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탈북자들에게 한국정부가 제공하는 영구임대주택. 누구의 명의로 받을 것인지, 어느 곳에 받을 것인지, 처음부터 정해야 하는 일인데요. 하지만 선택도 알고 있는 정보가 있어야 가능하죠. 그래서 주택과 관련한 상담문의가 계속된다고 합니다.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의 주택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지난해 저희가 주택상담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오늘은 주택에 관한 또 다른 궁금증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참 지난해 상담전화를 했던 탈북자 가운데 딸 명의의 집에 함께 살던 아버지가 딸이 시집가면 자신은 어디에서 사냐고 걱정 많았던 분이 있으셨잖아요. 그분은 그 후로 연락이 없으셨나요?
마순희: 지금도 가끔씩 연락하곤 합니다. 지금 따님은 시집가서 잘 살고 있고요. 물론 걱정했던 명의 의전도 다 되어 지금은 부부가 딸이 살던 집을 자신의 명의로 이전하여 걱정 없이 살고 있습니다. 지금 그 분은 도로교통공사의 요금소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고 부인도 마트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가한 시간이면 농담 삼아 딸을 시집도 못 가게 했던 자신의 처사를 놓고 즐거운 추억을 털어 놓기도 한답니다.
이예진: 그럼 올해는 또 어떤 주택관련 상담이 있었을까요?
마순희: 주택 상담 중에 참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있었는데요. 서울의 양천구에 살고 있는 60대 북한이탈주민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아들이 혼자 탈북하여 중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오게 되었고 하나원에서 나오면서 양천구의 푸른마을, 우리 옆 동네거든요. 거기에 임대주택을 받았습니다. 아들은 몇 년 후 북한에 혼자계신 아버지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으로 돈을 모아서 아버지를 한국으로 모셔오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하나원을 수료할 때 아들은 아직 장가를 가기 전이었기에 아버지는 다른 주택을 받지 못 하고 아들이 살고 있는 양천구로 편입되게 되었습니다.
이예진: 한 집으로 들어갔다는 거죠?
마순희: 네.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반갑고 행복했겠습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버지와 아들의 견해의 차이 때문에 서로가 점점 불편한 사이로 변했답니다. 그동안 중국에서도 살았고 한국에 와서도 새로운 문화에 많이 적응한 아들과 북한에서 직접 한국에 온 아버지의 사이에는 서로가 이해하기 어려운 갈등의 폭이 깊어지기만 했습니다.
아버지의 눈에는 아들이 하는 행동이 사사건건 이해할 수 없었고 못마땅하기만 한 것입니다. 그래도 그럭저럭 함께 살고 있다가 아들이 여자 친구를 데려오는 바람에 문제가 더 커진 것입니다. 젊은 부부와 함께 살기가 불편한 아버지는 더는 이대로 얹혀 살 수가 없다고 부천에 있는 친구 집으로 가서 전입신고를 하고 살게 되었습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지금은 아들과 따로 살고 있다는 거네요.
마순희: 네. 그렇죠. 그러다 어느 날 아버지한테서 상담 전화가 왔는데 자기도 집을 따로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사는 집에 들어가 살다보니 불편하고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친구 집에 나와서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분에게 잘 설명해 드렸습니다. 아들이 사는 집에 얹혀사는 것이 아니라 그 집은 아들이랑 아버지가 똑같은 자격으로 살고 있다고 말입니다. 명의가 아들 명의로 되었지만 함께 살도록 되어 있고 5년 후에 지급되는 주거지원금 잔액도 2인분으로 나온다고 알려 드렸습니다.
이예진: 가족이 함께, 혹은 따로 오는 경우가 있는데, 남한정부에서 한 사람마다 모두 주택을 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가족단위로 주택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종종 생기겠네요.
마순희: 가족이 따로 오는 경우에 먼저 나온 가족이 가족을 이루고 살거나 아니면 후에 오는 가족이 자녀 혹은 부모 등 다른 가족과 함께 오면 당연히 따로 주택을 받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먼저 나온 가족과 편입되어 주택을 따로 받지 못 한답니다.
이예진: 그분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요?
마순희: 네. 그 분의 사정을 들어보면 본인이 아들과 함께 살던 주택은 하나원 나오면서 공급받은 임대주택이기에 가격도 저렴하고 관리비도 싸기 때문에 아버지가 그냥 사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았습니다. 더욱이 현재 아들은 회사에 다니면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아버지는 일할 형편도 안 되기에 아들이 국민임대주택을 신청하여 새로 주택을 받고 아버지에게 명의를 이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인 것입니다. 그전 시간에도 말씀드렸지만 명의이전을 할 수 있는 것은 명의자의 사망이나 결혼 사유 발생 시 함께 살던 직계가족에게 넘겨 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예진: 아들이 결혼을 했으니까 집 명의를 넘길 수 있겠네요.
마순희: 그렇죠. 그런데 사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들과의 소통이었습니다. 그 분은 아들과는 전화도 안 하고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낮 시간에는 상담전화가 많아서 조금은 한가한 저녁시간을 이용하여 그 분과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요. 나부터라도 가족이라는 게 정말 소중하긴 하지만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정말 아무 말이나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가족이기 때문에 더 큰 상처가 되더라고 제 경우를 놓고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정착하는데도 세대차이가 있다 보니 저 역시 딸들과 처음에는 마찰이 적지 않았거든요.
부모와 자식들 간에 서로 싸울 수도 있고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서로 이해하고 함께 해야지 여기까지 와서 서로 연락도 안 하고 살면 부모나 자식이나 얼마나 마음에 상처가 될지를 생각하시라고 잘 말씀드렸습니다.
이예진: 상담하신 분은 주택이 문제가 아니라 가족 간의 관계가 더 큰 문제였네요. 가족관계가 나빠지면 주택이 큰 문제가 되기도 하고요. 처음부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택신청을 잘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우선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에게 제공하는 주택, 주로 영구임대아파트를 많이 받게 되죠?
마순희: 무상은 아니지만 영구임대아파트는 임대 보증금이 많이 싼 주택을 말하고 있죠. 아시는 것처럼 같은 평수의 주택이라도 지역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엄청 나더라고요. 또 동일지역이라도 가령 18평짜리, 북한에서는 두 칸짜리겠죠. 국민임대주택 보증금이 2-3000만원 , 2~3만 달러 정도 한다면 영구임대주택은 거의 10분의 1, 2~300만 원 정도라고 볼 수 있겠죠.
이예진: 저렴하네요. 한국 정부는 주택이 없는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우선적으로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있잖아요. 탈북자들도 그 안에 포함이 되고요. 그런데 국가에서 제공하는 영구임대주택이 한정적이다 보니까 인기 있는 지역은 경쟁률도 치열하다면서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영구임대주택의 신청방법은 거주지의 동사무소에 접수하여 예비 입주자로 선정 받은 후 공가 즉 빈 집이 발생하면 대기 순서로 입주하게 됩니다. 임대보증금은 수급자 가족일 경우 약 200만원, 1700달러 정도죠. 또 수급자가 아닌 경우 600만 원정도, 5200달러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구임대아파트는 더 이상 짓지 않고 활용하고 있기에 대기자가 많다 보니 영구임대주택을 새로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금년 2월에 서울시에서는 SH공사와 LH공사에서 2000여 가구의 추가 입주민 모집을 했습니다. 그 자료를 보면 기존대기자가 얼마나 있고 실지 어디에 영구임대주택이 몇 세대가 있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특히 서울시에서도 서초구나 노원구 중계동 지역에서는 대기자가 60-70명 이상 되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예진: 좋은 곳에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겠죠. 다음 이 시간에도 주택과 관련한 상담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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