따라 전반적인 나라들에 이러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부 편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뭉치돈을 가지고 가기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 가지고 가게 하는데, 즉 매 사람이 1만 달러가 넘지 않게 소지하게 하고는 목적지에 가서 다시 회수하는 편법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북한 해외 일꾼들도 이러한 규정쯤은 알겠지만, 그래도 현금을 몰래 가지고 가다 들켰다는 보도는 종종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북한 사람들은 몰래 돈을 갖고 들어갈까요?

지난 2017년 6월에도 10만달러의 현금을 몰래 들여가려던 북한인이 단속됐다고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당시 이 북한인은 블라디보스토크-평양 노선을 운항하는 고려항공편을 통해 외화를 본국으로 가져가려 했습니다. 세관 공보실은 "북한인의 수화물 가운데서 잘 포장된 종이 상자를 발견하고 내용물을 물으니 약품이라고 말했으나 열어보니 미화 현금이 발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난해 8월2일에도 비슷한 사례가 발각되었는데요. 러시아 언론 ‘블라드뉴스’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서 세관 신고없이 미화 1만1천460 달러를 수화물에 넣어 밀반출하려던 북한여성이 적발됐습니다.

김승철 남한 개혁방송 대표는 “어떤 북한인은 돈을 몰래 가져가다가 세관에 적발되면 아예 포기하고 그냥 북한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최근에 한 북한 사람은 3만달러를 신고하지 않고 가져가다가 러시아 세관에 적발되자 그냥 찾지 않고 들어갔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 돈을 잃더라도 외부에 보도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게 김대표의 설명입니다.

북한인들이 이처럼 불법으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은 중요하게는 유엔의 대북제재와 관련이 있다고 김대표는 말했습니다.

그러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건설 인력은 얼마나 될까요?

현재 북한은 외화벌이 목적으로 러시아에 약 5만명의 노동자들을 내보낸 것으로 국제사회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에도 북한은 국제제재를 피해 노동인력을 러시아로 계속 파견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파견한 인력들은 중앙당 재정경리부 산하 8국과 내각 수도건설위원회가 파견한 금성대외건설, 옥류대외건설, 릉라건설, 남강건설과 7.27건설 등 평양시 건설위원회 산하 조직들”이라고 밝힌바 있습니다.

특별한 수출원천이 없는 북한은 현재 원산갈마반도 개발과 삼지연군 개발 등 굵직한 국책 프로젝트(중점사업)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외화를 벌기 위해 노동인력을 내보내 돈을 벌게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 중에는 다년간 건설현장에서 단련된 인민무력부 7총국, 8총국 산하의 현역 군인들이 있는가 하면 북한 일류 대학을 졸업한 대학 졸업자들도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발전도상국으로 부동산 개발이 적지 않습니다. 대도시 부동산 업자들이 부지를 받아 아파트를 지어 팔고 있는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값싼 노동력입니다.

북한의 릉라건설과 남강건설과 같은 노동당 내각 산하 무역회사들은 이러한 부동산 회사에 접근해 싸고 우수한 노동력을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건설계약을 맺습니다.

미국 중부 켄터키주에 거주하는 50대의 탈북 남성 한모씨는 러시아에 있는 친구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라면서 러시아 파견 북한 근로자들의 생활 실태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한모씨에 따르면 북한 노동자들이 한달에 국가에 바쳐야 할 외화과제는 1천 달러입니다.

1천 달러는 러시아 돈으로 5만 루불에 달합니다.

현재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미장과 타일 붙이기 등 건설노동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미장일의 경우, 러시아측에서는 북한 측에 평방당200루불(4달러)로 지불하고 있지만, 북한 측은 노동자들에게 평방당 60루불(1.2달러)로 계산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과제를 수행하고 나머지를 북한 노동자기 손에 쥘 수 있습니다만, 이렇게 벌어서는 귀국후 가족에게 내밀 돈이 없습니다.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은 1년치 과제를 6개월 안으로 다 끝내고 나머지 6개월 동안은 자기 돈을 벌기 위해 나섭니다.

1년치 과제를 6개월안에 다 끝내기 위해 북한 근로자들은 노예와 같은 노동을 한다고 한모씨는 말했습니다.

한모 탈북남성: 국가계획분 1년치를 6개월에 다 밀어버립니다. 미장하는 것을 못봐서 그렇지 아파트 한 개층을 한명이 하루에 다 합니다. 혼합물을 압축기로 쏴서 넣어주는데 혼합물안에 빠져가지고 벽에 냅다 바르거둔요. 미장 강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규정이 까다롭습니다. 나무 대서 짬이 없어야 하고, 수평 수직 직각이 맞아야 하는거죠. 6개월동안 죽으라고 그냥 짐승이라고 생각하고 일하는 거죠. 그래야 6개월동안 자기 돈을 벌어야 할 거 아니요?

하지만, 이렇게 외부 작업을 하자고 해도 공짜로 되지 않습니다. 약, 즉 뇌물을 고여야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한모 탈북민: 하려면 또 그만큼 ‘약’을 쓰고 나가는 거죠. 좀 주고 나오는거죠. 이렇게 말하지요. “나 저기 일감을 하나 잡았는데, 좀 나갔다가 들어오겠다”고 말하고 약 좀 쓰고 나오는거지요. 여기저기 떼이고 나면 얼마나 벌어가지고 가겠어요?

여기서 말하는 약이란 일종의 뇌물을 뜻합니다. 북한 노동자들을 책임지고 러시아로 나간 초급당비서나 사장, 보위성 안전대표들은 이렇게 노동자들을 외부작업에 내보내고, 뇌물을 받는데, 그들이 버는 연간 수입은 5만~1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모씨는 말했습니다.

이렇게 번 돈을 간부들이 혼자 다 가지는 것이 아니라, 평양의 고위 간부들에게 고여야 합니다. 간부들이 뇌물을 받아 번 돈은 개인돈이기 때문에 러시아 세관에 회수됐다고 해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 때문에 몰래 가지고 가다가 세관에 걸리면 찾지 않고 그냥 버리는 북한인들도 적지 않다는 겁니다.

2017년 8월 5일 채택된 유엔안전보장리사회 결의 2371호에는 북한으로 하여금 해외에 노동자를 새로 내보지 못하도록 금지시켰고, 2018년 12월 22일 채택된 유엔안전보장리사회 결의 2397호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24개월 이내에 모두 철수시키도록 명문화했습니다. 2019년까지 모든 북한 노동자들이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에 노동자들을 파견할 때 취업비자가 아닌 공무여권을 소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노동자들이 번 돈도 은행을 통해 북한으로 송금할 수 없습니다. 촘촘히 조여드는 유엔의 대북제재 그물망을 피하느라 북한은 지금도 어디론가를 통해 돈을 몰래 들여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러시아에서 북한 사람들이 외화 현금을 몰래 밀반출하려다 단속되는지 배경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상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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